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탕면을 향한 강호동의 오랜 사랑에 힘입어 농심에서 협찬한 ‘라끼남’. [사진 tvN]](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2/27/5afb1c54-915d-47b4-8738-3785e01d82a0.jpg)
안성탕면을 향한 강호동의 오랜 사랑에 힘입어 농심에서 협찬한 ‘라끼남’. [사진 tvN]
방송 흐름 안 깨고 자연스레 노출
‘라끼남’ 라면 ‘아간세’ 호빵 등
사전에 정교하게 계산해 빅히트
홍보 지나쳐 일부 시청자는 눈총
나영석 사단은 프로그램과 PPL의 경계를 허무는 데 앞장서 왔다. 2015년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선공개했던 ‘신서유기1’에서 처음 도입된 브랜드 이름 빨리 대기 게임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진화했다. 방송에 익숙한 멤버들은 처음에는 특정 브랜드를 언급하기 꺼렸지만 이내 게임에 적응해 광고주의 연락을 기다리는 상황에 이른 것. 2016년 ‘신서유기2’에서 진행한 브랜드 CM송 맞히기에서 삼익·삼미 등 온갖 오답을 쏟아낸 이들은 “삼립호빵에서 이걸 좋아할까, 안 좋아할까”를 놓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광고와 별개로 그 자체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콘텐트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삼립호빵 PPL로 시작해 광고 모델 발탁까지 이끈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 [사진 tvN]](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2/27/218f09fb-7406-4c5f-bb9c-b0c500a5bace.jpg)
삼립호빵 PPL로 시작해 광고 모델 발탁까지 이끈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 [사진 tvN]
예능 프로그램 PPL은 드라마보다 거부감이 낮다는 것도 강점이다.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부잣집 고등학생들이 대만 샌드위치 가게(홍루이젠)에 모여 생일파티를 하는 것처럼 억지설정을 하는 대신 “시청 흐름이 방해되지 않는” 연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극 중 국정원 요원들의 비밀 기지를 치킨집(또봉이통닭)에 차린 SBS ‘배가본드’나 게임 유저가 샌드위치(써브웨이)와 음료수(토레타)를 먹으면 체력이 올라가는 tvN ‘알함브라의 궁전’처럼 독특한 설정으로 녹여내기도 했지만 과한 홍보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광고 효과보다 역효과가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2016년 KBS2 ‘태양의 후예’를 시작으로 현재 방영 중인 tvN ‘사랑의 불시착’까지 적극적으로 PPL을 진행하고 있는 써브웨이 측은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사전 콘셉트 논의부터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JTBC ‘멜로가 체질’은 아예 드라마 제작진을 주인공으로 설정해 치킨·맥주·안마의자 등 각종 PPL 활용법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도 했다. 당시 이병헌 PD는 “드라마 제작 환경 자체가 PPL이 없으면 안 돼서 우리 스타일대로 풀어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떻게 하면 몰입을 방해하지 않을 것인지가 관건이 됐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제작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자들도 PPL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극의 흐름과 맞아떨어지면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 선택해서 시청하는 유튜브와 달리 TV 프로그램은 불특정 다수가 시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라끼남’이나 ‘멜로가 체질’처럼 장르에 관계없이 일단 공감대가 형성되고 나면 몰입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단 얘기다.
기술 발전에 따라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정동훈 교수는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을 특성으로 하는 5G 시대가 본격화되면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면서 제품을 구매하는 미디어커머스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도 기술적으로 충분히 구현이 가능하지만 사용자 친화성을 높이고 있는 단계”라며 “스토리텔링 역시 기획 및 제작 단계부터 프로덕트 매니저 등이 참여해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