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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력 수사 막으려는 검찰 인사 시도, 당장 중단하라

중앙일보 2020.01.03 00:24 종합 30면 지면보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어제 취임하면서 그의 첫 번째 임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곧장 검찰 인사를 단행해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과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조국 일가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법무부는 지난해 7월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했기 때문에 6개월 만에 대대적인 인사를 한다면 이례적인 일이 된다.
 

6개월 만에 검찰 간부 인사는 이례적
수사에 대한 보복은 공정의 가치 훼손
‘민주적 통제’ 착각해 권한 남용 안 돼

청와대와 정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대검찰청 핵심 간부와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지검의 수사 지휘 라인을 인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의심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장관 인사청문회 사흘 만인 어제 오전 7시에 임명을 재가하고 취임을 서두른 것도 인사를 앞당기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신년 인사회에서 “새해에는 더욱 확실한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면서 ‘권력기관 개혁’을 언급한 것도 이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불렀다.
 
검찰 인사에 대한 공식 언급은 없지만, 암암리에 준비 작업이 진행되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경찰에 검사장과 차장검사 승진 대상자(사법연수원 28~30기) 150여 명에 대한 세평 수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은 “세평 수집은 인사 전 일상적인 업무”라는 입장이지만, 검찰에서는 “검사를 사찰하는 것이냐”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 업무에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발이 거세다. 최 비서관은 검찰이 조국 전 법무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작성한 인물로 파악하고 수사 선상에 올린 인물이다. 그는 검찰 출두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청와대와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에 ‘보복성 인사권’을 행사해 통제하려 한다는 의심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추 장관의 인사청문회 발언에 대해서도 인사권 남용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는 “검찰총장과 인사를 협의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협의하는 게 아니라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대통령에게) 제청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조항의 입법 취지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검사 인사에 최대한 반영하라는 것인데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의견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는 게 검찰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검찰에 대한 보복성 인사를 ‘민주적 통제’와 착각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만들어진 ‘검찰 인사 규정’이 지방검찰청 차장검사와 부장검사의 필수 보직 기간(1년)을 정했다는 점에서도 자충수가 될 위험성이 있다. 조국 전 민정수석과 박상기 전 법무장관 때 만들어진 이 규정은 검찰 인사의 기본 원칙과 절차를 정해 공정성과 합리성을 기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공정한 시스템을 강조하다가 정작 검찰의 칼끝이 자신을 향하자 시스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불공정이다.  
 
당장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안태근 전 검찰국장은 여검사를 통영지청으로 쫓아보내 직권남용으로 2년 실형을 받았다”며 “울산 부정선거 사건 수사팀을 교체하는 보복 인사를 단행한다면 법치를 수호하기 위한 법무장관이 아니라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청와대 하수인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추구하는 공정의 가치를 위해서라도 인사권을 앞세운 제왕적이고 독재적인 검찰 통제 시도는 마땅히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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