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 대통령 “검찰 최종 감독자는 추미애”

중앙일보 2020.01.03 00:04 종합 1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 합동인사회에 참석해 ’권력기관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임명장을 받은 추미애 법무부장관(맨 앞)과 윤석열 검찰총장(뒤쪽 오른쪽) 등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 합동인사회에 참석해 ’권력기관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임명장을 받은 추미애 법무부장관(맨 앞)과 윤석열 검찰총장(뒤쪽 오른쪽) 등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 첫 업무일이었던 2일, 문재인 대통령의 하루는 시작과 끝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요 ‘검찰 개혁’이었다.
 

추 법무 임명…검찰 개혁 압박
신년 인사회 추미애·윤석열 앞
“권력기관 개혁 멈추지 않겠다”
한국당 “개혁 아닌 검찰 무력화”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추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裁可)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임기는 0시부터였다.
 
문 대통령은 곧이어 국립현충원에 참배했다. 방명록엔 ‘새로운 100년의 첫 출발 ‘확실한 변화’로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썼다. 문 대통령이 염두에 둔 ‘확실한 변화’의 방향은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 합동인사회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새해에는 더욱 ‘확실한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면서 “권력기관 개혁과 공정사회 개혁이 그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력기관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법적·제도적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며 “권력기관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으로서 헌법에 따라 권한을 다하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현직 대통령이 헌법에 따른 ‘의무’가 아니라 ‘권한’을 언급한 것은 드문 일로, 문 대통령이 직접 권력기관 개편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연말 여권에 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강행 처리에 이어 이날 오전 추 장관의 임명 재가 등으로 이어지는 ‘검찰 개혁’ 속도전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현장엔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은 물론 추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오후엔 추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검찰 사무의 최종 감독자”라고 했다. 이어 “검찰 개혁 작업을 잘 이끌어 주길 바란다”며 “역시 검찰 개혁의 시작은 수사 관행이나 수사 방식, 조직문화까지 혁신적으로 바꿔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법무 개혁,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며 “국민의 열망에 따라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법적·제도적 작업이 아주 큰 진통을 겪으면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검찰 비판 “수술칼로 여러 번 찔러 도려낸다고 명의 아니다”
 
그러곤 “입법이 끝난 후에 바뀐 제도를 잘 안착시키고 제대로 운영되게 하려면 입법 과정에서 들였던 노력 못지않게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추 장관은 “수술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명의(名醫)가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확한 병의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는 게 명의”라면서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고 인권은 뒷전으로 한 채 마구 찔러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해서 신뢰를 얻는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인권을 중시하면서도 정확하게 범죄를 진단해 내고 응징할 수 있는 게 검찰 본연의 역할”이라며 “다시 없을 개혁의 기회가 무망하게 흘러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검찰의 조국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임명 분위기에 대해 “다른 때와 다르게 박수가 많이 나온 자리였다”고 전했다. ‘검찰 개혁’이 대통령의 새해 첫 어젠다가 되고 ‘강성’ 법무장관이 들어서면서 조만간 검찰에 한바탕 소용돌이가 불어닥칠 가능성이 커졌다. 첫 수순은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직에 대한 인사권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이 포함될지도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권한을 다하겠다는 의미에 윤 총장에 대한 인사권 행사도 포함되느냐’는 기자들의 두 차례 질문에 “그렇게 국한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일종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1분 1초라도 빨리 법무부 장관을 임명해 검찰을 무력화하고 이 사건들을 덮고 싶었을 것”이라며 “청와대는 좀 더 솔직해지기 바란다. ‘검찰 개혁’을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검찰 무력화를 통한 선거 개입’을 서두르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권호·윤성민 기자 gnom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