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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초미세먼지·분진…COPD고통 이젠 남의 일 아니다

중앙일보 2019.12.25 13:00

[더,오래] 임종한의 디톡스(38)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45세 이상 성인 5명 중 1명, 65~75세 노인 3명 중 1명이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이란 질환을 앓고 있다. 폐와 관련한 질환은 크게 폐렴, 결핵, 만성폐쇄성 폐질환, 폐암 등 4가지로 구분된다.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은 사망 원인 4위의 심각한 병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흡연, 대기오염, 직업적인 분진 노출, 실내에서의 화학물질 노출 등 여러 이유로 COPD를 앓고 사망할 확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COPD는 허파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교환되는 아주 작은 공기방인 허파꽈리를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호흡세기관지가 조금씩 좁아져서 기능을 못 하는 병이다. 크게는 호흡세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큰 기관지로 번지는 ‘만성기관지염’과 허파꽈리들 사이의 벽이 무너지고 뭉쳐져 허파가 팽창하고 탄력성이 줄어들면서 숨길이 좁아지는 ‘폐기종’으로 구분된다.
 
흡연, 대기오염, 화학물질 노출 등 여러 이유로 폐질환을 앓고 사망할 확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사진 pixabay]

흡연, 대기오염, 화학물질 노출 등 여러 이유로 폐질환을 앓고 사망할 확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사진 pixabay]

 
COPD의 90%는 흡연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기오염, 직업적인 분진노출,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실내오염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유전적 위험인자는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뿐이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의 1~5% 정도는 이 위험인자가 원인이며 이 위험인자는 1만 명 중 3~4명에게서 나타난다. 다른 유전적 요인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어 많은 수의 유전적 요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알파-1 항트립신이 부족한 사람이 흡연할 경우 위험도가 특히 더 높다.

 
나이가 들어서 기침, 가래, 호흡곤란이 심각해지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회복이 불가능한 병으로 나이 들어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지기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우선 COPD 예방을 위해선 금연이 최선이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수준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사진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일대.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수준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사진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일대. [연합뉴스]

 
대기오염도 COPD를 유발하는 중요 원인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018년 대한민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4.0 ug/m3로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의 2~3배에 이른다.
 
초미세먼지는 2.5 um 이하의 분진으로 머리카락의 40분의 1 정도로 작은 입자다. 이러한 초미세먼지가 호흡기에 들어가 기도의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기도의 상피세포와 대식세포 등이 활성산소를 생성하기도 한다. 활성산소는 세포의 단백질, 지질, 세포막, DNA를 손상하며, 국소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전신적인 작용을 일으킨다. 이럴 경우 미세먼지에 의한 염증 반응, 알레르기성 반응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산화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폐질환의 중요한 발생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초미세먼지 노출은 COPD와 같은 만성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폐기종은 폐의 모세혈관 손상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폐동맥의 혈압 상승으로 이어져 폐심장을 야기할 수 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서 자주 나타나는 전반적인 근육 퇴행은 일부 폐에서 혈액으로 방출되는 염증매개체로 인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어릴 때 폐손상을 줄 수 있는 물질에 노출되면 운동능력 저하와 만성피로로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경우 폐암 및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어서 보건학적으로 초미세먼지의 중요성이 더욱더 강조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COPD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어 현재 사망자 수 4위에서 2030년에는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COPD는 몇 년에 걸쳐 조금씩 진행되기 때문에 폐기능이 점점 떨어지는데도 어느 한계까지는 모르고 방치하게 돼 무섭다. 한 달 이상 숨이 차고, 기침 가래 증상이 있으면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어릴 때 한번 손상된 경력이 있는 폐는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워 성인이 돼서도 호흡곤란이나 COPD 위험이 높다. 어릴 때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지금 사는 거주지가 도로변 근처 등 평소 초미세먼지 오염이 심한지를 살펴봐야 한다. 어린이, 노약자이면서 상습적으로 초미세먼지 오염이 많은 지역에 산다면, 건강에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식사는 여러번 나누어 먹는 것이 좋고 폐기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콩, 브로콜리, 토마토, 수박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진 pixabay, pxhere]

식사는 여러번 나누어 먹는 것이 좋고 폐기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콩, 브로콜리, 토마토, 수박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진 pixabay, pxhere]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는 흡연하고 과일, 채소, 통곡물의 섭취량이 적고, 나트륨 섭취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곡물을 비롯한 섬유질을 많이 먹는 사람은 폐기종이나 기관지염 같은 만성 폐 질환에 걸릴 위험이 현저하게 낮다. COPD 환자도 호흡 재활치료를 받으면, 운동능력이 향상되고 호흡 곤란 증상이 나아진다. 처음에는 힘들더라도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가면 근력 강화, 증상 개선, 폐기능 호전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호흡 재활치료는 최소 2개월 이상 시행해야 효과적이다.
 
또 적당한 운동과 체력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걷기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주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하자. 운동은 천천히 하고 숨이 차면 멈추고 휴식을 취하면서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식사는 여러 번 나누어 먹는 것이 좋다. 폐기능 강화에 도움을 주는 플라보노이드가 많이 들어가 있는 콩, 브로콜리와 리코펜이 들어 있는 토마토나 수박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나트륨 섭취를 줄여야 한다.
 
COPD 환자는 신체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져 쉽게 피로하고 지칠 수 있다. 그러므로 무리하게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흥분하면 과호흡으로 공황상태에 이르게 될 수도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잘 조절해야 한다. 폐기능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기능 저하와 더불어 우울증 또한 동반될 수 있기에 마음이 건강할 수 있게 정신건강 관리 또한 중요하다. 주치의와 상의해서 COPD 질환이 악화되지 않게 신체활동, 식생활, 운동, 정신건강 등에 세심하게 계획을 세워 건강을 관리하길 권한다.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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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한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필진

[임종한의 디톡스] 브레이크 없이 진행되는 산업화, 문명화는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바꿔놓기는 했지만 그만큼 혹독한 대가를 요구한다. 우리는 실생활 속에서 다양한 유해성분과 독소에 노출되고 있다. 우리 몸의 독소를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건강한 일상,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디톡스(Detox, 해독)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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