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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격분한 공수처 수정안···"박주민 의원이 밀실서 주도"

중앙일보 2019.12.26 16:38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국회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내놓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검찰 내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대검찰청은 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장을 맡은 박주민 의원이 독소조항을 급하게 주도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은 지난 24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공직자의 범죄 정보를 모두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공수처법 조항을 받고 긴급 간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조국 전 장관 사건 이후 “윤석열 총장도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박주민 의원이 4+1 밀실 회의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검은 다음날인 25일 “중대한 독소조항”이라며 “수사착수부터 공수처에 사전보고하면 ‘과잉수사’나 ‘뭉개기 부실수사’를 할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검찰청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맡았던 현직 검사는 “민주주의 정부는 견제와 균형을 기본으로 하는데 공수처가 모든 검찰 사건에 보고를 받겠다고 하는 건 초헌법적인 기구를 만들겠다는 의미”라며 “1당 독재체제에서나 가능한 법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 인사권을 대통령이 갖고,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7명 중 6명을 친여 성향으로 구성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에서 독립성 확보에도 문제가 있다”며 “정권이 바뀌면 자유한국당도 공수처 법안을 악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왼쪽) 방에서 열린 여야 4+1 사법개혁 협의체 회의에 박 의원과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 민주평화당 조배숙 원내대표가 입장하고 있다. 같은 시간 정의당 여영국 의원(오른쪽)은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제도 4+1 합의원칙에서 벗어나는 협상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왼쪽) 방에서 열린 여야 4+1 사법개혁 협의체 회의에 박 의원과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 민주평화당 조배숙 원내대표가 입장하고 있다. 같은 시간 정의당 여영국 의원(오른쪽)은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제도 4+1 합의원칙에서 벗어나는 협상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현직 검사 “1당 독재에서나 가능한 법”

 
공수처장 임명과 관련해 최종안은 후보추천위 위원 7명 중 6명이 추천한 2명 가운데 대통령이 1명을 택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추천위원은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여당 추천 2명, 야당 교섭단체 추천 2명 등으로 구성된다. 형식적으로는 여당 추천 후보를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4+1 협의체에 바른미래당이 참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유한국당 만으로 여당 추천 후보를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검 관계자도 “실제 야당 추천위원은 1명으로 계산할 수 있어, 대통령이 가볍게 제치고 공수처장을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사와 수사관의 임명 자격에도 논란이 일고 있다. 공수처 검사 자격은 ‘변호사 자격이 있고 10년 이상 재판‧수사‧조사 업무의 실무 경력이 있는 사람’에서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한 자로서 재판‧수사 또는 수사처 규칙으로 정하는 조사 업무의 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수사관 자격은 ‘5년 이상 변호사 실무 경력이 있거나 조사·수사·재판업무에 5년 이상 종사했던 사람’에서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사람, 7급 이상 공무원으로서 조사·수사업무에 종사했던 사람, 수사처 규칙으로 정하는 조사업무의 실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사람 등’으로 조정됐다.
 
검찰 측은 여당이 수정안으로 검사의 자격에 ‘수사처 규칙으로 정하는’이라는 모호한 조항을 포함시켰고, 수사관 자격도 변호사 자격증만 있으면 가능하도록 기준을 낮췄다고 보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공수처장이 검사와 수사관을 마음대로 정하는 것은 불순한 의도가 있을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여야 4+1 사법개혁 협의체 회의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 정의당 여영국 의원,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연합뉴스]

여야 4+1 사법개혁 협의체 회의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 정의당 여영국 의원,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연합뉴스]

박주민 “검찰-경찰 정보 공유처럼 공수처 보고 문제없을 것”

 
이같은 논란에 박주민 의원 측은 “원안대로 유지하자는 입장이었고, 공수처 사전보고 조항은 검찰 쪽을 잘 아는 다른 의원이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사 25명과 수사관 40명으로 구성돼 규모가 작은 공수처에 검찰이나 경찰이 사건을 알려주고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할지 결정하는 기능은 있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는 입장이라고 박 의원 측은 전했다. 

 
 박 의원은 “검찰은 공수처에 보고하면 수사 정보가 샐 거라고 우려하는데 지금까지도 검찰과 경찰 간 정보 공유를 해왔지만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검사와 수사관 자격 논란에 대해서도 “20번 이상 꾸려진 특별검사팀도 변호사를 검사로 만든 제도였다”며 “위헌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김민상‧박사라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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