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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27일 선거법 처리”…황교안 “꼼수엔 묘수, 비례당 창당”

중앙일보 2019.12.27 00:06 종합 6면 지면보기
배현진 자유한국당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오른쪽)이 26일 국회 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의 대국민 호소문을 대독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심재철 원내대표, 김광림 최고위원. 김경록 기자

배현진 자유한국당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오른쪽)이 26일 국회 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의 대국민 호소문을 대독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심재철 원내대표, 김광림 최고위원. 김경록 기자

‘의원총회 소집 안내 일시: 12. 27(금) 13:30 장소: 국회 본청 246호 한 분도 빠짐없이 회의에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내대표 이인영 올림.’
 

황 대표 입원 중 SNS에 심경 밝혀
“누가 비례당 갈까” 벌써 하마평
당명은 비례자유한국연합 거론
내달 7~8일 정세균 청문회 합의

26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이인영 원내대표의 문자메시지가 일제히 도착했다. ‘D데이’를 알리는 메시지였다. 국회 본회의 전 각 정당은 의총을 열어 마지막 점검을 한다.
 
이날 오전 이 원내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제 토론(협상)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늦어도 내일(27일)까지 (본회의를) 소집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본회의가 소집되면 ‘단호하게’ 선거법 처리와 검찰 개혁, 민생법안 처리에 나서겠다”고 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이 출구를 향하고 있다. 범여권이 마련한 출구전략은 이렇다.
 
▶1단계 임시국회(12월 26~29일, 4일)=선거법 개정안 표결→소재·부품 전문기업 등의 육성 법안 등 예산부수법안, 포항지진특별법안 등 5개 민생법안 표결→공수처법안 상정 ▶2단계 임시국회(12월 30~31일)=공수처법 표결→검경 수사권 조정안 2개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 상정 ▶3단계 임시국회(내년 1월 2~3일 또는 4일)=형사소송법 개정안 표결→나머지 검경 수사권 조정안(검찰청법 개정안) 상정 ▶4단계(내년 1월 6일)=검찰청법 개정안 표결.
 
매 단계마다 상정된 안건에 대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순 있지만 한번 카드를 쓴 안건에 대한 표결은 막을 수 없다. 이렇게 여권이 안건의 ‘표결+상정’를 반복하면서 네 번만 본회의를 열면 ‘유치원 3법’을 제외한 패스트트랙 안건을 내년 1월 6일까진 모두 처리할 수 있다.
 
마침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내년 1월 7~8일로 하기로 여야청문특위가 합의했다. 1월 6일까지 패스트트랙 안건을 마무리하면 청문회로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
 
한국당으로선 필리버스터 카드를 써서 시간을 벌 순 했지만 법안 통과는 눈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에 대한 ‘저지 전략’보다 통과를 전제로 한 ‘대응 전략’ 쪽으로 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황교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법이 이대로 통과되면 ‘비례대표 한국당’을 반드시 만들겠다”는 글을 올렸다.
 
황 대표는 “꼼수에는 묘수를 써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며 ‘비례한국당’ 창당의사를 처음으로 직접 밝혔다. 준연동형 비례제는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정당은 비례대표 당선이 어렵다. 하지만 위성 정당을 만들 경우 지역구 의석은 한국당으로 확보하고, 비례대표 의석은 비례한국당(지역구 후보는 안 냄)이 챙길 수 있다. 비례한국당 창당이 현실화하면 내년 총선의 핵심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한국당 내부에선 벌써 누가 창당준비위원장을 하고, 누가 비례한국당으로 옮겨갈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 비례한국당이 다수의 당선자를 배출하면 한국당과 결별하고 딴살림을 차릴 수 있기 때문에 ‘배신’ 가능성을 차단하려면 황 대표가 직접 비례한국당에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지자들에게 한국당과 위성 정당이 ‘같은 당’인 걸 알리는 문제도 고심하는 대목이다. ‘비례한국당’이란 당명은 내년 총선 때 실제로 사용할 수 없다. 이미 다른 단체가 선점해 중앙선관위에 등록했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비례자유한국연합’ 등이 거명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은 ‘비례민주당’과는 선을 긋고 있다. 한때 비례한국당에 맞불을 놓아야 한다는 말도 나왔지만 “강호의 도를 지켜야 한다”(김영진)는 의견이 우세해지면서다.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를 이기기 위해선 별 묘수를 다 쓰고, 결국 꼼수가 정수를 이기는 경우가 많다”며 “민주당도 비례민주당을 창당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새롬·김기정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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