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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빅뱅…2020년을 잡는 자, 모빌리티의 미래 주도한다

중앙일보 2020.01.02 10:00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사진 테슬라]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사진 테슬라]

 
2020년은 글로벌 ‘전기차 빅뱅’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미래 차 격변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기차는 이미 2018년 글로벌 판매 20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 감소와 중국의 경기 하락에도 불구하고, 11월 말 현재 194만대가 팔려 200만대를 넘어서 기록 경신이 확실시된다. 
 
올해엔 테슬라·폴크스바겐 등 전기차 강자들이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나서는 데다 유럽이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200만대 수준을 넘어 전기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출가스 규제, 전기차 날개 될까 

발단은 유럽연합(EU)의 배출가스 규제다. EU는 2021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기존 ㎞당 130g에서 95g으로 27% 강화하기로 했다. 일단 올해 유럽서 출고되는 신차의 95%를 배출량 규제에 맞춰야 하고, 내년엔 100% 따라야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준을 1g 초과할 때마다 95 유로(약 12만3000원)의 벌금을 내야 하는데, 업체별 평균이 아니라 차 한 대당 적용되는 만큼 위반할 경우 천문학적인 액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판매에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내 전기차 판매는 올해 3분기까지 35% 증가해 현재 전기차 판매 1위인 중국은 물론 북미 지역도 크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 전기차 판매 비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지역별 전기차 판매 비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전기차 양산 체제 본격 가동  

전기차 생산에 가장 적극적인 폴크스바겐의 경우 2025년까지 100만대를 생산하겠다던 계획을 수정해 2023년으로 기한을 앞당겼다. 지난해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이 7만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다. 
 
전기차 생산의 강자인 테슬라도 지난해 10월 가동하기 시작한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올해부터 연간 5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앞다퉈 목표를 수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동화 차량 67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3대 전기차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상태다. 
 
2030년 전기차 5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는 도요타는 파나소닉과 배터리 합작법인을 만들었고, 중국 업체들과도 협력에 나섰다. 이밖에 GM도 2023년 전기차 20종을 출시하기로 했고, 르노닛산도 유럽 시장 수위권 점유율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대표 전기차 코나EV.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대표 전기차 코나EV. [사진 현대자동차]

 

한번 충전 400㎞ 달리는 조에 나온다 

지난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30만여대 팔린 국내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독주 체제에 수입차 메이커들이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국내서 팔린 전기차 중에선 현대차 코나가 1만2987대로 내수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기아차 니로 5995대, 아이오닉 1858대, 쏘울 1558대 순으로 잇고 있는데, 사실상 국내에서 판매되는 거의 모든 전기차가 현대기아차 모델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국내에 나온 테슬라 모델3는 한 달 만에 1207대가 등록되기도 했다.
 
올해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유럽시장 전기차 누적 판매량 1위를 기록 중인 르노의 소형 전기차 ‘조에(ZOE)’를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한 번 충전해 395㎞를 달리는 장거리형 전기차 조에를 3000만원대(보조금 미반영)에 출시해 가격 경쟁력을 부각할 전망이다.   
 
2020년 국내 출시를 앞둔 르노의 소형 전기차 '조에'.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한다. [사진 르노]

2020년 국내 출시를 앞둔 르노의 소형 전기차 '조에'.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한다. [사진 르노]

 

2020년엔 보조금 800만원으로 줄어

전기차가 친환경적이긴 하지만 충전소 부족, 긴 충전시간, 한정된 주행 거리, 높은 가격 등 관련 인프라 및 하드웨어가 여전히 미비한 상태에서 얼마나 소비자들이 호응할지도 관건이다. 
 
최근 하치고 다카히로 일본 혼다 사장은 “목표는 전동화 자체가 아니라 연비 효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에서 배터리 전기차 수요가 당장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혼다는 전기차 투자를 늘리면서도 동시에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배출가스 규제 허들을 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지원책이 줄어드는 것도 부담이다. 지자체 별로 다르지만 국내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2017년 최대 1200만원에서 지난해 900만원, 올해 800만원으로 줄어든다. 충전기 기본요금 면제와 전기요금을 50% 할인해 주는 충전요금 특례 제도도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유럽 국가들은 지원책을 강화하는 한편, 독일의 경우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100만 곳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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