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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조국에 등진 박형철 변호사 등록···주소는 이인걸 로펌

중앙일보 2019.12.30 11:29
2017년 11월 박형철 당시 대통령 비서실 반부패비서관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답변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11월 박형철 당시 대통령 비서실 반부패비서관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답변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의 핵심 참고인인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약 열흘 전 변호사 재개업 등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경심 변호 이인걸 로펌 주소로 개업
박형철 "당분간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아"
박형철 진술, 조국 수사의 핵심 단서

박 전 비서관은 아직 검찰 수사 대상이다. 하지만 대한변협 관계자는 "변호사법상 금고이상의 형을 받거나 공직에서 징계처분으로 해임되지 않을 경우 변호사 등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형철, 어디 로펌가나 

박 전 비서관이 지난 12월 초 청와대 퇴직 뒤 재개업 신고를 하며 등록한 주소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변호했던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의 법무법인인 다전이다. 이 전 특감반장도 유재수 감찰무마 수사의 주요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변호를 맡았던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반장이 지난 10월 2일 서울중앙지검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변호를 맡았던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반장이 지난 10월 2일 서울중앙지검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박 전 비서관은 청와대 근무 전 법무법인 다전이 아닌 담박에 근무했었다. 담박 관계자는 "박 전 비서관이 다전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비서관은 중앙일보에 "당분간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다전의 주소만 빌렸다는 것이다. 다전 관계자는 "박형철 변호사는 다전 소속이 아닌 상태"라 말했다.
 

"박형철 진술과 다르네요" 

12월 초 청와대에 사표가 수리된 박 전 비서관은 '조국 민정수석실'을 겨냥한 검찰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참고인이었다. 
 
조국 민정수석이 지난 5월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차를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왼쪽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연합뉴스]

조국 민정수석이 지난 5월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차를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왼쪽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연합뉴스]

지난 26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조 전 법무부 장관의 영장심사에서 조 전 장관과 변호인의 답변을 듣던 권덕진 영장판사는 "박 전 비서관의 진술과 다르다"는 말도 했었다고 한다. 그만큼 조 전 장관과 박 전 비서관의 입장이 갈린다는 것이다. 
 
박 전 비서관은 검찰의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서도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전달한 첩보를 정식 공문 등록없이 경찰청에 전달한 과정을 상세히 진술했었다. 
 

"김기현 첩보가 유일했다" 

박 전 비서관은 검찰에 "지방선거 전 선출직 공무원(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리 첩보가 이런식으로 전달된 것은 김 전 시장의 사례가 유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백 전 비서관의 입장과는 결이 다르다. 박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이 기소돼 재판에 넘겨질 경우 법정의 핵심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백원우 청와대 전 민정비서관의 모습. 우상조 기자

백원우 청와대 전 민정비서관의 모습. 우상조 기자

검찰은 백 전 비서관의 경우 유재수 감찰무마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관련 기소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박 전 비서관의 경우 업무 과정의 위법행위는 없었다고 보고있다. 
 

조국과 가까웠던 박형철

현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1기 멤버인 박 전 비서관은 청와대 재직시절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매우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오른쪽)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지난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비서관이 다른 민정수석에 비해 보고와 문서작성 능력이 탁월해 조 전 수석의 인정을 받았다"며 "조 전 수석이 있던 당시에는 민정수석실 산하 비서관 중 반부패비서관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뒤에는 박 전 비서관의 법무부 차관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전 비서관은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끝으로 공직을 마치고 싶어했다고 한다.
 

한때 윤석열의 사람

박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과 만나기 전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람이기도 했다.
 
2013년 6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최종 수사결과 발표장에서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과 박형철 당시 부팀장의 모습. [연합뉴스]

2013년 6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최종 수사결과 발표장에서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과 박형철 당시 부팀장의 모습. [연합뉴스]

검찰 공안의 에이스로 불렸던 박 전 비서관은 2013년 검찰의 국정원 댓글수사 부팀장(수사팀장은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으로 발령받아 수사를 이끌었다.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강력히 반발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적용을 밀어붙인 것도 박 전 비서관이었다. 박 전 비서관은 이후 2차례 좌천성 지방 발령이 나며 2016년 1월 검찰을 떠났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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