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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김정은·김정일 생일 1월8일이나 2월16일 행동할 듯"

중앙일보 2019.12.29 08:01
지난 11월 26일 북한 평양의 한 공장 기숙사에 걸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진을 한 남자가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1월 26일 북한 평양의 한 공장 기숙사에 걸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진을 한 남자가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국방부는 북한이 이번 크리스마스 기간 실행하지 않은 도발을 내년 1월 초 또는 2월 중순쯤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의 크리스마스 도발 시한이 새해 이후로 연장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WSJ, 美 국방부 당국자 인용 보도
"미국의 협상 태도 변화 지켜본 뒤
김정일 생일 후 미사일 도발 가능"

동두천 미군 기지 공습경보 오작동
NHK '북한 미사일 발사' 오보, 사과
北 "김정은 주재 당 전원회의 개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생일인 1월 8일 또는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생일인 2월 16일 전후를 기점으로 북한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현시점에서 더 크다고 국방부는 보고 있다. 다만 미 국방부 당국자는 이 같은 예측에도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달 초 담화를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받을지는 미국의 선택에 달렸다"며 협박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 복귀를 거부하면서 미국에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여러 각도로 예측했다. 그 예측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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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에 따르면 이달 초 국방부 관료들은 북한 도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수 있다고 우려했으나, 월말이 다가오면서 단거리 미사일이나 엔진 시험, 해군 훈련이나 강경 발언 등 제한적 도발 가능성이 폭넓게 거론됐다.

 
지난 17일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사령관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의 일종"을 예상하면서 "크리스마스이브일지, 크리스마스 날일지, 새해 이후에 올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게 내 책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국가 행사로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까지는 중대한 무기 시험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한국 정부 기류를 아는 한 소식통은 "북한은 그 무렵까지 미국의 협상 태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 기다릴 것"이라면서 "변화를 보지 못한다면 장거리 미사일 또는 잠수함 발사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경고 이후 태평양 전역의 미 국방 당국자들은 최악 상황에 대비해왔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 정책 결정자들은 북한이 중대한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은 채 성탄절을 넘길 계획을 하고 있다는 징후를 읽기 시작했다고 WSJ은 전했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26일 저녁 경기도 동두천 미군기지 캠프 케이시에서 공습 경보가 실수로 울렸다. 사진은 2004년 10월 이 기지 모습. [AP=연합뉴스]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26일 저녁 경기도 동두천 미군기지 캠프 케이시에서 공습 경보가 실수로 울렸다. 사진은 2004년 10월 이 기지 모습. [AP=연합뉴스]

 
긴장 고조 탓인지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26일 밤 경기도 동두천 캠프 케이시에서는 실수로 공습경보 버튼이 잘못 눌리는 소동이 발생했다. 몇 시간 뒤 일본 NHK는 '북한 미사일 발사'라는 오보를 냈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미 국방 당국자는 26일 늦은 밤 미 해군이 정찰기를 한반도에 배치했고, 유도 미사일 구축함인 USS 밀리어스를 동해에 보냈다고 WSJ에 밝혔다.
 
이제 미국과 한국, 일본 당국자들은 북한이 도발적인 무기 시험 발사를 언제 어떻게 재개할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다면 미국이 북한의 핵 억지력을 파괴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을 과시하려는 목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장거리 미사일 고체 연료 엔진 시험이 목적에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조선중앙통신이 배포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회의 개최 날짜는 알리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 로이터=연합뉴스]

29일 조선중앙통신이 배포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회의 개최 날짜는 알리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통신은 "당과 국가의 당면한 투쟁 방향과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위한 중요한 정책 문제들이 의정으로 상정됐다"고 전했다. 의제에 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통신은 이번 회의를 통해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 요구에 맞게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진군 속도를 비상히 높여나가기 위한 투쟁 노선과 방략이 제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전해 회의가 2일 차로 이어질 것을 시사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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