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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카페는 왜 캐럴 안 들리지? 밥집은 막 틀어도 공짜인 이유

중앙일보 2019.12.25 05:00 종합 12면 지면보기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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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듣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공짜일까.  

면적 50㎡ 미만 영세업장만 무료

 
최근 헌법재판소는 사단법인 A협회 등 저작권 관련 단체가 “무료로 상업용 음반을 재생하는 것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을 기각했다. 사람들이 저작물을 이용해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 현재의 저작권법은 정당하다는 취지다. 언뜻 보기에는 카페나 가게에서 캐럴을 트는 것이 모두 무료인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50㎡ 이상 카페ㆍ호프집 음악 재생료 내야

한국인이 많이 들은 크리스마스 노래는

한국인이 많이 들은 크리스마스 노래는

현행 저작권법은 원칙적으로 청중에게 돈을 받지 않고 상업용 음반을 공공연하게 트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 다만 단서조항을 통해 재생할 수 없는 경우를 시행령으로 규정한다. 대표적인 곳이 커피 전문점이나 생맥주 전문점이다. 이들 업종은 2018년 8월부터 매장에서 음악을 재생하려면 돈을 내도록 법이 바뀌었다. 정식 명칭은 공연권료다. 공연권료에는 작곡ㆍ작사가 등 음악을 최초로 창작한 저작권자에게 지급하는 돈(공연사용료)과 그 저작물을 음반으로 제작한 저작인접권자 등에게 주는 돈(공연보상금)이 포함돼 있다. 다만 영세 자영업자들을 고려해 매장 면적에 따라 공연권료에 차등을 뒀다. 영업허가면적이 50㎡(약 15평)를 넘지 않으면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음료ㆍ주점업 영업장의 약 40%는 50㎡ 미만의 소규모 영업장으로 공연권료 납부 의무가 없다.

 
공연권료 납부금액 안내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자료 캡쳐]

공연권료 납부금액 안내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자료 캡쳐]

체력단련장(헬스클럽)도 해당한다.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전문체육시설과 골프장, 무도학원 및 무도장, 스키장, 에어로빅장도 포함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바뀐 징수규정을 알리며 업장 규모별 공연권료 예측치도 내놨다. 이에 따르면 주점 및 음료점업이 월 4000원~2만원, 체력단련장은 월 1만1400원~5만9600원 정도다.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 점포(면적 3000㎡ 이상)도 포함된다.

 

소규모 옷집·식당·빵집은 원래 해당 안 돼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캡쳐]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캡쳐]

반면 소규모 옷집, 밥집, 제과점, 생활용품점 등은 공연권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저작권법 시행령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캐럴 14곡을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필요하면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The First Noel, Jingle Bell 같은 곡이 포함돼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 둘러싼 소송도

불 켜진 서울광장 크리스마스 트리 [연합뉴스]

불 켜진 서울광장 크리스마스 트리 [연합뉴스]

캐럴 외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는 크리스마스트리를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실제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2011년 진모씨는 헌법재판소에 ”성탄절을 앞두고 서울광장에 성탄 트리가 설치된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냈다.  
 
이듬해 헌재는 "공권력의 행사나 불행사로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있어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며 진씨의 청구를 각하했다.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요건이 안 된다는 취지다. 헌재는 서울광장의 성탄트리가 서울시가 설치한 것이 아닌 점을 이유로 꼽았다. 헌재는 "서울광장의 트리는 기독교 단체 등 사적인 주체가 서울시에 서울광장 사용 신고를 통해 설치한 것"이라며 "서울시가 성탄 트리 설치를 위해 적극적인 행위를 하지 않은 이상 헌법소원심판이 아니다"라고 결정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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