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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나경원·이종걸 등 여야 37명 '패트 충돌' 재판정으로 …사보임은 합법 결론

중앙일보 2020.01.02 18:02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고소ㆍ고발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2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 여야 관계자 37명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4월 25일 첫 고소장이 접수된 지 253일 만이고, 당시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지난달 30일)한 지 나흘만이다.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나병훈 공보담당관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나병훈 공보담당관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조광환)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황 대표와 한국당 의원 23명 등 24명, 민주당 의원 5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ㆍ국회법 위반ㆍ국회 회의장 소동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또는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보좌관ㆍ당직자 중에선 한국당 3명, 민주당 5명 등 총 8명이 같은 혐의로 기소 또는 약식기소됐다.  
 
대표ㆍ의원 등 주요관계자만 추려봤을 때 한국당에선 황 대표와 당시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의원 등 14명이 정식 기소되고, 곽상도ㆍ김선동ㆍ김성태 의원 등 10명은 약식 기소됐다. 여기에 기소가 유예된 의원 37명까지 감안하면, 검찰은 사실상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한국당 의원들 대부분에게 일정 부분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기소유예란 피의 사실이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와 수단 등을 참작해 재판에 회부하지 않는 처분이다.
지난해 4월 30일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위)가 열린 정무위원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4월 30일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위)가 열린 정무위원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민주당 의원 중에선 공동폭행 등 혐의로 이종걸ㆍ박범계ㆍ표창원ㆍ김병욱 의원 등 4명이 불구속기소됐고 박주민 의원이 약식기소됐다. 기소가 유예된 의원은 28명이다.  
 
지난해 4월 25일 패스트트랙 법안을 접수하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접수를 막으려는 자유한국당 의원, 당직자들이 25일 오후 국회 의안과 앞에서 몸싸움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4월 25일 패스트트랙 법안을 접수하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접수를 막으려는 자유한국당 의원, 당직자들이 25일 오후 국회 의안과 앞에서 몸싸움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보임 신청서 접수 방해로 고발당한 바른미래당 의원 6명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이,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공동폭행 혐의로 수사받은 정의당 의원 3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한국당 23명 ‘국회법 위반’ 혐의…피선거권 박탈 가능성

단순 기소 숫자로도 한국당이 더 많지만, 한국당으로선 대부분 ‘국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는 점이 더 큰 고민일 수밖에 없다. 황교안 대표를 포함해 기소된 24명 중 김성태 의원(비례대표) 1명을 제외한 23명에 검찰은 이 혐의를 적용했다.
 
2012년 도입된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국회법 위반으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 상실과 함께 5년 이상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아도 10년간 선거에 나설 수 없다. 또 오는 4월 21대 총선에서 당선되더라도 이후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사실상 정치 인생이 끝날 수도 있는 셈이다. 아직 이 법이 적용된 사례가 없다. 다만 약식기소된 10명 의원은 정식 기소된 의원들에 비해선 피선거권 박탈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약식기소는 통상 벌금 500만원 이하의 형이 선고되기 때문이다.  
 
반면 재판에 넘겨진 민주당 의원 5명은 모두 국회법 위반이 아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일반 형사사건의 경우 의원직 상실의 기준이 ‘금고 이상의 형’이기 때문에, 의원직 상실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다만 이들에 대한 재판은 확정판결까지 나오려면 통상 법원의 재판 일정으로 볼 때 해를 넘겨 진행될 전망이다.  
 

檢 “사보임 무혐의” 결론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마지막까지 여야가 대치하던 사보임 불법 여부에 대해서 검찰은 불법이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 그간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의 원인은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을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불법 사보임한 것이라며 “불법을 막기 위해 충돌이 불가피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이날 검찰은 “지난 2003년 국회법 개정 과정과 선례 등을 철저히 분석한 결과, 동일 회기 내에 사보임을 금지하는 게 개정 입법 취지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런 이유로 국회법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사보임에 관여했다고 지목된 문희상 국회의장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김관영 당시 원내대표에게도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함에 따라 사보임 신청서 접수 방해 혐의를 받은 바른미래당 의원 6명, 사보임 관련 직권남용 혐의를 받은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국당 입장에선 국회법 해설서 등을 근거로 사보임이 불법이라고 오해할 소지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정당한 방법이 있음에도 국회진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해서 충돌 야기하는 건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사보임 불법 여부와 관련해 이미 지난해 한국당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다. 아직 헌재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 남부지검 관계자는 “헌재 결정과는 별개의 문제다. 검찰도 사법기관으로서 별도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수사 마무리는 올해 총선이 얼마 안 남은 상태라 (선거개입 논란 등을 피하기 위해) 더는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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