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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문 들어오면 25만원…노후차 2주 만에 절반 줄었다

중앙일보 2019.12.31 00:04 종합 22면 지면보기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으로 5등급 차량의 서울시내 운행 제한이 시행된 지난 1일 서울교통정보센터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CCTV를 통해 위반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으로 5등급 차량의 서울시내 운행 제한이 시행된 지난 1일 서울교통정보센터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CCTV를 통해 위반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유치원생 딸과 두 살 아들을 키우는 주부 김모(서울 아현동·40)씨. 휴일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외부 활동을 하지만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집에서 하루를 보냈다. 이날 서울의 초미세먼지(52㎍/㎥)는 고농도(50㎍/㎥ 초과) 수준이었다. 김씨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외출하면 바로 감기에 걸릴 정도”라며 “겨울이면 내내 아이들이 감기를 달고 산다”고 말했다.
 

서울시 ‘미세먼지 시즌제’ 한 달
과태료 건수 416대 → 198대로 감소
전문가 “수도권 등 타지역 공조 필요”
미세먼지 감소 효과는 더 두고봐야

미세먼지 때문에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겨울은 더 고통스러운 계절이 됐다. ‘삼한사미(三寒四微·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것)’가 일상화하면서 지방자치단체(지자체)마다 동절기 미세먼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3년간 서울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수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최근 3년간 서울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수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서울시는 ‘미세먼지 시즌제(계절관리제)’를 지난 1일 도입했다. 고농도시기(12월~3월)에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교통(수송)과 난방, 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강력한 저감 대책을 가동하는 것이다. 전국 지자체 중 처음 시작했다. 가장 강력한 대책은 배출가스 5등급 차량(노후 경유차)의 도심 운행 제한이다. 노후 경유차가 서울시 녹색교통지역(사대문안 16.7㎢)에 들어오면 25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단속 첫날인 지난 1일에 416대던 과태료 부과건수가 지난 16일(198대)에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전체 등록차량(2320만대) 중 5등급 차량(247만대)은 10.7%지만 차량 미세먼지 배출량 53%가 노후 경유차에서 나온다. 국회에 계류된 미세먼지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돼 노후 경유차 운행의 수도권 운행 제한이 이뤄지면 232t(배출량의 28%)의 초미세먼지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12월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PM-2.5㎍/㎥)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12월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PM-2.5㎍/㎥)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도입 한달도 안된 시즌제의 효과를 따지기에는 이르다. 최근 3년간 12월 서울의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수는 9일로, 단순 평균하면 30일까지 살펴본 올해 12월(3일)의 발생일수와 큰 차이가 없다. 농도는 약간 떨어진 모습이다. 이번달 미세먼지 농도는 일평균 28.5㎍/㎥로 지난해 12월~지난 3월(35㎍/㎥)을 밑돈다. 김의승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미세먼지 수치가 심각할 때 비상저감조치에 들어가지만 사후적 대응일 뿐”이라며 “외부 유입 요인을 배제한 미세먼지 수준을 낮춰 관리하는 것이 시즌제 도입의 목표”라고 말했다.
 
시즌제의 한계도 있다.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겨울철 미세먼지 유발 요인을 관리하려면 차량 제한보다 친환경보일러 보급 등 난방 쪽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현 평택대 환경융합시스템학과 교수는 “인천·경기 등 다른 지역과의 공조가 이뤄지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대전·대구도 겨울철 계절관리 나서=‘시즌제’라는 명칭까지 내걸지는 않아도 겨울철 계절관리에 나선 지자체는 많다. 대전시는 미세먼지가 심각한 12월부터 3월까지 ‘고농도 계절관리기간’에 동구 복합터미널과 중구 중앙로, 유성온천역 등 통행량이 많은 지역은 ‘집중관리도로’로 설정해 특별 관리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도로 미세먼지 집중 제거의 날’을 지정해 분진흡입차·진공청소차·살수차 등을 가동해 미세먼지 저감에 나서고 있다. 전북도는 도내 미세먼지 발생원인 1위인 ‘비산먼지’ 저감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비산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도로 26곳(111.6㎞)을 중심으로 계절관리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현옥 기자, 대전·대구=김방현·김윤호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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