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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까지 들먹였다···'노유진'으로 날렸던 유시민·진중권 충돌

중앙일보 2019.12.26 12:16
고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맨 오른쪽)이 지난 2015년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찍은 사진 [교보문고 '북뉴스' 캡처]

고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맨 오른쪽)이 지난 2015년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찍은 사진 [교보문고 '북뉴스' 캡처]

 
‘왕년의 투사 노회찬, 왕년의 장관 유시민, 왕년의 논객 진중권.’

 
2015년 세 사람이 ‘노·유·진’으로 활동하며 낸 책(「생각해봤어?」) 소개글 문구다. ‘노유진의 정치카페’라는 팟캐스트로 블록버스터(100만) 청취율을 기록한 때다. 미디어법 제약을 받지 않는 팟캐스트 공간에서 셋은 ‘진보 아이돌’급 인기를 누렸다. 아이돌의 끝은 늘 해체인 걸까. 4년 만에 이들 사이가 ‘왕년의 우정’이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치권에서 노·유·진을 다시 떠올리는 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최근 공개 설전을 벌이면서다. 맏형이던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지난해 8월 드루킹 특검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은 두 사람은 올 9월 불거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표창장 위조’ 의혹을 계기로 반목을 드러냈다. 서로를 향해 “논리력 감퇴”(유시민), “이 분 (나이) 60 넘으셨지 않나”(진중권) 등 원색적 비난이 오간다.
 
사실 둘의 말싸움이 아주 낯선 건 아니다. 진보 간판 논객으로 20년 넘게 이름을 날려온 두 사람은 그간 방송, 간담회 등 여러 공개석상에서 곧잘 설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번엔 현상에 대한 견해차 등 논리로 싸우는 게 아니다. 서로의 지적 능력과 나이까지 들먹이며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쪽(진 전 교수)에서 “쓸데없는 인신공격”이라고 대놓고 비판할 정도다.
 
과거엔 어땠을까. 2015년 4월 책 출간을 계기로 국내 대형 서점에서 진행한 인터뷰(교보문고 ‘북뉴스’) 한 장면이다.
 
▶유시민 이사장=(진중권 전 교수를 가르키며) 옛날에는 나한테 많이 까불었는데, 요즘은 나한테 아주 잘한다. 그게 (과거와) 제일 많이 달라진 점?
▶진중권 전 교수=(유시민 이사장을 향해) 옛날에 정말 얄밉게 굴었죠. 소수정당이라고 얼마나 무시했는데.
 
지난 2017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정의당 제19대 대선승리 전진대회'에 함께 참석한 '노유진', 왼쪽부터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유시민 작가,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진 교수.[뉴스1]

지난 2017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정의당 제19대 대선승리 전진대회'에 함께 참석한 '노유진', 왼쪽부터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유시민 작가,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진 교수.[뉴스1]

 
농담 속에 뼈가 있었다. 그래도 서로 “비주얼 담당(진중권)이 말씀하시라”(유시민), “지금도 유시민 작가의 말이 전체 방송의 60퍼센트를 넘는다”(진중권)고 치켜세우기도 하는 등 극한의 대립감정이 자리잡을 때는 아니었다. 다만 당시에도 “녹음 끝나고 셋이 함께 하는 일정이 있나”는 질문에 “없다. 끝나고 같이 하는 건 해산”(노회찬)이라는 답이 나왔었다. 업무 외 사적 친분을 쌓는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는 말로 들린다.
 
현재 진행중인 유 이사장과 진 전 교수의 ‘최성해 동양대 총장 통화의 진실’ 논란은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16일 대구의 한 강연장에서 “진 교수가 ‘최 총장이 조국 전 장관 딸을 모르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얘기를 해주려고 내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의 ‘조국 엄호’를 비판하던 진 전 교수는 지난 21일 동양대 교수직에서 물러났다. 둘의 사이가 갈라지는 계기가 됐던 조 전 장관은 2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에 나왔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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