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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대리시험, 딸 장학금 뇌물" 이런데도 靑 "조국수사 옹색"

중앙일보 2019.12.31 16:44
윤석열 검찰총장이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31일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을 뇌물수수·공직자윤리법 위반·업무방해·증거위조교사 등 12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조 전 장관과 그의 부인 정경심 교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법 위반 혐의를 적시했다. 
 

126일간의 조국 일가 비리 수사 마무리

이를 통해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아들의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을 문제를 나눠서 풀어준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 검찰은 또 조 전 장관의 딸이 노 원장으로부터 받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을 뇌물로 판단했다. 
 

126일간의 수사...적용된 죄명만 12개

검찰이 31일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딸이 받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을 뇌물로 판단했다.  [연합뉴스]

검찰이 31일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딸이 받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을 뇌물로 판단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는 이날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노 원장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8월 27일 대대적 압수수색과 함께 수사에 착수한 지 126일 만에 조 전 장관 일가의 비리 혐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조 전 장관에게 적용된 죄명은 모두 12개다. 아들·딸 입시비리와 관련해서는 위계공무집행방해·업무방해·위조공문서행사·허위작성공문서행사·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다. 검찰은 부산대 장학금 부정수수에 대해서는 뇌물수수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사모펀드 투자 관련 공직자윤리법 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수사가 시작된 이후 증거위조와 증거은닉을 교사한 죄도 있다고 봤다. 
 

왜 불구속?..."사안 가볍지 않지만 정경심 구속 감안"

검찰은 조 전 장관의 가족비리 수사와 관련해 구속영장 청구를 수차례 고심했다고 한다. 교육자인데다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할 정도의 인사가 아들의 시험 부정에 관여하고 증거 위조와 은닉까지 관여한 점에서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그런데도 불구속 기소를 한 이유는 정 교수의 구속 상황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부부를 동일한 사안으로 모두 구속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결국 이 사안에 대해서는 신병 처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냈다"고 말했다. 
 

"아들 대학 온라인 시험 함께 풀어준 부부"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 3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걸려 있던 검찰 규탄 현수막의 조 전 장관 얼굴 부분이 누군가에 의해 찢겨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 3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걸려 있던 검찰 규탄 현수막의 조 전 장관 얼굴 부분이 누군가에 의해 찢겨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공소장에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조 전 장관 부부의 혐의도 나왔다. 부부가 아들의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 문제를 캡처해서 나눠서 풀어줬다는 점이다. 검찰은 해당 대학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봤다. 
 
검찰은 "2016년 11~12월경 2회에 걸쳐 아들의 미국 조지워싱턴대 '민주주의에 대한 세계적 시각(Global Perspective on Democracy)'이라는 과목의 온라인 시험 중 아들로부터 전송받은 문제를 분담해 푼 다음 아들에게 답을 송부했다"며 "이런 방식으로 A학점을 받도록 해 조지워싱턴대의 성적 사정 업무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아들의 조지워싱턴대 장학증명서도 허위"

2017년 10~11월 조 전 장관의 아들이 고려대와 연세대 대학원에 지원할 때 미국 조지워싱턴대의 허위 장학증명서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활동증명서, 법무법인A의 허위 인턴활동확인서 등을 제출한 혐의도 드러났다. 법무법인A의 허위 인턴활동확인서는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변호사 시절 만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행위를 한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고려대와 연세대의 입학 사정 업무를 방해하고 사문서를 위조했다고 판단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의 아들은 2018년 10월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지원할 때도 같은 허위 증명서를 제출했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아들이 해외대학 진학 준비로 한영외고 수업에 빠지게 되자 출석을 인정받기 위해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부탁해 허위로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예정증명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조 전 장관은 딸이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할 때 위조된 서울대 공인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 부산 호텔 허위 인턴확인서 등을 제출하게 도운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동양대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 수료증과 상장 등을 위조해 한영외고에 제출한 혐의 등으로 정 교수를 추가 기소하기도 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업무방해는 폭행‧절도 등과 달리 피해 결과를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업무를 방해하고자 하는 의도 등이 드러나면 적용이 가능한 법조”라며 “타인이 합격을 목적으로 시험을 대리로 응시한 사실을 밝혀냈다면 피해자(조지워싱턴)에 대한 조사가 없더라도 충분히 업무방해가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환중이 준 딸 장학금은 부산대병원장 자리 노린 뇌물" 

검찰은 딸 조모(28)씨가 2017년 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부산대 의전원에서 받은 장학금 600만원이 노 원장이 부산대병원장 자리를 노린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조 전 장관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노 원장이 근무하던 양산부산대병원 운영과 부산대병원장 등 고위직 진출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조 전 장관에는 뇌물수수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고, 노 원장도 뇌물공여와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코링크PE 주식, 정부에 8억원 허위 신고"

조 전 장관이 2017년 5월 민정수석 취임한 이후 정 교수와 재산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8억원 상당의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 주식의 차명 보유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정부에 허위 신고한 혐의도 드러났다. 부부는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타인에게 같은 금액의 채권(받을 돈)이 있는 것처럼 허위 신고했고, 소명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고도 허위 금전소비대차계약서 등을 제출했다. 이는 2017년 12월과 2018년 12월 두 번의 재산 신고에서 모두 일어난 일이다. 이에 공직자윤리위의 재산심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적용됐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이후 1개월 안에 3000만원이 넘는 주식은 백지신탁하거나 처분해야 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 부부는 타인의 명의로 코링크PE 주식, 웰스 주식,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7만주 실물 등 계속 보유했다.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다. 
 
검찰은 수사가 진행된 이후 정 교수가 한 증거 조작·은닉에 조 전 장관도 관여했다고 봤다. 조 전 장관이 지난 8월 인사청문회 당시 사모펀드 운용현황보고서를 위조하도록 하고, 자산관리인 김모(37)씨에게 서울 방배동 자택 PC 하드디스크를 교체·은닉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딸과 아들도 입시비리 공모자라고 봤지만, 아직 재판에 넘기지는 않았다. 검찰은 또 앞서 기소된 정 교수와 공소사실이 상당 부분 겹치는 점을 감안해 정 교수 재판부에 조 전 장관 사건을 병합해달라고 신청했다. 
 

靑 "결과 너무 옹색해...언론플레이 마라"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변호인단은 검찰 기소 직후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 끝에 조 전 장관을 억지로 기소한 것"이라며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총력 수사를 기울인 점을 생각하면 초라한 결과"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31일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불구속기소한 것과 관련해 “‘태산 명동에 서일필(태산이 울리도록 야단법석을 떨었는데 뛰쳐나온 것은 쥐 한 마리)’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검찰) 수사의 의도마저 의심하게 만드는 결과”라며 “대통령의 인사권을 흔든 수사였지만 결과는 너무 옹색하다”고 지적했다. 윤 수석은 또 “조 전 장관의 유무죄는 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라며 “법원의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더 이상의 언론플레이는 하지 말길 바란다. 국민과 함께 최종 결과를 지켜보겠다”라고 밝혔다. 
 
 
강광우·김수민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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