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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와 세액공제, 뭐가 달라?”…알면 돈 되는 연말정산

중앙일보 2020.01.01 06:00
새내기 직장인 이석훈(29) 씨는 얼마 전 송년회 자리에서 입을 다물었다. 연말정산 이야기가 나와서다. ‘얼마를 돌려받았다.’ ‘어떻게 하니 더 받더라.’ 여러 대화가 오갔지만 아는 게 없으니 참여할 수 없었다. “소득공제랑 세액공제가 다른 거예요?”라고 질문하자 “다 큰 아기”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모를 법하다. 간편해졌다지만 여전히 연말정산은 복잡하고, 귀찮고, 어렵다. 오죽하면 ‘해가 갈수록 연말정산 스킬도 는다’는 농담이 있을까. 흔히 13월의 월급으로 불리지만 무조건 돌려받는 게 아니다. 용어부터 제대로 알고, 성실하게 입증하는 게 중요하다. 생애 첫 연말정산을 앞둔 1년 차 직장인을 위해 핵심 포인트를 7가지로 정리해봤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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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연말정산, 대체 왜 해?

정부는 세금을 걷어 1년 살림살이(예산)를 짠다. 다만 근로자 개개인의 소득이나 소비를 정확히 측정할 순 없으니 일정한 세율에 따라 임시로 세금을 매긴다(원천징수). 연말이 되면 근로자가 얼마를 벌어 어디에, 어떻게 썼느냐를 알 수 있다. 그러면 세금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 정산 후 원천징수액이 실제 내야 할 세금보다 많다면 돌려받고, 적다면 더 낸다. 다시 계산하는 절차일 뿐 무조건 세금을 돌려주는 게 아니다. 추가로 세금을 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②소득을 줄여주면 소득공제

▶연말정산의 기본이다. 세금은 소득에 세율을 곱해 계산한다. 소득을 공제, 즉 줄여주면 내야 할 세금도 줄어든다. 공제 효과가 큰 건 국민연금, 건강보험 납입액이다. 월급에서 미리 떼가고 자동으로 계산해주니 누락 여부 정도만 확인하면 된다.  
▶전세나 월세로 집을 구하면서 빌린 돈도 공제 대상이다. 빌린 돈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경우, 상환금의 40%까지 공제해준다. 청약통장 납입액도 소득공제 대상이다. 총 급여액이 7000만원 이하고,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주택마련저축에 납입한 금액의 40%(연 240만원 한도, 주택임차차입금 소득공제와 합해 300만원)까지 공제해준다.
▶카드 소득공제도 빼놓을 수 없다. 근로자가 총급여의 25% 초과한 금액을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영수증 등으로 사용하면 초과금액의 15~40%(한도 300만원)를 소득공제해준다. 공제율은 신용카드 15%, 직불·체크·현금영수증 30%, 전통시장·대중교통 40%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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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세금을 줄여주면 세액공제

▶세액공제는 이미 산정된 세금에서 일정액을 차감해주는 걸 말한다. 체감 공제 효과가 크기 때문에 꼼꼼히 챙겨야 한다. 연금저축 세액공제가 대표적이다. 연금계좌에 납입한 금액 중 총 700만원(연금저축 400만원, 퇴직연금 300만원)이 한도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공제율이 16.5%다. 매년 연금저축에 400만원씩 납입하면 수익과 별개로 66만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5500만원 이상의 공제율은 13.2%다. 맞벌이라면 총급여가 5500만원에 못 미치는 사람이 먼저 한도(700만원)를 채우는 게 좋다.
▶보장성 보험(화재보험, 암보험 등) 보험료도 세액공제를 해준다. 연 100만원 한도 내에서 12% 공제를 받는다. 100만원 이상 보험료를 냈다면 12만원을 돌려받는다는 뜻이다. 각종 기관이나 단체에 낸 기부금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치자금인지, 종교단체에 낸 것인지 등에 따라 공제율은 다르다. 대략 15% 정도 돌려받는다고 보면 된다. 자녀세액공제도 있지만, 새내기 직장인이라면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④부양가족에 따라 기본공제

연말정산 가장 첫 항목이 바로 기본공제다. 사람 수에 따라 소득공제를 해 주는 건데 본인과 부양가족 1인당 연 150만원씩 소득에서 빼준다. 연간 소득금액(과세대상 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배우자와 자녀, 부모 등을 포함할 수 있다. 한집에 같이 살지 않아도 된다. 만 70세 이상인 경우 1명당 연 100만원, 장애인이면 1명당 연 200만원 추가 공제 혜택도 있다.
 

⑤체크카드가 진리? No!

카드 소득공제의 핵심은 ‘총급여의 25% 초과한 금액’이다. 총급여가 5000만원인 A씨가 2000만원을 체크카드로 썼다면 25%(1250만원)를 초과한 나머지 750만원의 30%(225만원)까지 소득에서 빼 준다는 의미다. 체크카드의 공제율(30%)이 신용카드(15%)의 두배니 이론적으로는 체크카드를 쓰는 게 현명하다. 하지만 25%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라면 높은 공제율도 의미가 없다. 대략 연중 어느 시점에 25%가 넘을 것으로 판단되면 그때부터는 체크카드를 쓰는 게 유리하다. 25%를 채우기 어렵다면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 부가서비스가 좋은 신용카드를 쓰는 게 낫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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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잘 챙기면 효과 큰 의료비·교육비

▶의료비는 세액공제 금액이 크다. 본인은 공제 한도가 없기 때문에 의료비 지출이 많을수록 환급액도 크다. 기본공제 대상인 부양가족은 연 700만원 한도다. 상해보험이나 실손보험 등에 가입해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으로 지급한 의료비는 공제 대상에서 빠진다. 본인이 쓴 건 보통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부양가족이 쓴 의료비는 추가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근로자 본인이나 기본공제 대상인 부양가족을 위해 지출한 교육비도 1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학자금 대출의 원리금도 공제 대상이다.
 

⑦미리 준비하는 2020년

▶올해 연말정산 결과를 보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지나간 버스에 손 흔들지 말자. 당장 1월부터 카드 사용 패턴을 바꾸고, 현금영수증도 잘 챙기자. 기본공제 대상인데 빼놓은 가족이 없는지도 살펴보자.  
▶연금저축은 가입을 고려할 만하다.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5년 이상 가입(5년 이전 해지 땐 2.2% 가산세)해야 하고, 연금으로 수령(일시금으로 받으면 기타소득세 16.5% 납입)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하지만 공제율 자체가 워낙 매력적이다. 1%대인 요즘 예·적금 금리와 비교하면 하는 게 이익이다. 공제 한도를 채우려면 월 33만원 정도를 부으면 된다. 만 55세 이후에 연금 형태로 받을 땐 연금소득세(3.3~5.5%)를 낸다. 세금 납부를 뒤로 미루는 것이니 그동안 원금과 수익을 계속 재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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