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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여러번 찌른다고 명의 아니다" 임명장 받자마자 檢 비판

중앙일보 2020.01.02 15:44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새해 첫 업무일이었던 2일, 문재인 대통령의 이날 하루는 시작과 끝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요 검찰개혁이었다.

 
문 대통령의 2020년 첫 공식 업무는 추 장관 임명을 재가(裁可)하는 것이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출입 기자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문 대통령은 오전 7시쯤 추 장관 후보자 임명을 재가했다. 추 장관의 임기는 0시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1시간 뒤인 오전 8시, 문 대통령이 현충원을 참배할 때 추 장관도 동행했다.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진행된 신년 합동 인사회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앞에 두고 “권력기관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으로서 헌법에 따라 권한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화룡점정은 오후 2시 30분부터 진행된 추 장관 임명장 수여식이었다. 임명장을 받는 이는 추 장관 혼자였다. 청와대에선 임명장을 주는 문 대통령 외에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등 3 실장이 배석했다. 강기정 정무수석 등 수석 전원도 나왔고, 안보실 1ㆍ2차장과 경제보좌관, 과학기술보좌관 등 비서관들 모습도 여럿이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여러 명이 받는 다른 수여식 때와 달리 박수가 유독 많이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관통하는 메시지는 일관되게 사법개혁, 좀 더 구체적으로는 검찰개혁이었다. 문 대통령은 “법무 개혁,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며 “국민의 열망에 따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ㆍ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법적, 제도적 작업이 아주 큰 진통을 겪으면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법이 끝난 후에 바뀐 제도를 잘 안착시키고 제대로 운영되게 하려면 입법 과정에서 들였던 노력 못지않게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법률 규정에 법무부 장관이 검찰 사무의 최종 감독자라고 규정이 돼 있기 때문에 그 규정의 취지에 따라서 검찰 개혁 작업을 잘 이끌어주시기 바란다”며 “역시 검찰개혁의 시작은 수사 관행이나 수사 방식, 조직문화까지 혁신적으로 바꿔내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앞)과 윤석열 검찰총장(뒷줄 가운데)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앞)과 윤석열 검찰총장(뒷줄 가운데)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추 장관은 ‘칼을 여러 번 찌른다’는 표현을 써가며 검찰을 향한 메시지를 냈다.
 
그는 “수술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서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명의(名醫)가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확한 병의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는 게 명의”라면서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고 인권은 뒷전으로 한 채 마구 찔러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해서 신뢰를 얻는 게 아니다. 인권을 중시하면서도 정확하게 범죄를 진단해내고 응징을 할 수 있는 게 검찰 본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없을 개혁의 기회가 무망하게 흘러가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라고도 했다.

 
추 장관 임명은 조국 전 장관 사퇴 이후 80일 만이다. 추 장관이 이른 시일 내에 인사권을 행사해 검찰 조직을 장악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르면 다음 주 비어있는 여섯 자리의 검사장 인사를 먼저 하고, 설날(25일) 전후 후속 인사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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