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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위비 10~20% 인상' 한국 보도는 근거 없는 추측"

중앙일보 2019.12.29 11:15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 [AFP=연합뉴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미 국무부가 28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낼 능력이 있으며, 따라서 현재보다 더 공정한 몫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밝혀왔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韓 언론 "방위비 10~20% 인상, 10억 달러 수준 예상"
美 "근거 없는 추측…대통령, 한국 능력 있어 더 기여
美 납세자 질 부담 아냐, 혜택 받는 동맹이 공정 분담"
트럼프 대폭 인상 입장 재확인…1월 초 협상 재개

 
국무부는 미국이 내년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당초 요구한 올해 수준의 5배 대신 10~20%만 올리기로 했다는 일부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반박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방위비 10~20% 인상설에 대한 중앙일보 질의에 "한국 언론 보도에서 언급한 10~20%라는 수치는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았으며, 근거 없는 추측(ungrounded speculation)"이라고 밝혔다.
 
한·미는 지난 9월부터 내년도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정하는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으로 올해(1조389억원)의 다섯배인 50억 달러(약 5조8000억원)를 요구해왔다.
 
백악관이 당초의 5배 인상 입장을 접었는지 묻는 중앙일보 질의에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SMA를 비롯해 한국이 한·미동맹에 제공한 것들에 감사하지만, 대통령은 한국은 능력 있기 때문에 보다 더 공정한 몫(fair share)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한 몫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얼마를 뜻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무부는 미국이 동맹국과 방위조약에서 약속한 의무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군사적 재원과 역량"을 투자하고 있는데, 미국 납세자들만 그 부담을 질 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의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면서 "전 세계에서 군사적 주둔 비용을 유지하는 것은 미국 납세자들이 홀로 책임져야 할 부담이 아니라 우리의 주둔으로 혜택을 얻는 동맹과 파트너들이 공정하게 나눠서 져야 하는 책임"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미시건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8일 미시건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간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해 온 방위비 대폭 증액 논리와 같은 입장이다. 방위비 소폭 인상설은 지난 26일 몇몇 한국 언론이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50억 달러 요구를 사실상 철회하고 '동맹 기여' 확대로 협상 전략을 바꿨다고 보도하면서 퍼졌다. 
 
국내 한 언론은 한·미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10~20% 수준으로 합의하는 대신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등 절충안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은 10억 달러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의 5분의 1에 불과한 금액이다. 한국은 올해 1조389억원 (약 9억2400만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을 냈다. 또 다른 국내 언론은 인상률이 8~9%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국무부는 "SMA 협상 결과가 양국에 모두 공정하고 공평하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유지해주기를 추구한다"면서 "미국은 1월 초에 있을 다음 협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협상팀은 지난 17~18일 서울에서 다섯 번째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음 회의는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1년 새 방위비를 5배로 인상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느냐는 미 의회 등의 '균형 잡기'에 힘입어 트럼프 행정부가 50억 달러 요구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측 간 입장차는 여전히 크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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