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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단기간 해결 어렵다", "북한 비핵화 가능성은 10%", 일본 싱크탱크 진단

중앙일보 2019.12.25 05:00
24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한ㆍ일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양국 관계가 복원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정부의 핵심 싱크탱크로 불리는 사사카와(笹川) 재단 소속 오하라 본지(小原凡司) 선임연구위원(이하 위원)은 “한·일 양국 언론에 일본 정부의 진심이 전달되지 못한 듯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한ㆍ일 관계 복원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아베 만족해야 한·일 관계 풀려
한·일 동맹 아냐, 지소미아 필요
비핵화 10%, 북·미 합의 60% 전망
미·일 동맹은 '공공재' 적극 활용

일본 사사카와 평화재단의 오하라 본지 선임연구위원이 17일 오전 중앙일보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일본 사사카와 평화재단의 오하라 본지 선임연구위원이 17일 오전 중앙일보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오하라 위원은 육상자위대 일좌(대령) 출신으로 중국 무관 파견 경험도 있다. 2013년부터 사사카와 재단에서 안보 정책과 대외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재단 연구소에 대해 “일본 정부와 의견을 교환하고 정책 제언을 전달한다”며 “아베 정부의 대외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서울에서 만난 오하라 위원을 통해 아베 정부의 ▶한·일관계 인식 ▶북한 비핵화 전략 ▶미·일 동맹 평가 ▶한·일 군사력 비교 등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들어봤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ㆍ일 관계 복원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나.
“큰 이변이 없다면 단기간에 해결은 어렵다고 본다. 아베 총리가 만족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협상 타결은 어렵다. 지난달 양국 합의는 환영할만하다. 그러나 그때 이뤄진 양국 발표 내용은 잠정적인 조치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한ㆍ일 관계 개선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제 대화를 시작했을 뿐이다. 기대가 크면 나중에 실망도 크다.”
 
지난해 12월 일본 방위성은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사격통제 레이더를 비추며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유튜브 국방부]

지난해 12월 일본 방위성은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사격통제 레이더를 비추며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유튜브 국방부]

  
한·일 관계 개선은 어렵나.  
“사실 한국과 일본 외교관이 유럽에서 만나면 서로 도와주는 한편이 되기도 했다. 공통적인 가치관이 있어서다. 한국과 일본은 자유·인권·민주주의 등 가치관을 공유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관계 복원을 낙관적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러시아 초계기가 7월에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을 때 양국은 협력을 잘했다. 정치적 갈등은 있지만, 양국 관계 개선에 희망을 갖게 한 일이었다.”
 
일본 입장에서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협정이 필요한가.  
“한국과 일본은 동맹 관계는 아니다. 안보 위협에 대한 인식도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동맹이 될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 하지만 지소미아는 확실히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은 상호 보완적인 정보 수집과 공유가 중요하다.”  
 
양국 사이에는 일본 초계기 위협 갈등도 있었는데.
“해상 초계기 비행에 대한 한ㆍ일 양국의 인식은 서로 다르다. 논란이 있었던 당시에 한국 해군이 위험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양국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가지려면 상호 데이터를 비교해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 
 
제7차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제7차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근 이뤄지는 북·미 간 협상이 실패하면 북한이 도발에 나설까.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성과를 보지 못하더라도 북한이 내년에 고강도 군사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북한은 대화 기조를 이어간다고 본다. 미국과 직접 대화가 어려우면, 일본을 통해 북·미 대화에 나서는 방안도 있다. 일본은 북한의 대화 접근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일본 입장에선 납치자 문제를 논의하려면 북한을 만나야 한다. 또한, 비핵화 과정에서 배제되는 상황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을 10% 정도로 전망한다. 다만, 북·미 ‘협상 타결’은 60% 수준으로 본다. 결국 '부분적 비핵화' 수준에서 합의하지 않을까 본다. 물론 일본은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면 이 정도 수준에서 만족할 수 없다. 그러나 일본 입장에선 이런 합의를 막아낼 방법도 현실적으로 없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열고 국방력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열고 국방력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일본은 미ㆍ일 동맹을 어떻게 활용하나.
“아베 총리는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입장이다. 미ㆍ일 동맹을 지역 및 국제 사회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헌할 수 있는 ‘공공재’로 생각한다. 따라서 미ㆍ일 동맹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사이버 등 새로운 영역에서도 평시부터 미국과 협력할 태세를 만들려고 한다.”
 
미국은 주일미군 주둔비 대폭 인상을 요구할 텐데.
“일본은 한ㆍ미 방위비 협상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에도 엄청난 증액을 요구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주일미군은 일본 방위를 위해 주둔하는 게 아니다. 미군의 아시아 지역 전개 기지로서 역할을 한다. 일본은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하며 공헌하고 있다. 주둔비 지출이 아니더라도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
 
탤리즈먼 세이버 2019에 참가한 일본 육상지위대 수륙기동단 단원(오른쪽)이 미 해병대 대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미 해병대]

탤리즈먼 세이버 2019에 참가한 일본 육상지위대 수륙기동단 단원(오른쪽)이 미 해병대 대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미 해병대]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 능력을 비교하면.
“한국군이 갖는 장점은 북한 기습 침공에 대비한 강력한 육군이라고 본다. 장비 수준도 좋고 평소 훈련도 잘돼 있다. 다만, 육ㆍ해ㆍ공군 통합성이 부족한 부분은 단점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자위대는 기동성이 뛰어난 점이 장점이다. 적은 병력으로 넓은 국토를 방어하려면 신속하게 이동하는 능력이 필요해서다. 그러나 탄도 미사일을 가진 한국군과 달리 미사일 전력이 없는 등 화력이 약한 점은 단점이다”
 
사사카와 재단은 일본 내 극우 단체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에선 우익단체로 알려졌지만, 일본에서는 오히려 ‘좌익’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 한국뿐 아니라 베트남ㆍ미얀마 등 일본과 관계 개선이 필요한 국가와 다양한 교류 사업을 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연구도 한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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