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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렵지만"…기업들 ‘미래·디지털·고객’으로 생존 다짐

중앙일보 2020.01.02 16:05
새해 주요 기업들의 신년사 화두는 단연 ‘생존’이었다. 미래 먹거리 부재, 중국 등 후발 주자의 거센 추격, 규제로 인한 신기술 활용 애로 등 국내외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도전과 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바뀌지 않으면 죽는다’는 메시지에 걸맞게 관행을 탈피한 시무식 풍경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 더 어렵다” 도전·미래 강조

 2일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2일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시무식은 2일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경영진과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해 1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열고 “다가올 50년을 준비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이 되자”고 밝힌 장소다.
 
김기남 부회장은 “올해 경제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정치적 불확실성, 투자·수출에서 소비로의 침체 확산 등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제한 뒤 “올해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100년 기업’을 만들어 나갈 원년으로, 성장과 도약의 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경기 변화에 강건한 사업체질을 만들고 한치 타협없는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강조했다. 
 
2018년 이웅열 회장이 물러난 뒤 사장단이 시무식을 주관하고 있는 코오롱그룹은 근무 첫 날 전 임직원이 서퍼가 파도를 넘는 모양의 배지를 달았다. 유석진 코오롱 사장은 “미래 시장을 선도하는 아이템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코오롱만의 ‘Next Big Thing’을 만들어 불확실한 미래라는 큰 파도를 과감히 넘어서자”고 독려했다.  
 

‘강당 시무식’ 대신 영상·토크쇼 파격

2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 신년회에서 직원들이 '행복경영'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 상단 화면은 최태원 회장 등 경영진이 경청하는 모습. [사진 SK]

2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 신년회에서 직원들이 '행복경영'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 상단 화면은 최태원 회장 등 경영진이 경청하는 모습. [사진 SK]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의 신년회는 토크쇼를 방불케 했다. 최태원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지만 ‘회장님 신년사’ 없이 협력사·고객·직원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인터뷰, 현장발언, 대담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대담에선 국적·성별·세대가 다른 직원들이 최 회장이 강조하는 ‘행복경영’을 주제로 의견을 주고 받았다. 토론 내용을 정리하며 신년회를 마무리한 것도 신입사원이었다. SK는 “경영진이 여러 의견과 제언을 잘 듣고 행복 경영을 사회와 함께 이루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구광모 (주)LG 대표의 영상 신년사 화면 [사진 LG]

구광모 (주)LG 대표의 영상 신년사 화면 [사진 LG]

LG그룹은 온라인으로 시무식을 대체했다. 구광모 ㈜LG 대표의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 ‘LG 2020 새해 편지(LG 2020 NEW YEAR’S LETTER)’가 영어·중국어 자막과 함께 세계 25만 명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뿌려졌다. 구 대표는 “올해 경영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고객’과 ‘실천’을 키워드로 꼽았다. 구 대표는 “모든 것은 고객의 아픈 지점(Pain Point·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앉아서 검토하며 안 되는 이유 100가지를 찾지 말고 해야 되는 이유 한 가지를 위해 바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역동성을 강조했다.  
  

IT기업 아니어도 ‘디지털 전환’ 역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한화]

1월1일부로 화학·에너지 통합법인 ‘한화솔루션’을 출범시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적어도 10년 뒤 전략사업 분야에서 ‘대체불가한 세계적 선도기업’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올해가 그룹 디지털 혁신의 원년이라는 각오로, 전사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가속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히 “한화의 모든 업무는 ‘안전’과 ‘준법경영’의 완벽한 실천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정도경영’을 강조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스탠딩 토크 방식의 신년 모임을 갖고 ‘디지털 전환’을 역설했다. 허 회장은 “정보기술(IT)과 데이터를 결합해 미래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며 ▶글로벌 인재 확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애자일(Agile)’ 업무 방식 ▶‘개방형 혁신’등 협업을 통한 생태계 조성 등을 주문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싱귤래리티의 시대가 다가오는 것을 알고 계시는지 묻고 싶다”며 “이미 싱귤래리티의 시대는 우리 곁에 와 있고 모든 분야에 있어서 업의 개념, 게임의 룰을 통째로 바꾸고 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고객의 목소리를 나침반으로 삼아야 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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