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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펑펑 와" 입닫은 송철호, 오늘도 "눈 안그쳐서" 논란 침묵

중앙일보 2019.12.30 12:08
송철호 울산시장이 30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울산 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 후보지역 선정, 수소시범도시 사업지 선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송철호 울산시장이 30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울산 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 후보지역 선정, 수소시범도시 사업지 선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송철호 울산시장은 송병기 울산경제부시장이 31일 법원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것과 관련해 “송 부시장이 이런 재판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시민에게 걱정을 끼쳐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만 그동안 있었던 일과 사건에 대해 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지난번처럼 ‘눈이 펑펑 내릴 때는 그것을 쓸어봐야 소용이 없다’고 말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홀에서 열린 ‘경제자유구역 예비지정’ 기자회견 자리에서다.  
 

송철호 울산시장 30일 기자회견에서 23분간 브리핑·질의 응답
“송병기 부시장 영장 실질심사 받게 돼 시민에게 죄송”
심경 묻자 “저에 대한 신병처리 결정되면 밝힐 것”

하명수사 논란에 대해 송 시장은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 지난 11일 열린 2020년 국가 예산 기자회견에서 보인 태도와 똑같았다. 당시 “눈이 펑펑 내릴 때는 그것을 쓸어봐야 소용이 없다. 지금 쓸면 눈이 쌓일 뿐”이라며 “나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30일에도 송 시장은 “내리는 눈이 좀체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눈이 그친 뒤에 시민들을 위해 눈을 치우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송 부시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입장 표명을 할 것이냐’는 기자 질의에 송 시장은 “그건 아니다. 조만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시기를 말해달라’는 기자 질의가 이어지자 송 시장은 “저에 대해서 중앙지검에서 조사하고 있고, 저에 대한 신병처리가 결정되면 심정을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30일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 후보지역 선정, 수소시범도시 사업지 선정 및 수소융복합단지 실증사업 선정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송철호 울산시장이 30일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 후보지역 선정, 수소시범도시 사업지 선정 및 수소융복합단지 실증사업 선정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하명수사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송 시장은 공식 석상에 나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기자회견 직전 울산시 대변인은 “경제자유구역과 수소시범 도시 등 오늘 발표 내용에 한해 질문을 해달라”고 공지했다. 기자회견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에는 ‘송 시장의 발표 내용을 확대 재생하지 말아달라’는 글을 담았다.  
 
이날 11시 모습을 드러낸 송 시장은 프레스홀에 들어서자마자 기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권했다. 30여명의 기자와 일일이 악수를 하며 송 시장은 ‘반갑습니다’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단상에 오른 송 시장은 8분간 경제자유구역 예비지정에 관한 브리핑을 했다. 브리핑 관련 질의가 끝난 뒤 기자들이 하명수사 관련 심경을 묻는 말을 던지자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는 말을 남긴 채 추가 질의를 받지 않았다. 2019년 마지막 기자회견인 만큼 기자들과 악수를 다시 하겠다며 입장할 때와 마찬가지로 악수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리 최초 제보자로 드러난 송 부시장은 이날 개인적인 사유로 병가를 냈다. 영장 실질 심사가 예정된 31일에는 하루 공가를 낸 송 부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인 영장 실질 심사를 받는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9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송 시장과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장모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고발했다. 곽상도 한국당 감찰 농단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은 이날 대검찰청에 이들에 대한 공무상 비밀 누설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둔 지난해 1월, 선거 출마 예정이던 송 시장과 그의 측근인 송 부시장은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소속이던 장 행정관을 만나 울산 공공병원 건립 공약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송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유력 후보였다. 한국당은 장 행정관이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해 공무원의 정치 중립 위반 의무를 위반했으며 공공병원 설립 계획 등 공무상 정보를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울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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