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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아들엔 원칙 깼다···온라인 접수완료 뒤 고친 원서 받은 연세대

중앙일보 2020.01.02 09:00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아들 조모씨의 연세대 대학원 입시에서 위조 서류를 제출해 대학의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아들 조모씨의 연세대 대학원 입시에서 위조 서류를 제출해 대학의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을 기소한 검찰의 공소장이 공개되자 2017년 11월 아들 조모(24)씨의 연세대 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학교 측이 사실상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온라인 원서를 접수 완료한 뒤엔 변경·취소를 할 수 없다’는 모집 요강과 달리 이미 접수된 원서를 조씨 가족의 요청에 따라 수정했기 때문이다. 조씨가 연세대 대학원에 지원·합격할 당시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 중이었다.
 

조 전 장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아들은 허위 스펙으로 연대 대학원 합격

지난달 31일 공개된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조 전 장관의 혐의 12개 중엔 조씨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에 진학하는 과정에서 대학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포함됐다. 
 

아들 입학원서, 온라인 접수 완료 뒤 수정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장관과 정경심(58‧구속) 동양대 교수는 2018학년도 전기 연세대 대학원 원서 마감일인 2017년 11월 3일 아들이 온라인을 통해 제출한 입학원서의 경력란에 아무런 내용을 기재하지 않고 경력서류도 첨부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아들과 상의해 경력란을 추가 기재하고, 관련 경력서류를 제출하고자 했다. 하지만 원서 접수 절차를 완료한 상태여서 온라인으로 수정되지 않았다. 부부는 연세대 홈페이지에서 입학원서 양식을 다운받아 경력란에 법무법인 인턴 경력 등을 허위로 기재하고, 이를 학교 측에 제출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연세대 2018학년도 일반대학원 일반전형 입학요강 2·4페이지. 원서접수 마감 이후 변경·취소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학교 홈페이지]

연세대 2018학년도 일반대학원 일반전형 입학요강 2·4페이지. 원서접수 마감 이후 변경·취소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학교 홈페이지]

모집 요강 "입력 완료한 온라인 지원서 변경 불가" 

대학가에선 온라인 원서 접수 완료 뒤 수정된 지원서를 연세대 측이 받아들인 과정에 의문을 품고 있다. 조씨가 지원한 2018학년도 연세대 대학원 입학전형 모집요강엔 ‘수험생 유의사항’ 중 하나로 “입력 완료한 온라인 지원서 및 접수 완료된 서류는 변경‧취소할 수 없다”고 명시됐다. 
 
하지만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장관 부부는 온라인 원서 제출 완료 후 연세대 교학팀에 e메일로 수정된 원서 등을 제출했다. 학교 측은 이를 기초로 서류심사와 구술시험 등을 진행했고 그 결과 조씨가 최종 합격했다.
 
다른 대학의 입학 업무 종사자들은 연세대의 행위가 특혜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고 봤다. 모집요강에서 ‘변경·취소할 수 없다’고 못 박았는데도, 예외를 인정하는 건 입시의 전제인 공정성·형평성을 침해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서울 소재 사립대의 한 입학사정관은 “연세대가 다른 학생의 수정 요구도 받아들였는지 의문이다. 만약 조 전 장관의 아들에게만 수정을 허용했다면 특혜 시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이 연세대 대학원에 진학하는 과정에서 대학이 접수 마감 후 원서 변경을 허용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세대 전경. [중앙포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이 연세대 대학원에 진학하는 과정에서 대학이 접수 마감 후 원서 변경을 허용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세대 전경. [중앙포토]

연세대는 지난 9월 조씨의 입시 자료를 포함한 4년 치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입시 관련 서류가 모두 사라져 검찰 조사, 교육부 감사 등을 받았다. 당시 검찰은 조씨가 작성 제출한 원서와 면접위원들이 작성한 면접 점수표 등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관련 서류를 찾지 못했다. 입학서류는 4년간 학과 사무실에 보관돼야 하는 게 원칙이다. 
 

연세대 "부모가 누군지 몰랐다"  

연세대 측은 모집요강과 달리 온라인 원서접수가 완료된 후 e메일로 다시 제출된 수정 내용을 반영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연세대 측은 대학원 교학팀이 조씨 측의 수정 요청을 원서에 반영한 때는 원서 접수 기한(2017년 11월 3일 오후 4시 30분) 이전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조씨처럼 e메일로 원서 수정이 진행된 지원자가 당시에 3~4명 더 있었다. 응시자를 배려하는 차원이었고, 가족이 누구인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최순실(64·개명 후 최서원)씨의 딸 정유라(24)씨의 금메달 논란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씨는 2014년 이화여대에 진학하는 과정에서 원서접수 마감 이후 딴 금메달이 면접평가에 반영됐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교육부가 감사를 통해 정씨의 입학을 취소하고 관련자를 징계했던 것처럼 조씨 문제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 측 "정치적 기소...재판에서 무죄 밝힐 것" 

이런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조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이번 기소는 검찰의 상상과 허구에 기초한 정치적 기소”라며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하나하나 반박하고 조 전 장관의 무죄를 밝혀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민희‧김준영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수정(1월 2일)=기사가 나간 뒤 연세대가 온라인 접수 완료 뒤 원서를 수정한 경위를 알려와 이를 반영해 기사를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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