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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암매장? '제주4·3', '6·25' 연관설까지…정부, 광주교도소 '유골 40구' 진실 찾는다

중앙일보 2019.12.27 05:00

‘유골 40구’ 누가·언제·왜 묻었나 조사

23일 법무부 등은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40여구의 신원 미상 유골을 발견해 5·18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발견된 유골 중 구멍이 뚫린 머리뼈의 모습. 오른쪽은 유골이 발견된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합장묘 형태. [뉴스1] [연합뉴스]

23일 법무부 등은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40여구의 신원 미상 유골을 발견해 5·18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발견된 유골 중 구멍이 뚫린 머리뼈의 모습. 오른쪽은 유골이 발견된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합장묘 형태. [뉴스1] [연합뉴스]

법무부가 지난 19일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미확인 유골 40여 구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곳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암매장 의혹이 수차례 제기된 바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법무부, 110년 된 광주교도소 기록 조사
조사단 9명…무연고 묘지 묘적부 등 분석
광주교도소 71년 이전…5·18매장 확인중

법무부는 26일 “최근 9명으로 구성된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광주광역시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의 무연고 분묘에서 발견된 신원미상 유골의 매장 경위와 과거 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1971년 4월 21일 조성된 문흥동 교도소 무연고자 합장묘의 콘크리트관 위에 누군가 추가로 유골을 묻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광주교도소는 일제강점기인 1908년 동구 동명동에 문을 연 뒤 1971년 7월 15일 북구 문흥동으로 이전했다. 문흥동 교도소는 시설 노후화로 인해 2015년 10월 북구 삼각동으로 옮길 때까지 44년간 사용됐다.
 
법무부 등은 이 기간에 5·18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해당 유골들과 80년 5월 당시 행방불명자와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법무부는 지난 19일 옛 광주교도소 내 무연고 묘지 개장 작업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 40여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작업자들이 유골을 수습 중인 모습. [뉴스1]

법무부는 지난 19일 옛 광주교도소 내 무연고 묘지 개장 작업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 40여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작업자들이 유골을 수습 중인 모습. [뉴스1]

 

무덤 위에 또 무덤…이유는? 

법무부 조사단은 옛 동명동 시절부터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관리 내용과 묘적부 등 기록을 찾고 있다. 하지만 무연고자 자료 일부가 체계적으로 보존되지 않아 기록물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교도소가 처음 생긴 지 110년이 넘었다는 점에서 교도소 이전 때 과거 사망자들의 관리대장이 누락됐을 가능성도 나온다.
 
최근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유골은 땅속에 묻힌 콘크리트관과 봉분 사이에 또다시 유골 40여 구를 묻은 형태였다. 이 때문에 71년에 조성된 기존 묘지에 5·18 당시 암매장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광주교도소는 80년 이후 5·18 행방불명자들의 주요 암매장지로 꼽혀왔던 곳이다.
 
반면 교도소 이전 과정에서 기존 교도소 기록에 없던 유골을 함께 가져와 묻었을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콘크리트관 위의 흙더미에 묻혀있던 유골의 상태가 관 안에 묻혀있던 유골보다 오히려 훼손이 심한 것으로 확인돼서다. 유골의 상태를 맨눈으로 감식한 결과로는 교도소 이전 전인 1971년 이전에 사망한 사람들일 가능성 있다고 분석한다.
 
옛 광주교도소 부지 무연 분묘 발굴. 프리랜서 장정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옛 광주교도소 부지 무연 분묘 발굴. 프리랜서 장정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교도소 이전 전 사망한 유골 가능성

일부 전문가들은 5·18(80년)보다 훨씬 앞선 일제강점기나 제주 4·3사건(47년), 6·25(50년) 등과의 연관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유골 중 구멍이 뚫린 두개골이나 작은 크기의 두개골에 5·18과의 직접적 연관성을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합동감식반의 입장과 유사한 분석이다.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동명동 교도소는 4·3사건 연루자들도 수감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검·경, 군, 의문사조사위 등으로 이뤄진 합동감식반 관계자는 “두개골에서 발견된 구멍은 (5·18 당시) 총상 등 외상의 흔적이라기보단 오랜 세월로 인해 부서진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작은 크기의 두개골에 대해서도 “두개골 크기만으로 성인과 아동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고 했다. 
 
최근 광주교도소에서는 구멍이 뚫린 두개골과 어린아이로 추정되는 작은 크기의 두개골 등 40여 구의 미확인 유골이 발견돼 5·18 암매장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최종권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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