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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캄 평생회원 살짝 손 본다···'마일리지' 한발 뺀 대한항공

중앙일보 2020.01.03 05:00 경제 2면 지면보기

공정위 재검토 요청에 "보완하겠다" 

 
대한항공 밀리언마일러 멤버십카드. 하단에 평생회원 자격을 유지한다는 문구가 있다. [중앙포토]

대한항공 밀리언마일러 멤버십카드. 하단에 평생회원 자격을 유지한다는 문구가 있다. [중앙포토]

 

장기 고객들 강력 반발에 물러서
“11월부터 시범 운영하며 보완”
우수회원·적립률 수정 가능성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에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자 대한항공이 한 발 물러섰다. 일단 제도를 시행한 뒤 마일리지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변경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3일 대한항공 마일리지 프로그램(스카이패스)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항공기에 탑승할 때 적립하는 마일리지나, 마일리지를 사용해서 항공권을 구입할 때 기준을 변경하는 내용이다. 2019년12월26일 B2면[뉴스분석] 대한항공 새 마일리지 제도 뜯어보니
 
이를 두고 대한항공 장기 고객은 마일리지 가치가 낮아졌다며 불만이다. 400여명의 소비자는 공동소송에 동참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달 26일 대한항공에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일단 올 11월부터 새로운 스카이패스 제도를 시범 운영하면서 소비자 불만을 적극 수렴하겠다”며 “제도를 대폭 수정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이 기간 명확한 문제점을 확인하면 소비자를 위한 방향으로 제도를 일부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모닝캄프리미엄 등 우수 회원제 손질 검토 

 
대한항공 모닝캄 프리미엄 멤버십카드. 역시 평생회원 자격을 준다.[중앙포토]

대한항공 모닝캄 프리미엄 멤버십카드. 역시 평생회원 자격을 준다.[중앙포토]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단 대한항공은 우수회원 제도 변경안을 일부 손볼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대한항공이나 대한항공이 가입한 항공동맹(스카이팀·SKYTEAM) 소속 20개 항공사의 항공기를 꾸준히 이용하다보면 우수회원 자격을 얻는다. 50만 마일(모닝캄프리미엄)·100만 마일(밀리언마일러)을 이용하면 평생 우수회원이다.
 
하지만 변경된 제도는 매년 탑승횟수·탑승거리 등 기준을 충족하는 소비자에게만 1년간 우수회원 자격을 준다. 실버(1만 마일)·골드(4만 마일)·플래티넘(7만 마일)·다이아몬드(10만 마일) 등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다수의 대한항공의 장기 충성 고객이 일제히 이탈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기존 일부 우수회원 등급(모닝캄프리미엄·밀리언마일러)의 경우 제도 변경 이후에도 한번 기존 50만 마일과 100만 마일을 이용하면 평생 회원 등급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하면 장거리 노선을 자주 이용하는 VIP 고객은 잡을 수 있다.
 

마일리지 적립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듯 

 
대한항공 기내에서 객실승무원들이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 기내에서 객실승무원들이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대한항공]

 
다만 마일리지 적립률·사용률이 개편안의 틀에서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 ‘지역·대륙’을 기준으로 마일리지를 공제하던 대한항공은 향후 운항구간의 ‘거리’를 기준으로 공제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일반석을 기준으로 마일리지를 지금보다 더 차감하는 노선의 비율(39.2%)이 마일리치를 덜 차감하는 노선(51.2%)보다 적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소비자는 이득”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저비용항공사(LCC)로 이용할 수 있는 단거리 구간에서만 마일리지 차감율이 낮아졌을 뿐, 미주·유럽 장거리 구간은 대부분 마일리지를 더 소진해야 한다고 맞선다. 실제로 북미·유럽 주요 노선의 마일리지 가치를 중앙일보가 계산해봤더니 12.5~40.7% 감소했다(표 참조). 마일리지 가치는 항공사에서 유상으로 판매하는 티켓을 마일리지로 발권할 경우 1마일리지의 원화 가치를 뜻한다. 
 
제도 개편 전·후 주요 구간 대한항공 1마일리지의 값어치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제도 개편 전·후 주요 구간 대한항공 1마일리지의 값어치 변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대한항공 마일리지 제도 개편 이후 소비자들이 온라인에 올린 반응. [네이버 캡쳐]

대한항공 마일리지 제도 개편 이후 소비자들이 온라인에 올린 반응. [네이버 캡쳐]

 
마일리지 적립률도 마찬가지다. 제도 개편 이후 일등석·비즈니스석 이용객은 기존보다 더 많은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지만, 이코노미석 이용객은 적립률이 대체로 낮아졌다. K·L·U등급(100%→75%)과 G등급(80%→50%), 그리고 Q·N·T등급(70%→25%) 승객의 적립률이 낮아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일반석 마일리지 적립률이 햐향조정되더라도, 여전히 영국항공·에미레이트항공·싱가포르항공·일본항공보다 마일리지를 더 많이 쌓아준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 대한항공]

 
한편 마일리지를 적립한지 10년이 지나면 소멸하는 약관은 소송 결과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 약관 4조는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0년으로 규정한다. 이 조항을 두고 대한항공은 시민단체와 소송을 진행 중이며, 공정거래위원회도 해당 약관의 위법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마일리지 소멸정지 가처분 신청 당시 대한항공은 “마일리지는 고객에게 항공사가 제공하는 일종의 ‘서비스’”라며 “서비스 지급·소멸도 항공사가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마일리지가 “현금처럼 경제 활동을 통해 적립한 재산”이라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3년 8개월간 신한·KB국민·씨티은행에 마일리지를 판매하고 15억1601만원을 받았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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