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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육수? 미니스톱 '어묵 빌런' 뒤늦은 사과···본사 "대응검토"

중앙일보 2020.01.02 17:10
미니스톱 아르바이트생이었던 A씨가 쓴 사과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미니스톱 아르바이트생이었던 A씨가 쓴 사과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편의점 어묵에 대해 알아보자' 작성자가 본사와 온라인을 통해 사과했지만 법적 처벌을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가맹주들이 피해를 보게 된 상황에서 편의점 본사도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1일 오전 6시 미니스톱 아르바이트생 A씨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편의점에서 어묵 만드는 방법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그는 사타구니에 넣었다 뺀 손을 육수에 담그고 소변처럼 보이는 액체를 ‘비밀육수’라고 소개한 사진을 게시했다. 그리고 “나는 우리 매장 어묵 안 먹는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A씨가 쓴 글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퍼졌다. 마음의 부담이 커진 걸까. A씨는 이날 오후 미니스톱 본사에 사과 전화를 걸었다. 
A씨는 본사 관계자에게 "내가 쓴 글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작성했고, 어묵은 본사 매뉴얼대로 제조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2일 미니스톱은 "사실 여부를 살피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는데, A씨가 어묵을 매뉴얼대로 제조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편의점 주인은 A씨를 해고했다.

 
A씨가 1월 1일 오전 6시 7분에 작성한 글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가 1월 1일 오전 6시 7분에 작성한 글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어묵 빌런' 비난 vs "도 넘은 마녀사냥"

A씨는 1일 낮 12시30분쯤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묵 관련 글 작성자입니다'라는 해명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관심을 받고 싶어 쓴 글이 이렇게 퍼질 줄 몰랐고, 어묵을 판매하는 편의점에는 죄송하다"고 적었다. 그는 "오뎅(어묵)을 조리하는 물은 온도가 높아 손을 넣을 수 없고, 간장이 조금 남은 컵에 물을 부은 것이지 소변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실제 장갑을 끼고 어묵을 조리하는 사진과 자신이 직접 먹은 인증사진도 첨부했다. 또 "본사에서 소송을 건다고 하셨고, 믿음을 주셨던 사장님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A씨를 '어묵 빌런(villain)'이라 부르며 비난했다. 빌런은 ‘악당’을 뜻하는 말이지만 최근에는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특이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도 쓰인다. 해당 게시판에는 "어묵을 더 이상 먹지 않겠다" "편의점에서 음식을 먹지 않겠다"는 글도 올랐다.  

 
A씨의 핸드폰 번호를 알아내 개인적으로 연락을 한 네티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통화한 미니스톱 관계자는 "A씨가 협박 전화도 받는 것으로 안다"며 "본인 신상 문제로 불안해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A씨를 향한 비난이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냐"며 "이런 게 인터넷 마녀사냥"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A씨가 올린 해명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가 올린 해명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일본 '알바테러' 연상케 해".. 법적 책임질까

이와 관련, 일본에는 ‘바이토(아르바이트) 테러’라는 말이 있다. 편의점·식당 알바생들이 음식이나 조리도구로 장난치는 모습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를 뜻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의 초밥 프랜차이즈 '구라스시'다. 지난해 4월 알바생 2명은 손질하던 생선을 쓰레기통에 버린 뒤 다시 꺼내서 회를 뜨는 영상을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구라스시는 영상을 올린 알바생들을 즉시 해고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물었다.

 
일본 편의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2월 일본 편의점 세븐일레븐 알바생이 판매하는 어묵을 입에 넣었다 뱉은 뒤 춤을 추는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한 일본 패밀리마트 알바생이 상품을 혀로 핥은 뒤 비닐봉지에 넣는 영상도 퍼진 적도 있다. 두 업체는 모두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김경자 가톨릭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알바생의 행동이 만든 부정적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면이 분명 있다"며 "본사뿐 아니라 편의점주에게로 피해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임진성 변호사(법무법인 한누리)는 "일본 사례와 달리 실제로 그 행위를 했는지 확실치 않고 손해액을 계산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있다"고 전했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사안을 종합적으로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장 법적 대응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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