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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추미애·윤석열 앞에서 "대통령 권한으로 권력기관 개혁"

중앙일보 2020.01.02 14:03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새해에는 더욱 ‘확실한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며 “권력기관 개혁과 공정사회 개혁이 그 시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의 인사말에서 “어떠한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연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련 법안 통과, 이날 오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임명 재가 등으로 이어지는 검찰개혁 속도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법적ㆍ제도적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며 “권력기관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으로서 헌법에 따라 권한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이 헌법에 따른 ‘의무’가 아니라 ‘권한’을 언급한 것은 드문 일로, 문 대통령이 직접 검찰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편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문 대통령이 새해 첫 대국민 메시지인 신년인사에서 권력기관 개혁을 부각하면서 조만간 검찰에 한바탕 소용돌이가 불어닥칠 가능성이 커졌다. 그 첫 번째 수순은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직에 대한 인사권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년인사회에는 이날 오전 임명이 재가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도 참석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을 발언을 두고 미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사회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출범 이후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가 대부분 해소되고 불공정거래 관행이 크게 개선되는 등 공정경제에서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교육ㆍ사회ㆍ문화 전반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사회 개혁’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같은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바라는 국민들, 특히 청년들의 높은 요구를 절감했고 반드시 이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사회 없이는 상생 도약도 없다는 각오로 교육과 채용에서 탈세ㆍ병역ㆍ직장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존재하는 불공정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문재인 정부가 최대 업적으로 자랑해 온 북한과의 관계 재설정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국민의 열망으로 반드시 ‘상생 번영의 평화공동체’를 이뤄낼 것”이라며 “지난해에도 우리는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며, 한반도 평화를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고, 북미 정상 간의 대화 의지도 지속되고 있다”고만 말했다. 이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 전략 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녹록지 않은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경제 상황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핵심 소재ㆍ부품ㆍ장비의 국산화와 수입 다변화를 이뤘고, ‘광주형 일자리’를 시작으로 밀양ㆍ대구ㆍ구미ㆍ횡성ㆍ군산에서 지역 상생형 일자리가 탄생했다”고 자평했다. “2019년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길의 성과를 확인했다”는 문 대통령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 ICT(정보통신기술) 국가경쟁력 연속 세계 1위 등을 언급하며 “취업자 수는 지난해 11월까지 4개월 연속 30만 명 이상 늘고, 상용직과 고용보험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여 고용의 양과 질 모두 뚜렷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동수당과 온종일 돌봄 확대, 소득분배 개선 등을 성과로 꼽았지만,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 인상 등 논란을 빚고 있는 경제정책의 개선안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이날 인사회에선 문희상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이낙연 국무총리,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과학기술계, 시민사회계 대표 등 260여명이 참석했다. ‘혁신과 포용’이라는 테마로 캐릭터 ‘펭수’를 만든 EBS 이슬예나 PD, 영화 ‘기생충의 영어자막을 맡은 달시 파켓 번역가 등 29명도 특별 초청자로 참석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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