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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기회포착 능력 최고···황교안 흔들리자 냄새 맡았다"

중앙일보 2020.01.02 17:20
‘황교안호’가 흔들리고 있다. 3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승리의 청사진은 제시하지 못한 채 정치적 악재가 쏟아져 한국당 내부에서 지도부 용퇴론이 제기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2일 불을 댕긴 건 3선의 여상규 의원이었다. 그는 이날 불출마 선언을 하며 “선진화법 논란에 책임진다는 지도부가 1명도 없다. 당 지도부에 심한 불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진영 통합은 추진이나 하고 있는지… 지도부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의 용퇴를 촉구했다. 여 의원은 “자유진영이 이렇게 코너에 몰리는데 자리가 무슨 의미가 있나”며 “당 대표를 포함해 전 의원이 자리에 연연해선 안 된다. 비대위 체제로 가기 위해 당 지도부가 모든 걸 내려놔야 한다”고 했다. 여 의원은 또 “속으로 대부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며 “50% 물갈이 이런 위협적 발언하는 지도부에 그런 얘기를 할 의원이 몇이나 되겠나”고 반문했다.
 
당 바깥도 복잡하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저지 투쟁은 상처만 남겼다. 법안 저지에는 실패한 채, 2일 검찰이 한국당 현역의원 23명을 무더기 기소했다. 국회 회의 방해죄로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5년간,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으면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또 국회법 136조는 "의원이 법률에 규정된 피선거권이 없게 되었을 때는 퇴직한다"라고 돼 있다. 4·15 총선에서 당선돼도 재판 결과에 따라 의원직을 잃을 수 있다는 얘기다. 

 
2018년 7월 여의도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치고 차량에 올라 인사하는 안 전 대표 [연합뉴스]

2018년 7월 여의도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치고 차량에 올라 인사하는 안 전 대표 [연합뉴스]

 
같은 날 이뤄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 복귀 역시 “지지부진한 보수통합을 한층 어렵게 할 것”이란 해석이 적지 않다. 안 전 대표가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 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운다”고 거대 양당을 비판하며 독자세력화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한국당의 한 초선의원은 “'반문연대'라는 기치 아래 하나로 뭉쳐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안철수 쪽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면 내년 총선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일각에선 “안철수의 생존 공간을 황 대표가 열어준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안 전 대표의 기회 포착 능력은 최고다. 황 대표가 리더십 평가를 못 받고, 통합도 안 되니 냄새를 맡은 것”(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라는 주장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황 대표가 2일 “규탄 집회를 해온 종교인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종교탄압으로 비칠 수 있다”며 전광훈 목사를 두둔하는 듯한 페이스북 메시지를 올린 걸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가뜩이나 아스팔트 우파에만 기댄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라고 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 보니 우리당은 안락사(安樂死) 당할것 같다”고 페이스북 메시지를 썼다.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다만 한국당 내부에는 황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한선교 의원은 이날 “황교안 대표 체제에 대한 여러 가지 비난과 비판이 많지만, 황 대표 체제에 힘을 더해주기 위해서도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죽음을 각오한 단식과 투쟁으로 정치판에서 유일하게 진정성을 보여준 정치인”이라는 이유다.  
  
황 대표는 이날 자신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뭐가 나라 살리는 길이냐는 관점에서 큰 틀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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