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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충돌’ 황교안 등 한국당 24명 기소

중앙일보 2020.01.03 00:04 종합 1면 지면보기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조광환 부장검사)가 2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한국당 대표·의원 14명을 국회법 위반(회의 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종걸·표창원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4명에 대해선 국회법 위반이 아닌 한국당 당직자를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앞으로 정식 재판을 받아야 한다.
 

민주당도 이종걸·표창원 등 5명
석달 남은 총선에 영향 불가피

24명 기소된 한국당 총선 족쇄
민주당 5명에 적용된 폭행 혐의는
‘금고 이상 형’ 때만 의원직 상실

검찰은 지난해 4월 25~26일 국회에서의 물리적 충돌 당시 스크럼에 가담하는 정도에 그친 한국당 의원 10명, 민주당 의원 1명은 범죄 사실이 경미하다고 보고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는 통상 벌금 500만원 이하다.  
 
약식기소까지 포함하면 재판(정식재판+약식재판)을 받게 된 의원급 이상은 한국당 24명(원외 황 대표 포함), 민주당 5명이다.  
 
검찰은 양당 보좌진·당직자 8명(한국당 3명, 민주당 5명)도 불구속 또는 약식기소, 패스트트랙 충돌사건으로 총 37명이 재판(정식·약식 포함)을 받는다.
 
정식 재판을 받게 된 한국당 의원은 황 대표, 나 전 원내대표 외에 강효상·김명연·김정재·민경욱·송언석·윤한홍·이만희·이은재·정갑윤·정양석·정용기·정태옥 의원 등이다.
 
한국당에 적용된 회의방해 혐의 … 벌금 500만원 땐 피선거권 박탈
 
패스트트랙 충돌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국의 큰 변수로 꼽혔다. 지난해 4월 25~26일 국회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 이후 입건된 의원 수는 무려 110명. 각 당이 서로 고소·고발해 한국당 60명, 민주당 39명, 바른미래당 7명, 정의당 3명, 무소속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입건됐다.
 
‘패스트트랙 충돌’여야 의원 등 37명 기소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패스트트랙 충돌’여야 의원 등 37명 기소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하지만 8개월여(253일)에 걸친 검경의 수사 끝에 숫자는 대폭 줄어들었다. 약식기소를 제외하면 의원 17명(한국당 13명, 민주당 4명)과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정식재판을 받는다. 검찰이 비교적 혐의가 가벼운 의원(약식기소)과 무거운 의원을 선별한 결과다.
 
법조계에선 한국당이 지게 된 정치적 부담이 훨씬 크다고 봤다. 폭행 혐의 등은 의원직 상실 기준이 ‘금고 이상의 형’이기 때문에 의원직 상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반면 황 대표나 한국당 의원 대부분은 국회 회의 방해 혐의(국회법 위반)다. 나 전 원내대표의 경우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감금한 혐의(공동감금 및 공동퇴거불응)까지 추가됐다. 만약 국회법상 회의 방해죄 등으로 벌금 500만원 이상 유죄가 확정되면 의원직을 박탈당하고 5년 이상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총선 출마가 불가능하는 의미다. 4월 총선에서 당선되더라도 이후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황 대표의 경우는 대선 출마까지 불가능해진다.  다만 법원의 재판 일정으로 볼 때 확정판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물론 해당 혐의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된 사례는 아직 없다. 하지만 한 고법 부장판사는 “양형은 판사 재량인데 최근 판사 개인 차가 더욱 커지는 추세라 쉽게 판결을 짐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야는 수사 결과를 일제히 비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시간만 끌다가 공수처법이 통과되고 새로운 개혁 장관이 임명되자 ‘뒷북 기소’를 했다”거나 “(민주당 의원 기소는) 기계적 균형을 맞추려는 작위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야당에는 철퇴를, 여당에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국민의 눈이 정녕 두렵지 않은가”라고 논평했다. 같은 당 성일종 원내대변인은 “야당 탄압, ‘여당 무죄·야당 유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황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추진은 그 자체가 불법이었다”며 “불법에 대한 저항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정의는 밝혀질 것”이라고도 했다.
 
한 선거 전문 변호사는 “애초부터 여야가 정치적 합의로 해결했어야 할 문제를 서로 고소·고발을 남발하면서 공을 떠넘긴 게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준영·김수민·하준호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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