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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장발장' 선처해줬다가…훈방한 경찰 직무유기 조사

중앙일보 2019.12.30 19:59
지난 10일 인천 한 마트에서 배고픔을 참지 못해 식료품을 훔치던 부자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MBC 방송 캡처]

지난 10일 인천 한 마트에서 배고픔을 참지 못해 식료품을 훔치던 부자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MBC 방송 캡처]

지난 10일 인천의 한 마트에서 자녀와 함께 물건을 훔치다 적발된 이른바 '현대판 장발장'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이들 부자에 대한 훈방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9일 국민신문고에 부자를 석방한 경찰관들이 직무유기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다.
 
30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인천 마트 부자 절도 사건과 관련한 국민신문고에는 "경찰관들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절도 혐의자를 훈방 조치했다"며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민신문고 접수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윗선에 보고 등을 하지 않고 임의대로 부자를 훈방했는지 등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인천 마트 부자 절도사건은 앞서 지난 10일 30대 가장 A(34)씨와 아들 B(12)군이 한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다 적발되며 알려졌다. 그러나 허기를 채우려 했다는 B군의 사과에 마트 주인은 선처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천 중부경찰서 영종지구대 경찰관들은 A씨 부자를 국밥집으로 데려가 음식을 대접했다. A씨 부자가 마트에서 검거되는 장면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A씨 부자에게 20만원이 든 현금 봉투를 전하기도 하는 등 후원이 이어졌다.
 
A씨 부자와 경찰관들의 사연은 곧바로 '인천 장발장' '현대판 장발장' 사건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이들을 훈방 조치한 경찰관들은 인천경찰청장 표창을 받았고, 현금을 건넨 시민 역시 경찰에서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A부자가 절도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적발된 당시 마트 상황. [뉴스1]

A부자가 절도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적발된 당시 마트 상황.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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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장발장' 사연은 며칠 뒤 한 방송을 통해 논란으로 번졌다. 지난 27일 SBS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A씨의 주변 인물들이 그동안 알려진 A씨의 안타까운 사정과는 딴판인 이야기를 해서다.
 
A씨와 중학교 동창이었다고 밝힌 한 남성은 "(A씨가) 병을 핑계로 댄 것은 거짓말"이라며 "(A 씨에게) 일을 소개해줬는데, 일을 안 하고 아들이랑 PC방에서 게임만 했다"고 말했다. A씨의 전 직장 동료와 지인 등도 방송에 출연해 "돈을 빌려줬더니 복권을 사더라" "(택시 회사에 사납금을) 미입금하고 도망갔다" 등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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