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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방해죄' 재판 넘겨진 황교안, 대선 발목 잡히나… 법조계 관측

중앙일보 2020.01.02 16:52
황교안 대표가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자진 출석했다. 김경록기자

황교안 대표가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자진 출석했다. 김경록기자

 
검찰이 2일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 24명과 이종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을 줄줄이 재판에 넘겼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석달 앞둔 시기에 이뤄진 검찰의 기소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 법조계의 의견을 들어봤다.
 

자유한국당 對 민주당…부담은?

 

우선 자유한국당이 짊어지게 된 정치적 무게가 훨씬 무겁다는 게 법조계 판단이다. 황 대표 등 한국당 국회의원 대부분은 국회 회의 방해 혐의(국회법 위반)가 적용됐다. 국회법 위반의 경우 벌금 500만원 이상이 선고될 때 의원직이 박탈된다. 향후 확정될 법원 재판 결과에 이들의 정치적 희비가 엇갈리게 된 것이다.
 

지난해 4월…무슨 일이?

  
전말은 이러하다. 지난해 4월 25~26일 당시 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어떻게든 상임위를 열어 패스트트랙 안건을 통과시키려 했다. 반면 한국당은 기를 쓰고 이를 저지하는 입장이었다. ‘동물국회’ 논란이 일만큼 양쪽 모두 격렬한 충돌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현행법은 국회 회의를 방해하는 쪽, 즉 한국당에 책임을 묻는다. 한국당만 국회법 위반이 적용되게 된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보좌관들이 26일 새벽 여야4당의 수사권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점거하는 국회 의안과에 '도구'를 사용해 진입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보좌관들이 26일 새벽 여야4당의 수사권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이 점거하는 국회 의안과에 '도구'를 사용해 진입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몸싸움에 휘말려 비명을지르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몸싸움에 휘말려 비명을지르고 있다 [뉴스1]

 

500만원 선고…전망은  

  
다만 해당 법 위반으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게 한국당이 거는 희망이다. 재판에서도 ‘정치적 저항’이었다는 점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현직 고법 부장판사는 “국회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 이상 선고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면서 “다만 양형은 판사 재량인데다 최근 양형은 판사 개인 차가 더욱 커지는 추세라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자유한국당 반응

  
여·야는 일제히 반발했다. 특히 한국당의 반발이 거세다. 한국당은 “여당무죄, 야당유죄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며 “이 정권의 분명한 야당 죽이기”라고 반발했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일의 선후를 따지지 않은 검찰의 정치적 기소”라고도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새해 국민들께 드리는 인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새해 국민들께 드리는 인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당 입장에서는 당장 다가오는 총선은 물론 2022년 대선까지 문제가 된다. 이날 재판에 넘겨진 황 대표는 한국당 내 유력 차기 대선 주자다. 그런 그가 오는 2022년 실시되는 차기 대선 전에 국회 회의 방해죄로 벌금 500만원 이상의 유죄가 확정되면 출마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황 대표로서도 대선 준비 과정에서 재판에 대한 부담까지 안게 된 것이다.
 

민주당 반응

 

더불어민주당도 “뒷북 기소”라며 "기계적 균형과 정치적 편파성에 입각한 검찰의 작위적 판단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소 시기도 문제거니와 민주당을 기소 대상으로 끼워 넣은 것도 무리했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대해 형사 재판 경험이 많은 한 판사는 “검찰의 재량 문제이긴 하지만 선거범죄의 경우 여당과 야당의 수적 균형을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 측면으로 비춰봤을 때 정치적 균형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도 해석된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검찰 입장

 

검찰은 “수사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며 “계획과 달리 빨라질 때도, 늦어질 때도 있다”는 입장이다. 기소 시기나 내용이나 정치적 고려 없이 원칙에 충실했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대해 한 선거 전문 변호사는 “애초부터 여‧야가 정치적 합의로 해결했어야 할 문제였다”며 “서로 고발을 남발하면서 공을 법원에 떠넘긴 게 근본적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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