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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 세상 달라졌다" 흉기살인 초등생 처벌여론 확산

중앙일보 2019.12.30 13:21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금 현 대한민국시대. 미성년자를 너무 어리고 착한 아이로 보지요.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미성년자를 이대로 놔둘 시 그들이 성인이 돼서 저지르는 죄는 더 대담하고 더 악랄할 것입니다. 조속히 미성년처벌법이 개정되길 바랍니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초등생이 또래 친구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과 관련, 미성년처벌법을 개정해달라는 요구가 본격화했다. 이는 가해 아동이 형사상 처벌 대상이 아닌 ‘촉법소년’(觸法少年, 10세 이상~14세 미만)이라 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과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성년처벌법을 하루속히 개정해주세요’, ‘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초등생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2건이 30일 잇따라 올라왔다.
 
청원인은 “청소년 미성년이면 누굴 때리거나 폭행 시 처벌이 약하죠. 처벌은 안 받고 보호처분을 받는다지요. 차라리 교육을 이수하게 하고 20살 성년이 된 후 바로 법의 처벌을 진행하길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기본법조차도 없는 게 대한민국 현실이다. 하루속히 미성년법을 전면 개정해주세요”라고 밝혔다. 다른 청원인은 “사람을 죽였는데 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한다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지난 9월에는 ‘수원 노래방 폭행’ 사건 당시 가해자 7명이 모두 촉법소년인 사실이 드러나자 사회적 공분이 일기도 했다. 당시 ‘가해자들을 엄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약 25만 명이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이번 사건과 관련, 맘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도 미성년처벌법 강화에 대한 네티즌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한 네티즌은 “왜 유독 우리나라만 처벌이 솜방망이 (처벌)인지 모르겠다. 성범죄, 아동범죄, 살인 등은 나이 불문하고 강력히 처벌해야 해요”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은 “아이들과 뉴스를 보며 밥 먹고 있는데 초등 5학년이 친구살해 뉴스를 보다 깜짝 놀랐어요. 어쩜 그럴 수가 있는지 저희 애들도 다 초등 6학년, 2학년인데. 뉴스를 보더니 저한테 묻는 거예요. 어떻게 초등학생이 살인하냐고 그리고는 왜 살인했는데 감옥에 안 가냐고”라고 했다. 
 
이 네티즌은 이어 “촉법소년법이 이상하다고 묻는데 이걸 ‘우리나라는 10∼14세 아이들 보호법이 있다. 그래서 보호를 받는다’고 하니 ‘그럼 이런 뉴스를 접한 아이들이 자기들도 벌 안 받는다는 거 알고 더 죄짓지 않겠냐’고 말하는데 더 설명을 못 하겠더라고요”라고 소개했다.  

 
30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7시 40분쯤 구리시에서 초등학생 고학년생인 A양이 조부모 집으로 친구 B양을 부른 뒤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B양은 집 앞 복도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지던 도중 사망했다. 복도에서 B양을 발견한 목격자 비명을 들은 경비원이 112에 신고했다.  
[뉴스1]

[뉴스1]

 
경찰 조사에서 A양은 “B양으로부터 험담 등 괴롭힘과 폭행을 당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양이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초등학교 재학생은 “우리 학교 5학년 여학생이 ‘패륜적 농담’을 했다는 이유로 다른 학교 학생을 찔렀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집 안에 있던 A양을 긴급체포했다가 가족에게 인계했다. A양이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상 미성년자인 ‘촉법소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A양은 범행이 확인되더라도 촉법소년에 해당해 형사상 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범죄를 저질러도 형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은 법원 소년부로 넘겨져 일반적인 형사사건 기소보다 수위가 낮은 보호관찰이나 소년원 수감 등 처분을 받게 된다. 전과기록도 남지 않는다.  

 
한편 A양은 경찰 조사를 마치고 지난 27일 소년분류심사원에 인치됐다. 소년분류심사원은 비행 청소년 등을 위탁받아 수용하는 법무부 소속 기관이다. 법원은 청소년이 저지른 범행의 내용이 가볍지 않거나 반복해서 범행을 저지를 우려가 있는 경우 소년분류심사원 위탁을 결정한다. A양이 저지른 사건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한다. A양은 앞으로 약 1개월의 소년분류심사원 위탁 기간 중 심사를 거쳐 보호처분 등을 받게 된다.
 
전익진·최모란·채혜선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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