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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울산 시민에 피해 줬다” 오늘 송병기 구속 사활건 檢

중앙일보 2019.12.31 05:00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27일 오후 울산시청 자신의 집무실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송 부시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연합뉴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27일 오후 울산시청 자신의 집무실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송 부시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연합뉴스]

청와대와 공모해 지난해 6.13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31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영장전담판사는 명재권 부장판사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송 부시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송 부시장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규명할 첫번째 관문이라 보고 있다. 검찰이 실제 노리는 건 송 부시장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이란 것이다.
 

檢의 전략은 '관건선거'의 폐해 

검찰은 이날 영장심사에서 지난 6·13 울산시장 선거를 '관권 선거'라 규정하고 "송 부시장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청와대와 선거에 개입해 100만 울산시민이 피해를 봤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시장의 선거 개입으로 대의민주주의가 훼손됐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에 당선된 뒤 기뻐하는 송철호 울산시장의 모습. [송철호 선거대책위]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에 당선된 뒤 기뻐하는 송철호 울산시장의 모습. [송철호 선거대책위]

송 부시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측근의 핸드폰을 통해 수사 내용을 송철호 현 울산시장에게 전달한 만큼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다는 점도 강조할 방침이다. 
 

송병기의 반박  

하지만 송 부시장 측은 청와대와 자신이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검찰의 일방적 프레임이라 반박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캠프에 합류할 당시 공무원 신분도 아니었고 선거에 개입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송 부시장은 지난 5차례의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는 물론 청와대의 선거 개입 여부에 대해 함구하거나 부인했다. 지난 이틀간은 병가를 내고 변호인과 영장심사에 대비했다. 
 
공안 수사를 맡아왔던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우선 송병기의 입을 열게 해야 청와대 윗선에 대한 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신병 확보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관이 지난 18일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관련 서울 국무총리실 별관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검찰 수사관이 지난 18일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관련 서울 국무총리실 별관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송의 수첩이 모든걸 바꿨다

송 부시장의 주요한 혐의는 청와대 관계자들과 공모해 선거에 개입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다. 퇴직 공무원 신분이던 송 부시장은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현직이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위 첩보를 청와대 문모 행정관에게 전달한 인물이기도 하다. 
 
검찰은 이 첩보를 근거로 청와대의 경찰 하명수사 의혹을 살펴보던 중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을 확보했다. 해당 업무수첩에 'BH회의, 이진석(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 송장관(송철호) BH방문결과, 산재모병원(김 전 시장 공약)→좌초되면 좋음' 등의 내용이 적혀있음을 확인했고, 이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송 부시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업무수첩은 "지극히 개인적 단상을 적어놓은 일기장에 가까운 것"이라며 "사실관계와 다른 내용이 많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제기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30일 오후 참고인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제기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30일 오후 참고인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업무수첩 진실공방 

하지만 검찰은 업무수첩에 나온 내용이 일부 실행된 점(산재모병원 좌초)과 송철호 캠프에 있던 송 부시장이 지방선거 전 청와대 관계자들과 만나 선거 공약을 논의한 것 자체가 청와대의 선거개입 행위라 보고 있다. 
 
검찰은 2015년 김기현 전 울산시장 재직 당시 울산시 교통건설국장(3급)으로 퇴임했던 송 부시장이 2017년 송철호 캠프에 합류해 고속 승진을 했던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송병기의 고속 승진  

송 부시장은 지난해 6월 송철호 시장이 당선된 뒤 민선 7기 시장 인수위원회 총괄 간사를 맡았고 두 달 뒤엔 경제부시장(1급)으로 파격 승진을 했다. 이후 송 부시장은 울산시 국회의원 출마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최초로 청와대에 제보한 인물로 지목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23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최초로 청와대에 제보한 인물로 지목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23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송 부시장에 대한 이런 파격 인사가 송 부시장이 선거 전 김 전 시장에 대한 첩보를 청와대에 전달하며 공로를 세운 대가라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송 부시장의 신병 확보에 성공할 경우 송 부시장을 발판으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한병도 전 정무수석, 조국 전 법무부 장관(당시 민정수석) 등으로 수사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백원우 청와대 전 민정비서관의 모습. 우상조 기자

백원우 청와대 전 민정비서관의 모습. 우상조 기자

영장 기각시 檢에겐 타격 

하지만 영장이 기각될 시 혐의 입증이 어려운 선거개입 수사의 특성상 진상규명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지난 28일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백 전 비서관은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한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비서관은 송 부시장이 생산한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를 경찰에 전달토록 지시한 인물이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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