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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탄절 선물에 긴장…정찰기 5대 한반도 띄웠다

중앙일보 2019.12.26 00:05 종합 8면 지면보기
김정은. [연합뉴스]

김정은. [연합뉴스]

‘크리스마스 선물’로 미국을 위협했던 북한이 25일 밤까지 도발 움직임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 위협이 시점과 무관하게 계속된다는 판단에 따라 정보 자산을 계속 가동하며 북한을 감시 중이다.  
 

미군 보유 코브라볼 3대 중 2대 출격
김정은, 신년사서 폭탄선언 가능성
이번 주 당 전원회의서 구체화 예상

미군은 이날 오전 1시부터 7시 사이에만 E-8C 조인트스타스(JSTARS), RQ-4(글로벌호크), RC-135S(코브라볼), RC-135W(리벳 조인트) 등 핵심 정찰기 4대를 잇따라 띄워 북한을 들여다봤다. 오후에 별도의 코브라 볼이 추가로 투입됐다. 전세계에서 미군만 3대 보유한 코브라 볼 중 2대가 한반도에서 하루에 한꺼번에 출현한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우주개발을 위한 국제적 움직임’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우주개발은 지난 시기에는 몇몇 발전된 나라의 독점물이었으나 이제 많은 나라의 개발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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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위성을 통해) 전지구위치측정체계를 이용해 어떤 환경과 조건에서도 위치를 정확히 결정할 수 있으며 통신위성을 통해 지구 임의의 대상과 통신연계를 취할 수 있다”며 “탐지위성을 통해서는 국토 조사, 농작물 예상수확고 평가, 재해 방지 등을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인공위성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원리로 발사되는 만큼 전략적 위협이다.
 
노동신문은 2009년 2월 ‘평화적 우주 이용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는 논평을 낸 뒤 두 달 후인 그해 4월 장거리 발사체를 시험발사했다. 당시 광명성 2호를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단, 노동신문은 이번엔 ‘우주 이용권’을 대놓고 주장하지는 않았고, 중국·인도의 위성 발사 사례를 소개하면서 국제면인 6면에 기사를 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인공위성 명분의 장거리 발사체를 쏘기 위한 자락을 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미국 워싱턴 시간으로 성탄절 저녁인 26일 오전까지 도발하지 않고 넘어간다 해도 ‘북한 리스크’는 계속된다고 대북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북한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했던 만큼 이 자리에서 자력갱생, 자위적 국방력 강화 등 대미 강경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 신년사에서 직접 ‘새로운 길’을 발표하리라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번 주로 예상되는 당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길’의 방향을 알리고, 신년사에 ‘폭탄선언’이 담길 수 있다는 얘기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 신년사는 북한에서 연중 정치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며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읽은 후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성 위원은 “신년사에서 비핵화 협상 중지를 선언하고 ‘새로운 길’이 무엇인지를 제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 전원회의에서 비핵화 협상 실패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린 뒤 신년사에서 핵보유국 지위 강화와 무력 도발을 예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2월 미 대선이 본격화하기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조건부 핵 협상 중단을 선언할 수도 있다고 봤다.
 
군 안팎에서도 북한이 점진적으로 도발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연말연초엔 미국을 직접 겨냥하지 않는 선의 저강도 무력시위 가능성이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여지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판단되면 내년 2월께 위성발사용 우주발사체(SLV)를 발사할 수 있다”며 “ICBM 발사 카드는 내년 3월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끌어내기 위해 아껴두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이근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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