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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피해자 87% 女···가해자 24%는 전 남편·연인이었다

중앙일보 2019.12.30 12:00
[연합뉴스TV]

[연합뉴스TV]

A씨는 남자친구와 촬영했던 영상이 최근 인터넷상에 유포됐다는 사실을 지인을 통해 알게 됐다. A씨의 신상정보와 일상 사진까지 함께 게시돼 피해는 더욱 심각했다. 
 

여성가족부, 올해 1936명 영상 삭제 지원

A씨는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해당 건을 고소하고,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해당 영상과 사진 등의 삭제지원을 요청했다. 지원센터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자살 충동을 호소하는 A씨에게 삭제 지원과 함께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황은 더 심각하게 돌아갔다. 지원센터가 유포 현황 점검에 들어가자 피해 영상물과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게시한 사이트가 삭제 요청에 불응하고, 오히려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을 게시하는 등 2차 가해 행위까지 벌였다. 
 
지원센터는 경찰청과의 핫라인을 통해 수사를 의뢰하고 점검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한 피해자들이 진술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경찰은 지원센터가 제공한 증거 자료와 피해자 진술을 바탕으로 해당 사이트 운영자를 성폭력처벌법 위반으로 검거했다.
 
30일 여가부ㆍ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는 올해 1~11월 A씨를 포함한 1936명의 피해자에게 총 9만6052건의 영상ㆍ사진 삭제를 지원했다. 삭제 지원 등 비용은 전액 정부가 부담한다. 
 
센터의 월 평균 삭제지원 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2018년 3,610건→2019년 8213건) 늘었다. 수사ㆍ법률지원 연계 건수도 지난해에 비해 약 1.5배 이상(25건 → 44건) 증가했다. 
 
여가부는 “삭제지원 인력이 9명에서 16명으로 늘었고 삭제 지원 경험이 쌓이면서 삭제지원 건수가 급증했다. 지원센터와 경찰청의 직통회선(핫라인) 개설, 지원센터 내 전문 변호사 배치에 따라 수사ㆍ법률 지원도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올해 센터가 지원한 피해자 1936명 중 여성은 1695명(87.6%), 남성 241명(12.4%)이다. 피해자 자신이 연령을 밝히지 않은 경우(929명)를 제외하고, 20대가 479명(24.8%)으로 가장 많았고, 10대, 30대, 40대, 50대 이상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15.0%)와 20대(24.8%) 피해자가 전체의 39.8%를 차지해 2018년도의 10대(8.4%)와 20대(19.1%) 피해자 비율보다 12.3%포인트 늘었다.
 
가해자를 특성할 수 없는 디지털성범죄의 특성을 보여주듯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미상)가 603명(31.1%)으로 가장 많았다. 모르는 사람(가해자 확인은 했지만 피해자와 읾련식도 없는 사람, 346명, 17.9%) 의 비중도 상당했다. 불법 촬영 피해는 전 배우자나 연인 등 친밀한 관계(464명, 24.0%)나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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