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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 이재영-다영, 엄마처럼 올림픽 나갈까

중앙일보 2020.01.02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한국 여자배구를 책임질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왼쪽부터)의 꿈은 함께 힘을 모아 도쿄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것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국 여자배구를 책임질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왼쪽부터)의 꿈은 함께 힘을 모아 도쿄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것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하얀 쥐의 해)’이다. 쥐는 영특하고 부지런한 동물로 풍요와 희망을 상징한다. 여자배구 쌍둥이 자매 이재영(흥국생명·24), 이다영(현대건설·24)은 1996년 태어난 쥐띠다. 둘은 2020년을 빛낼 희망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1996년생 쥐띠, 여자배구의 희망
7일부터 태국서 아시아 대륙예선
어머니 김경희씨, 88 올림픽 출전

 
레프트 공격수 이재영과 세터 이다영은 1996년 10월 15일생이다. 이재영이 몇 분 차이로 먼저 나와 언니가 됐다. 둘은 2014년 프로에 데뷔했다. 어느새 6년 차다. 차곡차곡 실력을 쌓은 자매는 V리그를 호령한다. 이재영은 2019~20시즌 득점 3위(364점), 공격 성공률 3위(40.25%), 리시브 4위(효율 39.07) 등 공·수를 모두 잘한다. 이다영은 세트 1위(11.41개)다. 자매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에서도 명실상부한 주축이다. 특히 올해는 자매가 기다렸던 큰 이벤트가 있다. 배구 인생에서 가장 기다렸던 올림픽이다. 아직 출전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한국 여자배구는 7~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 아시아 대륙예선전에 출전한다. 1위만 올림픽에 간다. 자매는 지난달 16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림픽 예선에서 자매가 손발을 맞추는 건 처음이다. 지난해 8월 도쿄올림픽 세계예선전 당시 이다영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세계예선전 직전 열린 세르비아 평가전에서 아킬레스건이 찢어졌다. 부상을 말끔히 털어낸 이다영은 “우여곡절 끝에 재영이와 올림픽 예선을 치르게 됐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V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현대건설 이다영과 흥국생명 이재영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헙뉴스]

V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현대건설 이다영과 흥국생명 이재영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헙뉴스]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일본과 중국은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는다. 7개 팀이 나오는데 한국은 카자흐스탄·이란·인도네시아와 B조에 속했다. 개최국 태국과 대만·호주가 A조다. 가장 치열하게 본선행을 다툴 것으로 예상하는 팀은 태국이다. 이재영은 “태국은 일찌감치 대표팀을 꾸려 준비했다. 방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자배구 세계랭킹은 한국이 9위, 태국이 14위다. 객관적인 전력도 한국이 조금 더 앞선다. 다만 최근 국제무대에서 태국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 2016년 이후 태국과 10번 만났는데, 3승7패로 열세다. 최근 대결인 지난해 8월 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 대회 8강 라운드에서는 한국이 3-1로 이겼다. 당시 태국은 촘촘한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이번에 주목할 선수는 언니 이재영보다 동생 이다영이다. 태국의 베테랑 세터 눗사라 톰콤(35)과 맞대결해야 한다. 눗사라는 스페인, 스위스, 터키 등지에서 뛰었던 정상급 세터다. 이재영도 “이번에 우리 팀에서 가장 잘해야 하는 선수는 (이)다영이다. 빠르게 띄워줘야 우리 공격이 살아난다”고 말했다.

 
이다영의 장점은 상대 허를 찌르는 토스워크다. 세터로는 키(1m80㎝)도 커 블로킹도 꽤 잡아낸다. 지난해 11월 3일 IBK기업은행 전에서 10득점 했다. V리그 여자부에서 세터가 두 자릿수 득점을 한 건 그때가 처음이다. 블로킹으로만 4득점이었다. 이다영은 “(블로킹은) 아무래도 높이가 있어서”라며 “세터로서 토스의 스피드나 높이를 공격수에게 맞추려고 노력한다. 우리 선수들이 다 실력이 좋아 올림픽 티켓을 꼭 딸 것”이라고 말했다.

 
자매의 어머니인 김경희씨도 1980년대 배구선수로 코트를 누볐다. 김씨는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세터였다. 메달은 따지 못했다. 자매는 어머니 영향을 받아 9세에 배구에 입문했다. 각각의 포지션도 김씨가 정해줬다. 김씨는 “재영이는 육상(투포환) 선수였던 아빠를 닮아 어깨 힘이 좋아서 공격수를, 눈치 빠르고 똘똘한 다영이는 세터를 시켰다”고 했다. 이다영은 “엄마와 같은 포지션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건 큰 의미”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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