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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집값, 양도세 중과유예 끝나는 6월이 변곡점”

중앙일보 2020.01.02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12·16 대책 여파로 올해 서울 집값은 ‘9억원 딜레마’에 빠졌다. 9억원 넘는 고가주택 시장은 각종 규제에 묶여 지난해 말부터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9억 미만 아파트는 불붙은 ‘갭 메우기’로 추격 매수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다주택자는 눈덩이처럼 커진 세 부담에 고민이 많다. 올해 ‘내 집’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 5인 ‘2020 주택시장 전망’
급매물 나오며 상반기 가격 조정
강남은 현금부자만의 리그 될 것

2007년 종부세 때도 1~2년뒤 회복
6~7월 전월세 추가 대책 나올 수도

중앙일보는 국내 부동산 전문가 5명(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략연구부장,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과 함께 올해 주택 시장 전망과 대응전략을 살펴봤다.
 
부동산 전문가 5인의 새해 주택시장 전망.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부동산 전문가 5인의 새해 주택시장 전망.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올해 서울 집값 전망은.
박원갑 전문위원(이하 박 위원)=주택 시장은 상반기 조정 뒤 시세 변동이 거의 없는 강보합으로 전망한다.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고가 주택이 몰린 곳은 ‘12·16대책’ 여파로 올초부터 3~6개월간 가격 조정을 받을 수 있다.

권대중 교수(이하 권 교수)=급매물이 나오면 서울 집값은 조정받을 수 있으나 지속되긴 어렵다.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로 공급(입주) 물량이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다시 집값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처럼 상반기 조정받다가 하반기 오르는 ‘상저하고’가 되풀이될 수 있다.

송인호 경제전략연구부장(이하 송 부장)=지역별 격차는 더 커진다. 양도세 중과가 유예되는 올해 6월 말까지 급매물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15억원 넘는 단지가 몰린 강남권에서는 대출 규제로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렵다. 급매물은 대부분 하반기부터 현금 부자들이 원하는 단지를 골라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강남권은 ‘현금 부자만의 투자 리그’로 다시 가격이 오를 수 있다.
 
12·16 대책의 파급 효과는 6개월인가.
박 위원=대출, 세금, 청약을 망라한 종합대책으로 이번 정부가 내놓은 대책 중 가장 세다. 사실상 강남과 재건축 시장을 겨냥한 ‘충격 요법’이다. 대책은 투기성 자본으로 가격이 급등한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필요하다고 본다.

안명숙 부장(이하 안 부장)=정부 정책은 단기간 과열된 시장을 식히는 소방수 역할을 한다. 6월이 가격 향방의 변곡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도 9·13 대책이 나온 뒤 서울 집값이 6~7개월간 주춤하다 오른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전월세 상한제 등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

송 부장=인위적인 가격 통제는 오히려 시장 가격을 왜곡시킬 수 있다. 예컨대 이번 대책은 9억원과 15억원 아파트에 한해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가격을 통제하면 시장은 일시적으로 진정될 수 있지만 수요는 가격 틈새를 파고든다. 최근 9억원 미만 강북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안 부장=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과 비슷한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 당시에는 6억 초과 주택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강화, 대출 규제 등으로 ‘6억원의 딜레마’가 생겼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경기 분당 신도시 등 6억원 이상 아파트가 몰린 버블세븐 지역은 규제로 아파트 값이 떨어지고, 강북·노원·도봉구 등지가 급격히 올랐다. 하지만 버블세븐 지역 집값도 1~2년 뒤 대부분 회복했다.
 
세 부담 커진 다주택자는 어떻게 하나.
안 부장=12·16 대책 이후 다주택자의 상담 요청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억짜리 아파트를 2채 갖고 있으면 올해 보유세로 3000만~4000만원을 내야 한다. 1년 전보다 50% 이상 세 부담이 커졌다. 특히 퇴직자 등 소득이 일정치 않은 분들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박 위원=시세 대비 공시가 반영률(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매년 세 부담은 커진다.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가 유예되는 6월 말까지 최대한 주택을 압축시키는 게 낫다. 가격이 많이 오른 아파트를 정리한 뒤 오피스텔, 꼬마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 분산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권 교수=세금 부담 여력에 따라 나뉠 것으로 보인다. 강남 아파트를 임대해 월세를 받는 다주택자는 세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버틸 가능성이 크다 이와 달리, 전세 끼고 아파트를 산 경우에는 파는 게 낫다. 이미 집값이 많이 오른 데다 세 부담이 점차 가중될 수 있어서다.

안 부장=퇴로가 열려있으니 집을 정리하거나 일부는 월세로 전환해서 월세 소득으로 보유세를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 월세 물량이 늘어나면 전셋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실수요자는 집 마련 기회 올까.
권 교수·안 부장=9억원 미만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갭 메우기’가 서울 강북과 수도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평가된 단지를 눈여겨봐야 한다.

박 위원=2012년 이후 집값이 2~3배 이상 급등한 단지는 가격 조정폭도 클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또 지역마다 집값 편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체 통계지표보다 살고 싶은 동네의 여건, 입주물량, 개발재료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한마디로 ‘동네 가게주인’ 마인드가 필요한 때다.
 
서울 집값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있나.
김덕례 주택정책연구실장(이하 김 실장)=타이밍의 문제다. 정부는 상반기 이후 주택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확실한 신호를 줘야 한다.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품질의 주택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실수요자의 불안감이 서울 집값을 흔들고 있어서다. 45.7%(2018년)인 서울의 자가점유율이 60%는 돼야 한다. 지속적인 정비사업과 함께 서울의 일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

송 부장=학군, 생활편의 등으로 수요가 많은 강남권에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강남권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보유한 오래된 대규모 단지가 많다. 재건축을 통해 강남권에 공급만 늘려도 수요가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
 
또 다른 변수는.
박 위원·안 부장=금리 인하 가능성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위기감이 사라지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풍부한 유동성은 또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

김 실장=금리 인하 외에 대출규제, 분양가상한제, 거시경제여건 등이 있다. 다만 4월 총선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촘촘하고 강력한 규제가 쏟아져 완화를 요구하는 정치권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공약이 정책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선거와 집값의 상관관계는 낮다.
 
정리=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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