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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길 가겠다"는 안철수···"황교안·유승민 만날 계획 없다"

중앙일보 2020.01.02 16:54
“안철수 전 대표가 그분들을 만날 계획은 현재로썬 전혀 없습니다.”
 
2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 복귀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안 전 대표 측 인사는 “귀국 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인사는 보수통합보다는 독자 세력화를 통해 4월 총선에 뛰어들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다. 안 전 대표 귀국 시점에 대해선 “설 명절인 1월 24일 전에는 들어올 것 같다”며 “총선 준비가 시급한 만큼 안철수계 의원들도 하루라도 빨리 (안 전 대표가) 오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독자 세력화 가능성=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로운 길일지라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의 마음을 소중히 돼 새기면서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외로운 길 일지라도’라는 대목에 주목하며 현재 민주당-한국당 양당에 편입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날 안 전 대표는 기존 정치권에 대해 “이념에 찌든 착취 세력”, “낡은 정치와 기득권” 등으로 표현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중앙일보와의 통회에서 “옳은 길이면 그 길이 힘들고 외롭더라도 가겠다는 게 오늘 메시지의 핵심”이라고 했다.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현역 의원과 원외 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독자 세력화를 하는 거다. 안철수계 현역은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과 비례대표인 이태규 ㆍ이동섭ㆍ김수민ㆍ김중로ㆍ신용현ㆍ김삼화 등이다. 이들 중 일부는 이날 모처에 모여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향후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논의했다. 
  
바른미래당의 안철수 전 대표가 2018년 7월1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는 오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바른미래당의 안철수 전 대표가 2018년 7월1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는 오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중도보수 통합= 또 다른 시나리오는 바른미래당으로 컴백해 당을 '접수'하는 방식이다. 이를 구심점으로 중도, 보수진영을 아우르는 ‘통합설’도 제기된다.  
 
바른미래당 공동창업주였던 유승민 의원은 이미 신당 창당에 나섰다. 남은 건 손학규계와 호남계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에 “적극 환영한다”며 “안 전 대표가 요구하는 바를 최대한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다만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돌아와 당권을 요구할 땐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단계에서 가정해서 답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안 전 대표가 돌아오면 대화를 해 보겠다”고 했다.
 
또다른 호남계인 대안신당과의 접촉면도 있다. 대안신당은 국민의당 시절인 20대 총선 당시 안철수 전 의원을 앞세워 호남에서 28석 중 25석을 얻었다. 이들 입장에서 안 전 대표는 표심을 끌어올 ‘셀럽’이자 호남당 이미지를 극복할 수 있는 카드다.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만나자고 하거나, 손을 내밀면 못 만날 이유 없다”며 “함께 하자는 의사를 보인다면 그에 따라 당내 협의 후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황교안 지도부’에 반기를 드는 한국당 내 일부 세력이나 보수혁신을 모토로 내건 시민단체 등과의 연대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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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급력은=안 전 대표 복귀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국민의당 시즌 2’가 될 수 있다는 긍정론과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는 부정론이 엇갈린다. 
 
안 전 대표가 주도해 2016년 2월초 창당한 국민의당은 같은해 치러진 4ㆍ13 총선에서 38석을 확보했다. 특히 정당지지율(25%)에선 민주당보다 앞서 2위를 기록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총선 71일 전에 당을 만들어 '녹색돌풍'을 일으킨, 승리의 경험이 안철수 DNA엔 자리하고 있다"라며 "이번에도 과감히 속도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년 전과 정치 지형이 바뀌었다는 게 지적도 적지 않다. 당장 바른미래당 공동창업주인 ‘유승민계’와 경쟁 구도가 조성되는 분위기다. 양 극단화된 정치지형에서 가뜩이나 협소한 중도를 두고 유승민계와 자칫 나눠먹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유승민 의원은 전날 새로운보수당 신년하례식에서“2년 전에 결혼을 잘못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앙포토]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앙포토]

 
아예 ‘안철수 바람’이 미풍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새정치를 지향한 정치인 안철수의 신선함이 이미 퇴색했다는 지적이다. 정청래 민주당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단언컨대 안철수는 성공하기 힘들다. 성공했으면 벌써 했다”고 밝혔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역시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 진보 세력으로 위장 취업을 했다가 실패하니까 다시 돌아간 분”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가 복귀해도 보수 대통합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수 통합을 추진 중인 한국당도 안 전 의원의 복귀에 나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반문연대'라는 보수통합의 그림을 완성하는 마지막 지점에 안 전 대표가 있다는 당내 분석이 적지 않아서다. 황 대표는 이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 가치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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