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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공항이전 주민투표 앞두고…의성군에 반대단체 19곳 등장한 이유는?

중앙일보 2019.12.31 11:30
5일 오후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대구 군 공항을 옮길 주변 지역 지원계획 주민 공청회에서 후보 지역 주민들이 국방부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대구 군 공항을 옮길 주변 지역 지원계획 주민 공청회에서 후보 지역 주민들이 국방부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국제공항·K-2공군기지(이하 통합대구공항)를 경북으로 이전하는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내년 1월 21일엔 이전 후보지인 경북 의성과 군위에서 주민투표가 열린다.
 

24일 찬반 대표단체 신청 접수 결과
찬성 단체 1곳-반대 단체 19곳 접수

이런 가운데 의성군에선 자신들을 반대운동 대표단체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한 단체가 무려 19곳이나 등장했다. 반면 찬성운동 대표단체로 신청한 곳은 통합신공항의성군유치위원회 1곳뿐이었다. 통합대구공항 이전 절차가 시작된 후 수년간 의성에선 공항 이전 반대운동이 찬성운동을 압도할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반대단체가 19곳에 달하는 이유는 뭘까.
 
31일 의성군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공항 이전 찬반 대표단체 1곳씩을 선정하기 위한 대표단체 신청을 접수했다. 주민투표관리규칙엔 선관위가 찬반 대표단체 1곳씩을 선정하도록 돼 있다. 찬반 대표단체로 선정되면 투표와 개표에 참관인을 보낼 수 있고 공보에 찬반 의견을 실을 수 있다. 접수 결과 찬성운동 대표단체로 신청서를 낸 곳은 1곳, 반대운동 대표단체는 19곳이었다. 대구군공항의성이전반대대책위, 의성군농민회, 의성군여성농민회, 한국농업경영인의성군연합회, 의성사과발전연구회 등이 반대운동 대표단체가 되겠다고 신청서를 냈다.
 
일각에선 공항 반대운동 대표단체 신청이 19곳이나 몰린 데 대해 “찬성 단체를 가짜 반대 단체로 무더기 둔갑시켜 진짜 반대 단체를 대표에 선정되지 못하도록 한 꼼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진짜 반대단체’는 5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14곳은 ‘가짜 반대단체’라는 지적이다.
 
신광진 대구군공항의성이전반대대책위원장은 “이 좁은 동네에서 대구통합공한 이전 반대 운동을 3년간 해왔는데 반대운동 대표단체를 신청한 대표자들 중에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공항 이전 찬성 조끼를 입고 있던 사람이 반대 대표단체가 되겠다며 나타났는데 기가 찼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대표단체가 되면 여론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에 찬성 단체들이 무더기로 몰려들어 진짜 반대 단체들이 대표단체가 되지 못하도록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대구·수원 군공항 이전 시민연합회 회원들이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군공항 조속 이전 촉구 연합 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광주·대구·수원 군공항 이전 시민연합회 회원들이 지난달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군공항 조속 이전 촉구 연합 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그러면서 “선관위가 진짜 반대 단체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시작하자 상당수 단체가 대표단체 신청을 포기했는데, 그 중 일부는 다시 공항 이전 찬성운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반대운동 대표단체 신청 당일에도 일부 단체는 공항 이전 찬성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반대운동 대표단체는 ‘푸른의성21’로 결정됐다. 반대운동 대표단체 신청을 한 단체들 사이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추첨을 거쳤다. 푸른의성21 관계자는 반대운동 대표단체로 선정된 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항이 의성으로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푸른의성21이 환경단체인 만큼 공항이 들어서면 환경적 측면에서 좋지 않을 것 같아 반대운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구군공항의성이전반대대책위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표 단체로 선정된 ‘푸른의성21’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선관위에 제출한 연락처는 폐업한 도시락업체로 나타났다”며 “현재 대표는 연락 두절 상태이며 선관위에 대표자 연락처를 문의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했다.
 
이 단체는 31일 오전 경북 의성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반대운동 대표단체 신청 접수를 한 일부 단체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인 대구시는 오는 2025년 민간공항, 군 공항 동시 개항을 목표로 정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내년 1월 21일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선정을 위한 이전후보지 2곳의 주민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대구시는 이전부지 선정 직후 신공항 청사진이 될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사진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조감도. [사진 경북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인 대구시는 오는 2025년 민간공항, 군 공항 동시 개항을 목표로 정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내년 1월 21일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선정을 위한 이전후보지 2곳의 주민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대구시는 이전부지 선정 직후 신공항 청사진이 될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사진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조감도. [사진 경북도]

 
한편 다음달 21일 경북 의성과 군위에서는 대구통합공항 최종 이전 부지를 선정하는 주민투표가 열릴 예정이다. 공항 이전 후보지는 군위군 우보면(단독)과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공동) 등 2곳이다. 이들 지자체는 지난 23일 각각 주민투표를 발의했다. 
 
주민투표는 군위군민은 단독 후보지인 우보면과 공동 후보지인 소보면에 각각 투표하고, 의성군민은 공동 후보지인 비안면에 찬반 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3개 지역별로 주민투표 찬성률 50%와 투표 참여율 50%를 합산한 결과 군위 우보지역이 높으면 단독 후보지를, 군위 소보지역 또는 의성 비안지역이 높으면 공동 후보지를 이전부지로 선정한다.
 
의성=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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