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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수사 동력 확보"···조국 '직권남용' 인정에 주목한 검찰

중앙일보 2019.12.27 16:17

"조국 구속 아니지만 혐의 소명됐다"…감찰 중단 관여자들 본격 수사

 
“이 사건 범죄 혐의는 소명된다. 그 죄질이 좋지 않으나 구속사유와 그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27일 오전 0시50분쯤 서울동부지법 권덕진(50·사법연수원 27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밝힌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 중 일부다. 검찰은 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범죄 혐의를 법원에서 인정했다는 점에 주목, ‘친문’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었다.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檢, 직권남용 입증됐다 판단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일각에선 검찰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정작 수사팀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권 부장판사가 밝힌 구속영장 기각 사유 때문이다. 권 부장판사는 “조 전 장관이 직권을 남용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한 결과 우리 사회 근간인 법치주의를 후퇴시켰다”고 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조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해 “사실상 직권남용 혐의 자체는 법원이 인정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특감반)의 감찰 중단을 청탁한 ‘친문’ 세력을 수사할 동력을 확보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감찰 중단 요구 관여자들 본격 수사

검찰은 조 전 장관 직권남용의 동기 부분에 해당하는 친문 인사들의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 청탁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죄질이 나쁜 직권남용 범죄를 법원에서 인정한 이상 사건과 관련된 실체를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에게 감찰 중단을 요구한 관여자들과 관여 정도에 대한 수사가 주로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 수사의 초점이 직권남용 자체를 입증하는 것에서 조 전 장관이 감찰 중단을 결정한 이유와 전모를 밝히는 쪽으로 이동한 셈이다. 검찰 내에서는 “직권남용을 입증하는 데 성공하면서 출발선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이 때문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 수뇌부도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 기각에 동요하지 않은 분위기라고 한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상조 기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상조 기자

앞서 검찰 조사를 받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김경수 경남지사 등이 재차 검찰에 소환될 수도 있다. 조 전 장관은 26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유 전 부시장 감찰 종료 결정 과정에서 친문 인사들의 청탁을 고려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검찰은 윤 실장과 김 지사의 감찰 중단 청탁을 조 전 장관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는 백 전 비서관에 대한 기소 여부도 추가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 재청구보단 불구속 기소 관측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나와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나와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조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추가 수사를 벌이더라도 조 전 장관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원이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구속된 점을 구속영장 기각 사유로 제시해서다. 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혐의 소명 부족이 영장 기각 사유가 아니었기 때문에 보강 수사를 벌인다고 해도 재청구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치열한 법정 공방 예고 

조 전 장관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되는 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재판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오갈 전망이다. 조 전 장관 측은 영장심사에서 “정무적 판단일 뿐 직권남용의 법리상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이 “혐의가 소명됐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힌 만큼 재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검찰도 추가 수사를 통해 증거를 보강할 계획이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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