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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는 위성사진 한컷뿐···미·중 항모 남중국해 대치 진실게임

중앙일보 2020.01.02 11:22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 산둥함(山東艦)과 미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성탄절인 지난달 25일 남중국해에서 처음으로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인터넷 공간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미·중 양국 정부가 모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진위 논쟁도 뜨겁다.
 

대만해협으로 향하던 중 산둥함 항모 편대
사세보 기지 향하던 미 링컨함과 조우한 듯
중국 고해상 관측 위성의 사진 한 컷에 잡혀
중 항모 증가로 미·중 항모 대치 상황 늘 전망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 산둥함이 성탄절인 지난달 25일 남중국해에서 미 항모 링컨함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인터넷 공간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 산둥함이 성탄절인 지난달 25일 남중국해에서 미 항모 링컨함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인터넷 공간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화권 인터넷 매체인 둬웨이(多維)와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등에 따르면 현재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위성사진 한 컷에 잡힌 산둥함과 링컨함의 모습이 첫 ‘대치’ 상황으로 해석되며 돌고 있는 중이다.
 
대만의 자유시보(自由時報)는 이 위성사진이 중국의 고해상도 관측 위성인 ‘가오펀(高分)-3호’가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사진을 보면 왼쪽 상단에 산둥함이 세 척의 군함 호위를 받으며 삼각형 대형을 이루고 있다.
 
오른쪽 중간 부분은 링컨함으로 챈슬러즈빌 미사일 순양함과 리처드-버드 탄약 보급함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달 17일 취역한 산둥함의 주요 작전 범위는 남중국해인데 당시 대만해협으로 향하고 있던 상황으로 알려졌다.
 
대만 인터넷 공간에 돌고 있는 위성사진 한 컷. 왼쪽 상단에 산둥함 편대가 삼각형 대오를 이루고 오른쪽 중간 부분이 링컨함 편대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 언론은 이 사진이 중국 관측 위성에 의해 찍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대만 인터넷 공간에 돌고 있는 위성사진 한 컷. 왼쪽 상단에 산둥함 편대가 삼각형 대오를 이루고 오른쪽 중간 부분이 링컨함 편대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 언론은 이 사진이 중국 관측 위성에 의해 찍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실제 산둥함은 지난달 26일 여러 함정의 호위 하에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또 링컨함은 당시 인도양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일본에 있는 사세보(佐世保) 해군기지로 돌아가고 있던 상황으로 전해졌다.
  
환구시보는 미 해군학회(USNI) 홈페이지를 검색한 결과 링컨함이 지난달 23일 말라카 해협을 통과해 남중국해에 진입했으며 30일에는 이미 필리핀 동쪽 해역을 항해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이런 정황 때문에 미·중 항모가 근접 거리에서 조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소식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두 항모가 맞붙으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자연스레 들게 되는 이 같은 궁금증을 풀기라도 하려는 듯 둬웨이는 두 항모를 간략하게 비교했다.
 
물론 중국이 열세다. 링컨함은 배수량이 10만t을 넘는데 산둥함은 7만t에 미치지 못한다. 일단 덩치에서 밀린다. 또 링컨함에 탑재하는 함재기가 90여 대에 이르는 데 산둥함은 36대다.
  
중국 환구시보는 미 해군학회 홈페이지 검색 결과 링컨함이 지난달 23일 전후해 말라카 해협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환구시보는 미 해군학회 홈페이지 검색 결과 링컨함이 지난달 23일 전후해 말라카 해협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전투기 이륙 방식도 링컨함은 사출기 방식으로 빠르게 출격할 수 있으나 산둥함은 앞부분이 들려 있는 스키점프식 활주로를 사용해 뒤떨어진다. 또 산둥함이 재래식 디젤엔진인데 반해 링컨함은 원자력 추진 항모로 작전 거리에서 앞선다.
 
여러모로 산둥함이 부족한 게 많지만, 중국에선 그래도 미 항모와 맞설 수 있는 항공모함을 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안이 되는 모양새다. 중국은 현재 제3, 제4의 항모를 잇달아 건조하고 있어 덩치를 불리는 중이다.
 
중국은 항공모함 건조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해 중국선박중공(CSIC)과 중국선박공업(CSSC)을 통합해 세계 최대 조선사를 만들었다. 상하이 장난(江南)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세 번째 항모는 2021년 진수 예정이며 네 번째 항모도 5년 안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이처럼 중국의 항모가 늘어남에 따라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동중국해 등에서 미 항모와 중 항모의 조우 또는 대치 상황이 자주 벌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산둥함과 링컨함의 성탄절 남중국해 조우가 사실이라면 그 서막을 연 것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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