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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진 北 동계훈련…“전쟁 각오하라” 전쟁분위기 조성했다

중앙일보 2019.12.27 11:55
북한의 ‘내로남불’식 동계훈련이 올해 그 강도를 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미 연합훈련과 연습을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하더니 정작 자신들은 올해 유독 ‘준전시’ 분위기를 강조하며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군 기갑부대의 겨울철 도하 공격훈련 [사진 노동신문]

북한군 기갑부대의 겨울철 도하 공격훈련 [사진 노동신문]

 
군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 12월 1일 동계훈련에 돌입하기 전 예년보다 더 엄격한 사전 준비 작업을 거친 것으로 파악됐다”며 “북한군의 겨울철 훈련 동향을 살펴보고 있다”고 27일 말했다. 매년 새학년도 전투정치훈련이라는 명칭으로 실시되는 북한의 동계훈련에는 정규군인 인민군 외에 내무군(한국의 전투경찰에 해당)·교도대(예비군)·노농적위군(민방위)·붉은 청년근위대(소년단) 등이 참여하고, 주민들은 등화관제 훈련과 대피 훈련을 받는다. 훈련이 시작되는 12월에는 야전훈련과 사상교육이, 다음해 1월에는 야외훈련이, 2~3월에는 야외기동훈련이 이뤄지는 식이다.

 
올해 눈에 띄는 건 전쟁 분위기가 크게 고조된 상태에서 훈련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대북 소식통은 “이미 10월부터 평양에서 등화관제 훈련, 주민대피 훈련이 실시됐다”며 “평양에서도 주민을 대상으로 이 같은 사전 준비 작업이 있었다는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훈련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전쟁에서 피를 적게 흘린다’는 기존 교육 기조가 올해엔 ‘전쟁에 돌입할 수 있는 각오를 갖자’로 바뀐 점도 눈 여겨 볼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전문 매체들도 올해 달라진 동계훈련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의 아시아프레스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동계훈련에선 대좌(대령)급 이상 고위 장교가 일반병사들과 함께 생활하는 '병영체험' 명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노농적위군의 경우 단순 시범만 보이던 예년 훈련과 달리 두 편으로 실전을 가정한 전투를 펼치고 까다로운 평가를 거치고 있다고 한다.

북한군 겨울철 훈련에서 근위서울 류경수 제105 땅크 사단의 탱크가 도하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군 겨울철 훈련에서 근위서울 류경수 제105 땅크 사단의 탱크가 도하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이처럼 훈련 강도를 높인 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군 기강을 바로잡는 동시에 주민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 한반도 정세의 긴장감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군 출신 탈북자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개정을 통해 삭제된 ‘선군사상’이라는 표현이 최근 다시 등장한 점 역시 북한의 강화된 동계훈련과 연관된다”며 “그만큼 전쟁과 군부에 비중을 두고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그러면서도 한국 군의 훈련에 대해선 날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26일 “남조선당국이 벌리는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은 조선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북남관계개선을 가로막는 근원”이라며 “우리 공화국은 조선반도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려는 확고부동한 의지를 가지고 그 실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키 리졸브(KR)를 대체한 새 한미연합훈련인 19-1 동맹 연습, 퍼시픽 선더, 연합편대군 종합훈련, 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을 차례로 언급했다. 군 당국자는 “자신들의 군사훈련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한반도 정세 악화의 원인을 한국의 대북 방어훈련에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노농적위대 훈련 사진.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북한 노농적위대 훈련 사진.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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