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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이용 2억명 늘었는데···그런 인도 쳐다도안보는 韓기업

중앙일보 2019.12.31 06:00
인도 뉴델리 길거리에서 함께 스마트폰을 보는 청년들. [뉴델리=AP]

인도 뉴델리 길거리에서 함께 스마트폰을 보는 청년들. [뉴델리=AP]

"인도 시장을 잡으려면 제조업보단 서비스다." 
전 세계 기업이 신흥시장 인도의 서비스 산업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제조업 투자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31일 '최근 인도 경제 동향과 투자환경 진단'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한국의 인도 직접투자는 10억 달러가 넘지만, 이 중 88%가 제조업"이라며 "인도가 제조업 중심으로 반덤핑 규제를 하는 등 자국 산업 보호를 강화하고 있어 서비스업 등 투자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8년(2010~2018년)간 인도 시장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274억 달러(약 31조원)에서 423억 달러(약 48조원)로 54% 이상 증가했다. 특히 서비스업에 집중됐다. 은행·보험·아웃소싱 등 서비스 산업이 28%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컴퓨터(20%)가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통신 부문 투자는 44억6000만 달러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휴대폰 사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이 투자의 배경이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인도의 이동 통신 가입자 수는 2018년 11억8000만명에서 2028년 14억10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2020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반면 자동차에 대한 글로벌 투자 규모는 8%에 그쳤다. 국제무역연구원은 "글로벌 차원에서 인도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산업은 서비스·통신·건설 인프라 등"이라며 "자동차·트레일러·금속가공·화학물질 제품 등에 치중하는 우리 기업들의 투자 방향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의 인도 직접투자는 10억5000만 달러로 2010년보다 5배가량 늘어났다. 지난 7월 생산을 시작한 기아차 공장이 대표적이다. 기아차는 인도 아난타푸르에 연산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완성차 공장을 세웠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저임금만을 보고 제조업에 투자하는 경향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국·동남아 시장에서도 볼 수 있듯 이들 국가의 임금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는 소비 산업,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인도의 제조업 평균 임금은 0.68달러(시간당)로 베트남(1.29달러)·인도네시아(0.96달러)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2010년(0.39달러) 비하면 2배 가까이 올랐다.  
 
조의윤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바이오·IT·에너지 등 시너지가 큰 신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면서 무역구제 조치 사전 예방과 기업 애로 해소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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