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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CJ ENM "프듀 사태 죄송···투표 수익 포기하겠다"

중앙일보 2019.12.30 17:39
CJ ENM 허민회 대표이사가 30일 ‘프로듀스 101’ 시리즈 조작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CJ ENM 허민회 대표이사가 30일 ‘프로듀스 101’ 시리즈 조작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CJ ENM 허민회 대표이사가 Mnet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 시리즈 순위 조작 논란에 대해서 “변명의 여지 없이 저희 잘못”이라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30일 서울 상암동 CJ ENM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 대표는 “데뷔라는 꿈 하나만 보고 모든 열정을 쏟았던 연습생들과 프로그램을 응원해 주신 팬들과 시청자 여러분께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죄송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프듀 X’ 종영 직후부터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된 지 다섯 달 만에 경영진이 처음으로 입을 뗀 것이다.  
 

시즌4 순위 조작 논란 5달 만에 사과
피해 연습생 금전적 보상 계획 밝혀
“엑스원, 아이즈원 활동 재개 지원,
공정성 확보되면 오디션 다시 검토”

이날 CJ ENM 측이 약속한 것은 크게 세 가지다. ▶ 피해를 본 연습생에 대한 금전적 보상 ▶300억원 규모의 기금 및 펀드 조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시청자위원회 설치 등이다. 피해자가 확정되는 대로 이들을 구제하는 한편 ‘프듀’ 시리즈로 벌어들인 수익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취지다. 하용수 경영지원실장은 “경찰과 검찰 수사 진행 중에는 외부에 드릴 수 있는 말씀이 한계가 있었다”며 “연말이 지나고 해가 넘어가게 되면 아티스트 활동 공백이 길어지고, 추가 피해가 커질 것이라 판단해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하 실장과 신윤용 커뮤니케이션 담당이 진행한 질의응답 중 주요 내용이다.  
 
피해를 본 연습생은 누구인가.  
연습생은 크게 수혜자와 피해자로 나뉜다. 데뷔를 해야 했는데 못한 연습생이 피해자고, 데뷔를 한 사람이 수혜자다. 누가 수혜자이고, 피해자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확정되는 대로 피해 보상 절차에 들어갈 것이다. 2차 피해를 우려해 수혜자와 피해자 명단은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왜 피해자를 확정할 수 없나.  
원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외부 온라인 문자투표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다 보니 제작진 중에서도 일부만 데이터 접근이 가능했다. 내부에 있는 데이터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원 데이터와 비교 및 대조 작업이 필요한데 여러 업체로 나누어져 있어 확인이 불가능했다. 이처럼 회사 조사로는 한계가 있어 수사를 의뢰했다.  
순위 조작 논란으로 잠정 활동 중단에 들어간 아이즈원(위)과 엑스원. [연합뉴스]

순위 조작 논란으로 잠정 활동 중단에 들어간 아이즈원(위)과 엑스원. [연합뉴스]

 
엑스원과 아이즈원 활동은 어떻게 되나.  
현재 두 팀은 활동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최대한 빨리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소속사 및 멤버들과 협의 중이다. 이들도 피해자다. 아이즈원의 경우 데뷔 후 1년 넘게 활동한 만큼 조속히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심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이돌학교’도 조작 논란도 있었는데.
수사 중인 상황이라 말씀드리기 힘들다. 수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말씀드리겠다.  
 
문자투표에 참여한 시청자에 대한 피해 보상은.
현재 통신사에 기술적으로 일괄 환불 조치가 가능한지 문의한 상태다. 환불 외에도 기부 등 다른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펀드 기금 300억원은 어떻게 마련했나.  
‘프듀’ 시즌 1~4에서 발생한 이익과 향후 발생할 이익을 포함한 금액이다. 모두 CJ ENM와 관련된 금액으로 소속사나 연습생들에게 분배되는 몫은 제외했다. 외부 독립된 기관에 운영을 맡길 예정이다. ▶해외 진출 기획사 및 아티스트 자금 지원 ▶작곡가 및 언더그라운드 창작자 지원 ▶중소기획사 신인 발굴 및 육성 ▶K팝 연구소 설립 및 지원 등에 쓰일 계획이다. 최소 5년 이상 장기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재판 중인 PD 3명은 내부 징계를 받았나. 고위 관계자 개입 의혹도 있는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내부 감사를 이중으로 진행하기는 어려웠다. 내부 인사 규정 역시 재판 결과가 나와야 처벌이 가능하다. 현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로 정직 등 징계가 내려진 상황은 아니다. 고위 관계자는 개입돼 있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또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알 것 같다.  
 
‘쇼미더머니’ 등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은 어떻게 되나.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될 때까지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한 법인 빌리프랩 관련 오디션 역시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 참관인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시청자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송사가 아티스트 제작 및 유통에 손을 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안 하는 것이 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된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그들을 통해 전 세계에 K팝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케이콘 등 CJ ENM이 오랫동안 해왔고, 할 수 있는 일을 할 기회를 놓는 것 자체가 K팝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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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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