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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엔 대북제재 해제 결의안 북한과 사전 조율” 北 제재 완화 전략 회귀할까

중앙일보 2019.12.31 15:46
장쥔 중국 유엔대사가 12월 11일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최고 우선과제는 북미 대화 재개와 긴장 완화"라며 "안보리가 '가역 조항'을 발동시키는 방식으로 대북 제재를 수정해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엔]

장쥔 중국 유엔대사가 12월 11일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최고 우선과제는 북미 대화 재개와 긴장 완화"라며 "안보리가 '가역 조항'을 발동시키는 방식으로 대북 제재를 수정해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엔]

 
중국과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실무급 회의가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됐다고 외교부가 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31일 “이번 회의는 안보리의 비공개이자 비공식 실무급 협의로 알고 있다”며 “상임ㆍ비상임 이사국의 실무자들이 중·러가 제안한 결의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30일 유엔 안보리 중·러 결의안 비공개 회의

 
앞서 중ㆍ러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의 수산물·섬유·해외 노동자 파견과 관련한 안보리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결의안 초안을 13개 이사국에게 기습적으로 통보했다.
 
비공식 회의긴 하지만, 중ㆍ러가 북한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기간 중 안보리 회의를 요구한 것은 시점상 미묘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월 1일 ‘새로운 길’을 선언할 지 전 세계 이목이 쏠린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30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은 북한이 부정적 시나리오로 가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의 '성탄절 선물'(도발)이 나오지 않은 것은 중ㆍ러 결의안이 현재 안보리 이사국들 검토 단계에 와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북한의 연말 도발을 막은 것이 중ㆍ러의 제재안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다.
 2017년 평양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당시 미국국장)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가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주북한 러시아 대사관은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2017년 평양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당시 미국국장)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가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주북한 러시아 대사관은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유엔 안보리 결의안 통과는 상임이사국 5개국(P5, 미ㆍ중ㆍ러ㆍ영ㆍ프)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거부권(veto)이 있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반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통과 가능성은 희박하다. 때문에 제재안 제출 시도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도발을 멈춰 세우고, 미국 주도의 안보리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중국이 이번 결의안으로 미국과 갈등 전선을 확대하기 보다는 '해결사' 역할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 제재안 초안과 관련해 북한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은 30일 유엔 안보리의 익명의 외교관을 인용해 “러시아와 중국이 결의안 초안과 관련해 북한과 공조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외교관은 “중·러가 (안보리 이사국이 아닌) 15개 안보리 이사국들이 논의하기도 전에 북한에 문구를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며 비판했다. 중ㆍ러는 앞서 16일에도 결의안 초안을 이사국들에게 회람하기 앞서 북한에 먼저 통보했다고 한다.  
 
로이터는 또 미국이 안보리 제재 체제의 단결성을 강조하는 ‘언론 성명’을 준비했으나, 중국과 러시아 반대로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모습. [AFP=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모습. [AFP=연합뉴스]

 
이에 따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1월 1일 신년사 등을 통해 제재와 관련해 어떤 언급을 할지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4월 시정연설을 통해 ”제재 해제 문제 따위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전까지는 ‘제재 완화 올인 전략’이었다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제재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중·러가 제재 완화 여론에 군불을 때고 있는 만큼, 새해에 기존 노선을 수정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아니어서 이번 안보리 결의안 논의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은 미국ㆍ중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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