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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위성정당은 '비례자유한국당'···민주당 "혜택 노린 꼼수"

중앙일보 2020.01.02 15:27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새해 국민들께 드리는 인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새해 국민들께 드리는 인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명칭을 ‘비례자유한국당’으로 정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 결성 신고서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을 준비해왔다. 지난달 31일 창준위 발기인 동의서에 서명한 당직자를 상대로 회비 10만원을 모금하는 등 절차를 밟아왔다.
 
한국당은 애초 ‘비례한국당’이라는 명칭을 고려했으나 최인식 전 통일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10월 비례한국당(가칭) 창당준비위라는 명칭을 선점해 등록했다. 한국당은 최씨 측과 접촉했으나 뜻이 맞지 않아 별도 설립을 준비해왔다.
 
정당법 제41조에 따르면 정당 명칭은 이미 등록된 정당이 사용 중인 명칭과 뚜렷이 구별돼야 한다. 비례한국당이란 명칭이 접수돼있는 만큼 비례자유한국당이란 당명이 허용될지 주목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관련 서류가 모두 접수되면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사명칭을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에 대해서 선관위 관계자는 기존 판례로 답변을 갈음했다. 판례에 따르면 2011년 진보당이라는 당명은 기존에 있던 진보신당과 구별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용을 불허했다. 2015년 신민주당이라는 당명도 민주당과 구별되지 않는다고 봤다. 반면 2005년 새천년민주당은 민주당과 구별되는 이름으로 판단했다. 한국민주사회당도 사회당과 구별되는 것으로 봤다.
 
구체적 판단 기준은 2007년 민주신당이 기존의 민주당과 구별되지 않는다며 정당법에 위반된다고 한 서울남부지법의 판결을 보면 알 수 있다. 법원은 당시 “두 정당 이름을 전체적으로 비교했을 때 발음, 문자 및 관념상 유사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핵심이 되는 중요 부분이 동일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법원은 이어 “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핵심 단어는 ‘민주’다. 새로운 탄생을 강조하는 ‘신’은 독자적으로 중요 의미를 가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두 당명은 핵심 단어가 동일하고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편 한국당이 위성정당 창당작업에 본격 착수하자 여당은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한국당이 새 선거법 혜택만 가져가겠다는 ‘권모꼼수’를 접고 선거제 개혁에 실천으로 동참하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당 상무위원회의에서 “선관위가 단지 절차적인 요건만으로 창당의 적법성을 판단하려 한다면 그것은 명백히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창당준비위는 비례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대안신당 등을 포함해 총 17개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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