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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아서 좋을 거 없습니다…새해맞이 '카드 다이어트'

중앙일보 2020.01.02 07:00
매일 커피전문점을 찾는 이지은(32) 씨는 결제할 때마다 5초쯤 멈춘다. 카드를 고르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간편결제를 할 때도 화면을 넘기며 오늘의 카드를 고르는 건 마찬가지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하나둘씩 만들었는데 지갑 속에 꽂힌 것만 9장. 이 씨는 “발급할 땐 분명 이유가 있었을 텐데 이젠 기억이 안 난다”며 “쓰지도 못할 카드를 뭐하러 이렇게 만들었는지 나조차 의아하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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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두 장만 있으면 충분
소액, 자주 쓸 땐 체크카드
고정지출, 큰돈은 신용카드
이도저도 귀찮다? 마일리지 카드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 발급량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4년까지 꾸준히 줄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늘어 지난해 다시 1억장을 돌파했다. 체크카드(1억3000만장)까지 합하면 대략 2억4000만장. 성인 인구로 단순 계산해도 1인당 5~6장의 카드를 쓴다는 얘기다. 개수만 는 게 아니다. 현금을 덜 쓰고, 카드를 더 쓰는 추세는 뚜렷하다. 카드 같은 현금 이외의 수단으로 결제한 돈이 지난해 처음으로 하루 80조원을 넘어섰다.
 
쓰는 돈은 많아졌는데 혜택이나 부가서비스에 만족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씨처럼 만들 땐 다 이유가 있다. 쇼핑몰 할인율이 높아서, 포인트를 많이 쌓아줘서, 연회비가 없어서. 그럼 만든 목적대로 써야 하는데 생각 같지 않다. 뭐든 숫자가 늘면 관리가 힘든 법이다. 특히 쓰지도 않으면서 연회비만 내는 상황에 이르렀다면 새해맞이 카드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급증하는 카드 발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급증하는 카드 발급.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고민할 것 없이 딱 한 장으로 줄이면 간편하다. 다만 지출이 많은 직장인은 체크카드 1개, 신용카드 1개로 나눠 쓰는 게 효율적이다. 각각의 장점이 있어서다. 일단 연말정산에 도움이 된다. 카드 사용액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공제율은 신용카드가 15%, 체크카드가 30%다. 공제율 자체는 체크카드가 좋지만, 지출이 총급여의 25%를 넘어야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혜택이 좋은 신용카드로 일정액을 쓰고, 지출이 25%를 확실히 넘긴다고 판단될 때 체크카드 사용을 늘리는 게 합리적이다.
 
이렇게 한 장씩만 남기면 생활 패턴에 맞춰 쓰기도 좋다. 편의점이나 커피전문점에서는 체크카드를, 고정 지출이나 큰돈 쓸 일 생겼을 땐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식이다. 보통 체크카드는 특정 쇼핑몰이나 커피전문점에 할인 혜택을 몰아준다. 발급할 때부터 본인이 자주 방문하는 곳과 주거래은행에 맞추는 게 좋다. 전월 사용금액 기준이 까다로운 신용카드는 매월 자동결제나 할부, 택시비 등을 활용해 별다른 계산 없이도 실적을 채울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카드를 발급할 땐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럴 땐 A카드, 저럴 땐 B카드 일일이 구분할 자신이 없다면 애초에 혜택보단 포인트 적립률이 높은 카드를 고르는 게 낫다. 항공사 마일리지를 쌓아주는 카드도 괜찮은 대안이다. 대부분의 신용카드가 포인트를 쌓아주지만 사실 얼마가 쌓이는지 챙기는 건 쉽지 않다. 그러니 제때 써먹기도 어렵다. 마일리지는 묻어두고 쌓아가는 맛이 있다.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는 불만이 있지만, 그래도 이용자 사이에선 “그나마 이게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 평균 카드 결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일 평균 카드 결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마일리지 적립형도 카드마다 적립률이 다르다. 1000원당 1마일이 기본이고, 1.5마일도 있다. 주유를 많이 하고, 영화를 자주 본다면 주유소와 영화관에서 마일리지를 더 많이 쌓아주는 카드를 택해야 한다. 해외에 자주 오가거나, 직구 쇼핑을 많이 한다면 해외 거래 때 더 적립해주는 카드를 택하는 게 효과적이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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