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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복제인간…2020 한국영화 스케일이 커진다

중앙일보 2020.01.01 00:02 종합 18면 지면보기
인류 최초 복제인간 서복(박보검)과 전직 정보국 요원(공유) 이야기인 ‘서복’은 VFX(시각특수효과)가 기대되는 SF영화.

인류 최초 복제인간 서복(박보검)과 전직 정보국 요원(공유) 이야기인 ‘서복’은 VFX(시각특수효과)가 기대되는 SF영화.

한국영화 100주년이었던 2019년 국내 극장가는 사상 첫 연간 관객 2억2000만명 시대를 열었다(31일 집계 약 2억2650만 명). 새해에도 다양하고 기발한 영화들이 찾아온다. VFX(시각특수효과) 기술 발달에 힘입은 새로운 장르 개척과 함께 이름만으로 흥행이 기대되는 명장들의 귀환이 눈에 띈다.
 

VFX 발달로 차원 다른 SF·판타지
소말리아 내전 배경 남북드라마
총선의 해 맞아 정치물도 다수
뮤지컬 영화 ‘영웅’ 등 신규 장르도

먼저 SF·판타지 장르에선 총제작비 240억원을 들인 SF 블록버스터 ‘승리호’가 기대를 모은다. 판타지 로맨스 ‘늑대소년’으로 700만 흥행을 거둔 조성희 감독과 배우 송중기가 7년 만에 재회했다. 김태리가 승리호 선장 역이다. 배우 유해진의 로봇 연기는 ‘신과함께’ ‘백두산’의 VFX를 맡았던 덱스터스튜디오가 국내 첫 로봇모션캡처로 구현한다.
 
순제작비 약 160억원이 투입된 이용주 감독의 ‘서복’은 죽음을 앞둔 전직 정보국 요원(공유)과 영생의 비밀을 담은 인류 최초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에 얽힌 이야기다.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의 4년 후를 상상한 신작 ‘반도’에선 배우 강동원이 더 강력해진 좀비 떼와 사투를 벌인다. 조일형 감독의 장편데뷔작 ‘얼론’은 정체불명의 감염으로 통제불능인 도시에서 고립된 생존자 이야기에 유아인·박신혜를 내세웠다. 장르는 다르지만, 한재림 감독의 순제작비 150억원대 항공재난물 ‘비상선언’도 있다. 바이러스 테러로 비상사태를 선언한 비행기 안이 무대. ‘JSA 공동경비구역’ ‘밀정’ 등의 송강호·이병헌 콤비가 다시 뭉쳤다.
 
새해에도 북한은 한국 영화의 단골 소재다. ‘베를린’(2012)의 류승완 감독은 1990년 소말리아 내전 때 고립됐던 남과 북 대사관 공관원들의 생사를 건 탈출 실화로 돌아온다. 순제작비 150억원대로 김윤석·조인성·허준호 등이 출연한다. 애초 ‘탈출’로 알려졌던 제목은 소말리아 수도 이름이기도 한 ‘모가디슈’로 확정됐다.
 
‘강철비’의 양우석 감독은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하고 남북한 지도자와 미국 대통령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감금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정상회담’에 담았다. ‘강철비’ 출연 배우들이 소속을 바꿔서 이번엔 정우성이 남측 대통령을, 곽도원이 쿠데타를 일으킨 북의 강경파 호위총국장을 연기한다. 북측 위원장 역은 유연석이 맡았다. 이밖에 배우 최민식이 신분을 숨긴 채 자사고 경비원으로 살아가는 탈북 천재 수학자를 맡고 신인 김동휘가 수포자 고등학생에 캐스팅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도 선보인다.
 
명장들의 출사표도 이어진다. 사극 장인 이준익 감독은 ‘동주’를 잇는  흑백영화 ‘자산어보’를 내놓는다. 다산 정약용의 형 정약전(설경구)이 유배 간 흑산도에서 청년 창대(변요한)와 신분을 초월한 우정을 나누며 조선 최초 어류도감  『자산어보』 를 집필하는 이야기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리틀 포레스트’의 임순례 감독은 국내 여성 감독으론 처음 100억원대 규모 대작 ‘교섭’을 연출한다. 중동 지역에서 납치된 한국인 구출 이야기로 황정민과 현빈이 각각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 역을 맡았다. 강제규 감독과 하정우가 만난 ‘1947 보스톤’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처음 열린 보스턴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이야기다. 윤제균 감독은 독립투사 안중근(1879~1910) 서거 110주년을 맞아 뮤지컬 영화 ‘영웅’을 선보인다. 2009년 뮤지컬 초연부터 안중근 역을 맡아온 정성화가 영화도 주연을 맡았다.
 
뮤지컬 영화에 첫 도전한 명장은 해외에도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토니상 수상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스크린에 옮긴다. 한편 ‘배트맨’ 시리즈, ‘인터스텔라’ 등으로 한국 관객에 사랑받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국제첩보물 ‘테넷’을 올여름 극장가에 선보인다.
 
연초 코미디 강세를 예고하는 웹툰 원작의 ‘해치지 않아’.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연초 코미디 강세를 예고하는 웹툰 원작의 ‘해치지 않아’.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연초엔 코미디 강세가 눈에 띈다. 15일 개봉하는 안재홍 주연 웹툰 원작 코미디 ‘해치지 않아’는 망하기 직전 동물원 직원들이 동물로 위장하는 소동극. 22일엔 배우 이성민이 동물 말을 알아듣게 된 경호원 역에 나선 소동극 ‘미스터 주: 사라진 VIP’도 개봉한다.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은 박서준과 영화 ‘드림’으로 뭉쳤다. 선수생활 최대 위기에 놓인 축구선수가 조금 특별한 국가대표 선수들과 홈리스 월드컵에 나선 유쾌한 도전기다.
 
총선 해에 선보이는 정치영화 ‘남산의 부장들’. [사진 쇼박스]

총선 해에 선보이는 정치영화 ‘남산의 부장들’. [사진 쇼박스]

총선이 있는 해를 맞아 정치서사도 다채롭게 변주된다. 1월 중 개봉할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변성현 감독은 ‘불한당’(2017)의 설경구와 다시 손잡고 1960~70년대 정치 막후를 그린 ‘킹메이커’를 선보인다.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물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는 2월 개봉 예정이다.
 
2019년 흥행 톱10 가운데 5편을 배급했던 디즈니가 해외배급사로서 첫 관객점유율 1위를 기록한 괴력을 이어갈지도 주목된다. 첫손에 꼽히는 신작은 여성 감독 니키 카로가 1억 달러 이상을 쏟아붓는 실사판 ‘뮬란’. 중화권 스타이면서 미국 국적인 유역비가 남장 여전사 뮬란을 맡았고, 견자단·공리 등이 가세했다.
 
11월 개봉할 안젤리나 졸리-마동석 주연의 ‘이터널스’도 관심 대상이다. 마블시리즈 세대교체가 시작된 가운데 마동석이 맡은 길가메시는 원작 코믹스에서 ‘토르’와 맞먹는 초인적인 능력의 캐릭터다. 이밖에 ‘어벤져스’의 스핀오프 ‘블랙 위도우’도 스칼렛 요한슨 주연으로 선보인다. 디즈니가 인수한 21세기 폭스의 스파이물 ‘킹스맨’은 조직의 초창기를 다루는 프리퀄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로 돌아온다.
 
강혜란·나원정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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