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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세상] “식수 걱정 싹 사라졌어요” 베트남 마을에 맑은 물 콸콸콸

중앙일보 2019.12.31 05:00 종합 24면 지면보기
굿피플은 지난 7월 23일 베트남 남부 벤째성 떤빈 마을에서 정수시설을 만들고 기증식을 열었다. 이전까지 주민 대부분은 빗물을 모으거나 강물을 떠와 생활용수로 사용했다. [사진 굿피플]

굿피플은 지난 7월 23일 베트남 남부 벤째성 떤빈 마을에서 정수시설을 만들고 기증식을 열었다. 이전까지 주민 대부분은 빗물을 모으거나 강물을 떠와 생활용수로 사용했다. [사진 굿피플]

씬짜오,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에 사는 두 아이의 아빠 서른일곱 살 응웬 티남이에요. 한국 친구들이 다녀간 지 벌써 두 달이나 흘렀네요. 물은 콸콸~ 잘 나옵니다. 제 다섯 살 아들은 콜라보다 물이 더 좋대요. 갑자기 물 얘기냐고요? 맞아요, 한국 친구들이 다녀가기 전까지 우리 동네는 물을 구하기 힘든 마을이었거든요. 식수는 사먹었는데 한 모금만 머금어도 입안에는 씁~쓸하고 짠맛이 묻어났어요. 그마저도 가뭄 때면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었죠. 이젠 그런 걱정이 싹 사라졌어요. 친구들 고마워요~

 
국제구호개발 NGO(비정부기구) 굿피플은 지난 10월 17일 베트남 남부 벤째성 떤 푸 떠이 마을을 비롯해 올해 5개 마을에 식수 등 생활용수 정수시설을 만들었다. 2016년부터 8개 마을에서 진행해 온 식수 개선 사업의 일환이다. 이전까지 주민 대부분은 빗물을 모으거나 강물을 떠와 생활용수로 사용했다. 그마저도 강에서 떠온 물은 염분이 포함돼 있고, 비소·수은 등 유해물질이 검출돼 마시는 물로는 사용할 수 없었다. 사업을 진행한 황예진(28·여) 간사는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아이들이 ‘물을 마음껏 마시고 싶다’고 해 마음이 아팠다”며 “수도꼭지에서 쏟아져 나온 물을 보고 동네 주민들이 춤을 추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고 말했다.

창립 20주년 맞은 NGO 굿피플
14개 국가 21개 지역에서 활동
식수 등 생활용수 정수시설 만들고
희망나눔박스 8년째 13만개 전달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설립 ... 대북 식량 지원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설립한 ‘굿피플’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북한 내 식량 부족으로 ‘고난의 행군’이 절정이던 1999년, 옥수수 종자(39.5t)와 비료(1000t)를 보내며 구호활동을 펼친 ‘좋은 사람들’이 그 시작이다. 종교·문화를 뛰어넘어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밀자는 취지였다. 이영훈 굿피플 이사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네팔·르완다·마다가스카르 등 14개 국가 21개 지역에서 의료·교육사업을 펼쳐왔다”며 “우리를 뒷받침해 준 5만 명의 후원자 덕분에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굿피플은 지난 7월 3일 케냐 몸바사의 베다니학교 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스쿨버스를 기증했다. [사진 굿피플]

굿피플은 지난 7월 3일 케냐 몸바사의 베다니학교 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스쿨버스를 기증했다. [사진 굿피플]

지난 11일 우간다에서 열린 산모 병동 완공식에서 김천수(왼쪽) 굿피플 회장이 아기와 엄마를 보살피고 있다. 굿피플은 2011년 우간다 지부를 설립해 보건의료와 교육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굿피플]

지난 11일 우간다에서 열린 산모 병동 완공식에서 김천수(왼쪽) 굿피플 회장이 아기와 엄마를 보살피고 있다. 굿피플은 2011년 우간다 지부를 설립해 보건의료와 교육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굿피플]

 

왕진버스 타고 의료 사각지대 환자 120만명 치료

굿피플은 인프라 개발사업 외에도 교육기관이 부족한 저개발국가에 학교를 세우고 자립기반이 없는 현지인들에게 직업훈련을 하는 교육사업도 하고 있다. 2013년 케냐 투르카나에 세운 중·고등기숙학교 ‘임연심 굿피플 미션스쿨’은 지난 7월, 2회 졸업생 24명을 배출했다. 보건·의료 환경이 열악한 곳에는 병원을 지어 의료기구와 의약품도 보낸다. 현재는 방글라데시·르완다 등 6개 지역에서 의료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왕진버스를 타고 의료 사각지대를 찾아다니는 ‘사랑의 의료 봉사’를 통해선 연인원 120만 명에 이르는 국내·외 환자를 만났다.

 
굿피플이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19 희망나눔 박싱데이' 행사를 열었다. 자원봉사자 200여명과 함께 총 2만개의 '희망박스'를 만들어 독거노인·기초생활수급자 등 소외이웃에게 전달했다. [사진 굿피플]

굿피플이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19 희망나눔 박싱데이' 행사를 열었다. 자원봉사자 200여명과 함께 총 2만개의 '희망박스'를 만들어 독거노인·기초생활수급자 등 소외이웃에게 전달했다. [사진 굿피플]

크리스마스 무렵엔 기초생활수급자·다문화가정 등 국내 소외 이웃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생활필수품(10만원 상당)이 담긴 ‘희망박스’도 전달한다. 굿피플은 지난달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원봉사자 200명과 함께  ‘희망나눔 박싱데이(Boxing Day)’행사를 열고 ‘희망박스’ 2만여 개를 만들었다. 크리스마스 무렵이 되면 교회들이 빈곤 이웃들을 위해 옷·음식 등을 상자에 담아 선물하는 중세시대의 문화를 계승한 것이다. 8년째 이어온 박싱데이 행사를 통해 전달한 상자만 13만여 개로 135억원 상당이다. 이밖에도 전국 100여 개 그룹홈·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학대·방임을 당하는 아동들에게 방과 후 교육과 정서함양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스무 살 청년’이 된 굿피플이 그동안 우리 사회에 남긴 발자국은 이를 뒤따르는 국제 NGO들의 이정표가 돼왔다. 이영훈 이사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2021년까지 해외사업 국가와 후원 아동을 20개국 3만 명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고통받는 이웃을 보듬기 위해 굿피플이 남길 새로운 발자국도 계속 응원해 주세요.”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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