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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면전서 대놓고 "검찰개혁" 외친 대통령과 법무장관

중앙일보 2020.01.02 18:27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신임 법무장관이 나란히 ‘검찰 개혁’ 의지를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참석한 정부 신년회에서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 인사를 코앞에 두고 인사권자 두 명이 노골적으로 검찰을 거론한 건 현 정권에 대한 수사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윤석열 앞에 두고 "검찰이 환부를 못 도려내…"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일 오전 문 대통령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합동인사회에서 “권력기관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법적ㆍ제도적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며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으로서 헌법에 따라 권한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력기관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의 헌법에 따른 권한’이 무엇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대통령이 검찰ㆍ경찰 등 권력기관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헌법상 권한에 인사권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나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이들에 대해 인사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내에서는 다음주 초 고위 간부 인사가 날 거라는 얘기가 파다한 상황이다.
 
 이날 추미애 장관은 좀 더 직접적으로 검찰을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추 장관은 검찰의 수사를 의사의 수술에 비유했다. 그는 “수술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명의가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확한 병의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는 것이 명의”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여권에서 제기해온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나 별건 수사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현재 진행되는 정권 관련 수사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인사권자이자 사건 관계자가 이 시기에…" 술렁

두 사람의 ‘공개 압박’을 두고 검찰 내부는 술렁였다. 서울의 한 검사는 “검찰 개혁은 물론 검찰 수사도 당연히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건 맞다”면서도 “문제는 그 수사 대상이 본인을 비롯한 정권 주요 인사들을 향해있다는 점, 그리고 검찰 인사 직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ㆍ외교ㆍ안보 분야까지도 망라한 것이며 검찰 인사권에 국한한 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같은 날 오후 윤석열 총장이 내부 신년사에서 “검찰 구성원들의 소신을 지켜드리겠다”고 말한 것과 맞물려 묘한 긴장감이 일었다. 한 검찰 간부는 “윤 총장 스타일이 원래 ‘책임은 내가 질 테니 너는 법대로 (수사를) 하라’는 식이다”며 “인사 교체든 수사권 조정이든 신경쓰지 말고 우직히 가라는 메시지를 준 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추미애, 수사 지휘권 행사할지도 주목

추 장관이 취임 이후 검찰 수사에 대해 지휘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부장검사는 “과거 천정배 전 장관 사례처럼 추 장관도 수사 상황을 보고받으려 한다거나, ‘신속히 수사하라’는 식으로 수사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며 “다만 요즘 시대에선 직권남용 논란이 바로 제기될 수 있어서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라고 생각하는 검사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추 장관 본인도 울산 선거 개입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2005년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6ㆍ25전쟁은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한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검찰이 구속하려 하자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에 항의해 김종빈 검찰총장이 사표를 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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