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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새해 소원은 도쿄올림픽 메달"

중앙일보 2020.01.03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 중원 사령관’ 백승호는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 출전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본선의 좋은 성적으로 풀겠다는 각오다. 물론 소속팀 다름슈타트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겠다고 기약했다. 피주영 기자

‘ 중원 사령관’ 백승호는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 출전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본선의 좋은 성적으로 풀겠다는 각오다. 물론 소속팀 다름슈타트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겠다고 기약했다. 피주영 기자

“지난해 자신감을 가득 채웠으니, 새해에는 쉬지 않고 그라운드를 달려야죠.”
 

독일서 만난 ‘기성용의 후계자’
스페인서 10년, 독일서 축구 2막
소속팀 “핵심전력 못 준다” 막아
축구도 2020년도 아름답길 기대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중원 사령관 백승호(23·다름슈타트)가 경자년 새해의 문을 힘차게 열어젖힌다. 올해는 올림픽(2020 도쿄올림픽)의 해다. 새해를 며칠 앞둔 지난해 말,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만난 그는 “새해 소원은 도쿄올림픽 출전이다. 뛰게 된다면 메달까지 도전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백승호는 지난해 6월 꿈에 그리던 A팀(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팬들은 안정적인 볼 컨트롤로 공수를 조율하는 그를 두고 “기성용(뉴캐슬)의 후계자가 나타났다”며 흥분했다. 올림픽팀 데뷔는 지난해 11월 두바이컵에서다. 단번에 김학범 올림픽팀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올림픽은 백승호가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꿈꿨던 무대다. 월드컵과 달리, 23세 이하(U-23)로 나이 제한이 있다. 출전 기회가 20대 초반에 거의 한 번뿐이다. 그는 “어린 때부터 친구인 (정)태욱(대구FC)이, (이)상민(울산 현대)이와 ‘올림픽에서 호흡을 맞추자’고 약속했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영광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아쉽지만 도쿄올림픽으로 가는 최종 관문은 친구에게 맡기게 됐다.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 6일부터 태국에서 열린다. 백승호는 출전하지 못한다. 소속구단에서 팀의 핵심전력인 그의 이번 대회 출전을 제한했다. 김학범 감독이 독일로 건너가 구단과 협상했지만, 상황을 바꾸지는 못했다. 백승호는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응원하겠다. 친구들이 내 몫까지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본선은 문제 없다.
 
백승호. 피주영 기자

백승호. 피주영 기자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올해는 백승호에게 의미 있는 해다. 유럽에서 생활한 지 꼭 10년째다. 그는 13세이던 2010년 7월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했다. 지난해 8월 스페인을 떠나 독일에서 선수 인생 2막을 열었다. 빠르게 적응하며 팀의 간판 미드필더로 입지를 확보했다. 이적 후 리그 13경기와 축구협회(FA)컵 1경기 등 이번 시즌 팀이 치른 1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경기마다 그를 보려고 한인은 물론 독일인 관중이 몰린다.
 
백승호는 “독일 축구는 공수 전환이 빠르고 많이 뛴다는 점이 스페인과 큰 차이다. 처음에는 많이 걱정했다. 감독님과 동료들이 먼저 다가와서 도와준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적응했다. 지난 10년간 꿋꿋하게 버텨낸 것에 대한 보상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다름슈타트 관계자는 “백승호는 경기 후 자신을 기다린 팬 모두에게 사인해주고 사진 촬영에도 응한다. 다른 선수보다 1시간 늦게 귀가하기 일쑤”라고 전했다.
 
팬과 소속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백승호는 축구 하나만 보고 달린다. 그는 “운동 외의 시간은 집에서 휴식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롤 모델인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 영상을 보며 연구한다. 궁금한 게 있을 때는 독일에서 10년 가까이 뛴 (구)자철(알 가라파)이 형이나 (이)청용(보훔)이 형한테 물어본다”고 말했다. 그 밖에 유재석·조세호가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보며 잠시 웃거나, 국내 인디밴드 ‘나이트오프’ 노래를 들으며 머리를 식힌다고 귀띔했다.
 
인터뷰 말미에 “새해가 어떤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지 독일어로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백승호는 “다름슈타트 입단 초기 훈련 때 날카로운 패스를 넣었더니 동료들이 박수와 함께 ‘쉔(Schön)’이라고 소리쳤다. ‘아름답다’ 혹은 ‘예쁘다’는 뜻의 독일어로 알고 있어서 ‘왜 남자한테 예쁘다고 하나’ 의아했다. 알고 보니 ‘멋지다’ ‘훌륭하다’는 뜻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올림픽 무대에서든, 분데스리가에서든, 그라운드 위라면 항상 ‘쉔’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아름다운(쉔) 2020년을 기대한다”며 웃었다.
 
다름슈타트(독일)=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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