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기 3곳중 1곳 “돈줄 말랐다”…새해도 현상유지 급급

중앙일보 2019.12.26 13:36
국내 중소기업 3곳 중 1곳은 자금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임기 초부터 ‘친중소기업 정부’를 내세운 정부의 정책들이 현장에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 ↑

중소기업 자금사정 설문해보니.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중소기업 자금사정 설문해보니.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중소기업중앙회가 26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500곳 가운데 32.3%가 '지난해보다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고 답했다. 가장 큰 원인(복수 응답)은 '내수·수출 실적과 직결된 판매부진(54.7%)' 이었지만 '인건비 상승'이란 답도 47.2%나 됐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부담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중소기업들은 가장 큰 경영애로(복수 응답)로 내수부진(61.2%)에 이어 인건비 상승(48.7%)을 꼽았다. 내수부진은 12월에 소폭 감소했지만 2020년 1월에 인상 적용되는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인건비 상승을 꼽은 비율은 오히려 늘어나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상 유지’도 힘겨운 중소기업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업의 자금 지출 계획도 현상 유지에 급급하는 상태다. 내년에 자금이 들어갈 용도로 '인건비(39.6%)'와 '구매대금(38.8%)'이 1·2위를 차지한 반면 기업의 미래 경쟁력과 관련 있는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투자'는 각각 4.2%와 3.4%에 그쳤다. 앞선 조사에서도 ‘내년에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중소기업은 2945곳 가운데 9.4%에 불과했다.
 
중소기업들은 가장 절실한 금융지원으로 정책자금 지원확대(61%)를 꼽으며 불황 시 중소기업 대출을 축소하는 관행이나 담보 대출에 의존하는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경기전망지수는 81.3…전월보다 2.9 하락

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업계가 바라보는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 더욱 어둡다. 315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월 중소기업경기전망지수(SBHI)는 81.3으로 전월보다 2.9포인트나 떨어졌다. 이 지수는 100 이상이면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답한 업체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제조업, 비제조업 모두 내수 판매와 수출·영업이익·자금사정·고용이 악화할 것이라 내다봤다.  
 

600개 대기업 BSI는 90.3 

암울한 전망은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6일 발표한 매출액 상위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0.3으로 기준인 100을 한참 밑돌았다. 전 부문이 기준선 아래인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완화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제조업 경기 전망만 88.1로 소폭 올랐다.
 
실적 부진은 이미 만성화 추세다. 12월 종합 경기 실적치는 90.1로 2015년 4월(101.3) 이후 56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를 지나고 있다. 정부가 내년에 재정 확대를 통해 경기반등에 나서겠다며 2020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2.4%로 잡았지만 기업들의 부정적 심리는 지속되고 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내년 정부가 내세운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민간기업 활력 회복이 중요하다”며 “규제 혁파로 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고 시장이 자발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투자 인센티브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